시계(視界) 제로의 한반도, 격랑이 오고 있다
시계(視界) 제로의 한반도, 격랑이 오고 있다
  •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세종연구소 소장
  • 승인 2018.07.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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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덫 이론’과 ‘미국의 북한 순장(殉葬)론’사이에서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6월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 마치 한반도에 태평성대라도 온 것처럼 뒤덮던 평화의 물결이 서서히 조용해지면서 새로운 격랑의 파고가 고조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있고 난 후 그 회담에 대해 극명하게 대조되는 두 가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 평가 중 하나는 ‘북한 덫 이론’이고 그 다른 하나는 ‘북한 순장론’이다. ‘북한 덫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세계적인 기만·사술의 명수인 북한에게 정서적으로 기복이 심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승자박 걸려들었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북한의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미국이 북한에 농락당하고 있다는 평가다.

‘북한 순장론’은 본래 북한은 불량국가로서 핵을 보유하고 미국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살인미수범이다. 미국이나 이스라엘은 장차 자국에 재앙의 소재가 실존하는 경우 그 재앙의 소재가 현실적인 재앙이 되기 이전에 반드시 그 재앙의 소재를 제거한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사실상 핵보유국 북한을 미래에 미국을 해칠 수 있는 분명한 재앙의 소재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을 단번에 사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은 시간을 두고 세계적인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그 한 과정으로 활용하고 있다. 종국적으로는 북한을 순장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북한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서명한 내용대로 100% 잘 순응하면 북한이 생명은 유지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 결국 북한을 순장시킬 수 밖에 없다. 그 결판은 합의사항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판가름 날 수 있다. 싱가포르 회담은 미국이 북한이라는 사악한 동물을 잡아 목에 쇠사슬로 결박한 의미를 갖고 있으며 북한이 외통수에 걸렸다는 평가였다.

어느 평가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단정적인 주장을 하기는어렵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북한 덫 이론’이 맞는지 아니면 ‘북한 순장론’이 맞는지 그 실상이 드러날 것이다.

지난 7월 6∼7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회담에서 미국과 북한 간에 합의한 약속 사항에 대한 실천계획을 만들기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박 2일간 북한 비핵화를 두고 큰 견해차로 상당히 신경전을 벌인 회담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끝낸 후 북한은 “미국은 싱가포르 회담 정신에 배치되게 CVID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인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해 왔다”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비난했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은 ‘북한 덫 이론’에 해당된다. 북한은 객관적 실체인 회담에서 합의는 합의고, 그 실천은 전혀 다른 사항으로 다루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 미래한국 고재영

북한의 운명, 시간이 흐르면 드러날 것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트럼프 미 대통령이나 회담에 참석했던 미국 측 인사들이 주장하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주장과는 정반대되는 주장이었다. 북한이 주장하는 CVID, 신고, 검증 등을 비방하면서 미국에게 ‘강도적인 요구를 한다’라고 주장하는 북한의 주장은 향후 ‘북한 순장론’을 부채질하는 내용이다.

향후 미북 관계는 <표 1>(13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 여부와 미국의 북한과 국교 정상화를 통한 밀착관계 형성 여부에 따라 많은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 경우인 ①은 북한 정권이 질적인 변화를 하고 미국과 북한이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밀착관계에 들어가는 경우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노리고 있는 전략적인 목표는 ①번 경우다. 이때 한반도는 자유민주주의로 통일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과 북한의 직접적인 대화 혹은 교섭에 의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서명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한반도 평화 문제는 종전선언이 발표가 되고 북한이 주장해 온 종전선언→교류협력 증대→신뢰구축→평화체제 구축→한반도 통일 등이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이 질적인 변화를 하기 때문에 진정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평화체제 구축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한미동맹, 주한미군 문제는 별 문제될 것이 없다. 그 이유는 미국과 북한이 친교관계를 갖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북한에 하등 위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동맹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북한이 더 요구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중국의 위협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제일 문제되는 것은 중국과 한반도 관계가 갈등관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북한을 중국의 품에서 빼앗아 자기 품으로 앗아가는 셈이다. 따라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친미적인 김정은 북한 정권을 뒤엎고 친중 정권을 수립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경우의 가능성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

미국,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빼앗기는 어려울 것

첫째, 북한 정권의 질적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이 질적인 변화를 하기 어려운 이유는 우선 지난 역사 속에서 북한 정권이 국내외적으로 너무 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기 때문에 질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지난 역사 속에서 저지른 악행들이 노정돼 김정은 정권 존속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질적인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북한 정권은 개혁이나 개방 자체를 북한 정권의 붕괴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개혁이나 개방 없이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김정은 정권이 자기 정권의 붕괴를 각오하고 개혁이나 개방을 시도할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셋째, 미국과 북한 간의 친교 가능성도 그 가능성이 극히 낮다. 김정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그 가능성을 어느 정도 표명했으나 그것은 진정한 질적인 변화를 결심한 진심의 표현이었다기보다 미국의 강한 제재와 강박을 회피하기 위한 하나의 사술이었음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전후해 김정은은 시진핑 주석을 3번이나 만나면서 양다리 외교 혹은 북한의 미국 접촉이 중국을 결별하는 행위가 아님을 극구 변명했던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경우 ②의 상황은 북한 정권이 질적인 변화를 하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결렬이 되는 상황이다. 이 경우는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로 인해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들은 큰 의미를 갖고 남북통일을 달성함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북한의 질적인 변화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관계 결렬은 북한의 비핵화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미국과 북한 관계의 결렬은 종전선언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이어질 평화체제 구축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로 인해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은 북한에 위협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관계 결렬로 인해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이 전통적인 존재의 의미를 갖고 존속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한이 공조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 미국이 철수를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한미동맹도 남북한이 공조해 한미동맹 무용론을 제기하면 미국이 한미동맹을 폐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중국과 한반도 관계는 미국과 북한 관계 결렬에 따라 전통적인 북한과 중국관계의 결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중국은 한반도 전역을 중국 복속 지역화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②번 경우의 가능성은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 미국과 북한 관계의 결렬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폼페이오를 만나지 않고 삼지연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 연합
폼페이오를 만나지 않고 삼지연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 연합

핵유지와 시간벌기가 ‘북한의 덫’

경우 ③은 북한 정권이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친교관계가 형성되는 경우다.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최악의 경우다. 결국 미국이 북한의 사술에 휘말려 ‘북한의 덫’에 걸려든 경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 경우 한반도가 공산화로 통일될 가능성도 높다. 북한의 비핵화는 달성되기 어렵게 된다. 북한 정권의 속성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정치화해 북한과 친교만을 외교적인 성과로 내세우면서 비핵화에 몰두하지 않고 북한의 시간 끌기에 끌려가게 된다. 북한과 미국이 친교관계를 형성하면 미국은 북한의 질적인 변화가 없어도 종전선언을 결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어서 미국은 북한의 가짜평화에 놀아나면서 가짜평화체제 구축을 할 수도 있다.

이 상황은 월남전 종전 직후의 상황과 유사하게 된다. 미국은 반미를 하는 동맹국 한국보다 반미하지 않는 공산독재국가 북한을 선택해 함께 댄스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북한이 가짜평화체제 구축을 명분으로 강력히 요구하고 미국은 그 요구를 받아들이고 실제로 철수가 이뤄질 수 있다. 한미동맹 폐기도 북한의 가짜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한반도 관계는 미국과 친교하는 김정은 정권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거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북한의 친교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반도에서 중국 영향권을 미국에 탈취당한 것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경우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하는 경우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북한 정권이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은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점 더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북한의 질적인 변화가 없는데도 미국과 북한이 친교를 함은 그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이 사실이나 예측 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의 속성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친교할 가능성도 있다.

경우 ④ 북한 정권의 질적 변화가 없고 미국과 북한 관계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결렬이 되는 경우는 한반도에는 다시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극비군사작전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결국 북한 순장론이 대안으로 등장하는 경우다. 대화나 협상에 의한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포기되면서 미국은 극비군사작전(covert operation) 혹은 전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게 된다. 평창올림픽 직전 미국과 북한 관계로 치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도 물 건너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과 북한 관계가 적대관계로 회귀되기 때문에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구축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미국과 북한의 적대관계 유지는 한반도에서 주한미군 사용의 증대를 의미한다.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낮아진다. 한미동맹도 그 결속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일시 중단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위기 상황 고조에 따라 한국 정부와 북한은 상호공조를 하면서 반미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킬 가능성도 있다. 남북한은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는 분위기로 여론을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한반도와 관계는 현재의 관계와 유사할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안보 차원에서 특수결속관계를 유지하면서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 감소.제거를 위한 노력들을 경주할 것이다. 이 경우는 4가지 경우 중 현재 그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 이유는 북한이 질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것은 거의 현실로 굳어지고 있다. 북한이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 한 대화나 협상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는 이뤄질 수 없고 비핵화가 없는 않는 상황에서 미국과 북한이 친교 관계로 변화 가능성이 극히 낮다.

성과 없이 끝난 폼페이오의 평양방문, 6일 김영철 등 북측 인사들과 회담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 폼페이오 트위터
성과 없이 끝난 폼페이오의 평양방문, 6일 김영철 등 북측 인사들과 회담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 폼페이오 트위터

북한, 평화공세로 남한 지배하려들 것

향후 남북한 관계는 북한의 질적인 변화가 없고, 미국과 북한의 국교 수교 내지 친교관계 설정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첫째는 ‘현상 지속 상황’이고, 두 번째는 ‘현상 타파 상황’이다.

우선 ‘현상 지속 상황’은 북한의 질적 변화가 없고, 미국은 북한과 갈등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실효적인 북한 비핵화를 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르는 상황이다. 이는 한마디로 대한민국에 대재앙적인 상황이다. 이 상황 하에서 문재인 정부와 김정은 북한 정권은 남북한 공조 속에서 ‘판문점 선언’을 소위 만리마 속도로 실천하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이라는 판문점 선언 제1조 속에 포함된 민족자주의 원칙 강조는 외세배제·한미동맹 약화 혹은 폐기로 이어질 것이다. 고위급 회담 등 각 분야의 대화·협상이 진행되면서 남한물류 북한 유입 현상이 진행되고, 지난 날 소위 퍼주기식 일방적 대북 지원이 급물살을 탈 것이다. 각종 남북공동행사 추진(각계각층 다방면 민족 공동행사 개최, 다방면 협력·교류·왕래 및 접촉 활성화) 및 국제경기 공동 참가 등이 이뤄지면서 미국·UN의 대북제재와 충돌이 발생할 것이다.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동로 연결 등 10·4선언 합의 사업 적극 추진도 이뤄지면서 미국·UN의 대북제재와 충돌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 제2조 속에 포함된 ‘한반도 긴장 상태 완화’ 항목들이 남북공조 속에서 실천될 것이다. 모든 공간 일체 적대행위 전면 중지라는 명분하에 이미 중지된 한미 연합훈련은 더 이상 재개하지 못하도록 남북한이 공조할 것이다. 지난 5월 1일부터 확성기 방송 및 전단 살포 중지 및 수단이 폐기됨으로써 남한보유 비대칭안보역량인 대북심리전 장비들은 자동 폐기되었다. 우발적 군사충돌 방지와 안전한 어로활동 보장이라는 명분하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지정이 현실화 될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사실상 북방한계선 무효화를 의미한다. 이미 개최된 장성급 군사회담은 계속 이어지면서 군사적 신뢰 구축이라는 명분하에 한국 자체의 안보역량과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전력이 훼손 내지 감축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선언 제3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속에 포함된 내용이 빠르게 실천될 가능성이 높다. 단계적 군축 실시라는 합의 내용에 따라 북한의 군사력은 그대로 둔 채 남한만이 일방적인 군축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종전선언을 끈질기게 추구하면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을 추진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북한의 숙원 과제인 ① 종전선언→ ② 가짜 평화협정 체결 → ③주한미군 철수·한미동맹 파괴→ ④ 연방제 통일 등이 남북공조 속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완전한 비핵화’를 남북공동의 목표로 확인”한다는 공동선언 내용을 그대로 둔 채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미국과 북한간의 문제라고 인식하면서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갈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현상 타파의 상황은 미국과 북한 간에 전쟁을 치르거나 극비군사작전이 실시되어 북한의 현 김정은 정권의 권력 체제가 질적인 변화를 하는 경우다. 북한 순장이론이 적용되는 경우다. 북한 정권의 질적인 변화에는 북한 정권 전체의 소멸과 김정은 단독 제거 등이 있을 수 있다. 독재 체제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독재자의 제거나 교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제정치학에서 주장되는 정론이다. 미국이 북한과 전쟁 혹은 극비군사작전을 통해 북한정치체제의 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경우 남한의 피해만 없다면 한반도 지각변동임과 동시 대한민국 중심 한반도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극비군사작전이 성공만 하면 북핵이라는 재앙이 자동 해결되고, 남한 사회 공산화도 방지되며, 한반도 전역이 정상국가화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의 질적 변화가 모든 것을 결정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미북 정상회담 후 평화의 물결로 뒤덮였던 한반도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평화의 물결이 서서히 조용해지면서 저 멀리 심해로부터 위기의 격랑 높은 파고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평화든 갈등이든 그 핵심 원인은 북한이다. 북한의 비핵화 여부를 결정하는 그 핵심 주역 중 주역도 북한이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결정적인 핵심 주역도 역시 북한이다. 판문점 선언 내용과 싱가포르 공동합의문 실천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주역도 역시 북한이다. 북한 체제가 질적인 변화를 하는 경우 판문점 선언 내용은 우리 민족에 대복의 근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질적인 변화가 없는 한 판문점 선언 내용은 대한민국에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싱가포르 미북 공동합의문은 북한의 질적인 변화가 있는 경우에만 북한이 대복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의 질적인 변화가 없는 경우 북한은 순장을 당할 수도 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후 그 회담을 평가하는 차원에서 미국이 북한의 사술과 기만에 걸려들어 농락당하고 있다는 ‘북한 덫 이론’과 북한이 생존하려면 비핵화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결국 순장당할 수 밖에 없는 외통수에 걸렸다는 미국의 ‘북한 순장론’ 두 가지가 존속하고 있다. ‘북한 덫 이론’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인내의 임계점을 넘으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전쟁 혹은 극비군사작전을 구사할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북한 정권이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고 구태의연한 사술과 강박 행위를 구사하는 것이 그 주된 원인이다.

미국이 북한과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면서 북한을 중국의 품에서 미국의 품으로 품으려고 한 그 동안의 온갖 노력이 사실상 실패로 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에 양다리 외교를 펼치고 있는 북한의 사술이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관계 정상화에 실패하고 다시 적대관계로 변화하는 경우 지금까지 있었던 화해를 위한 제반 조치는 일시에 무효화되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강박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북한 대결과 화해 놀이에서 특별한 역무를 담당하고 있지 못한 남한은 남북공조 하에 판문점 선언 실천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남북공조 하에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면서 만리마 속도로 실천에 박차를 가하는 판문점 선언 합의 내용은 북한의 질적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 우리에게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의 질적 변화에 우선 몰두하고 북한의 질적인 변화를 전제로 판문점 선언 합의 내용이 실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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