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MBC(사장 최승호)가 최근 박상후 전 시사제작국 부국장과 김세의 기자에게 대기발령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부국장은 김 기자와 함께 ‘조명UPS실’에서 지내다 ‘MBC 정상화위원회’의 대면 조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사무실 A’라는 팻말이 붙은 독방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인신 감금 수준의 의도성 징계로 보인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16일 “'MBC 정상화위원회'가 수사기관을 흉내 내 조사실에서 대기하라는 '인신 구금'을 시도하고 있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MBC 정상화위원회의 엽기적인 행위로, 수사기관을 흉내내 조사실에서 대기하라는 인신구금을 시도하고 있다”며 “정상화위원회의 위원장은 피소된 상태로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대한민국 어느 조직에서도 이같은 인권유린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전 부국장은 당초 대기장소는 상암 미디어센터 11층에 위치한 '사무실 A'였으나, 갑자기 정상화위원회 조사실로 대기장소가 변경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MBC 사측은 대기발령에 대한 서면 이의신청을 아무런 사유도 밝히지 않은 채 기각결정을 내리더니, 지난 16일에는 독방 대기발령도 모자랐는지 대기장소를 변경하고, 지정한 장소에 대기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으로 처리한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MBC의 대기발령 조치는 박 전 부국장의 ‘세월호 관련보도,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보도 등에 대한 조사’가 목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MBC 인사부는 지난 17일 김세의 기자에게도 4월 18일자로 3개월간 대기발령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김세의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C 정상화위원회'의 부당한 조사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니, (MBC 인사부가) 바로 대기발령 인사를 내버렸다”고 항의했다.
MBC는 특히 병환 중인 부친을 돌보기 위해 휴직을 신청한 김세의 기자에게 ‘형과 누나가 있는데 굳이 가족을 돌봐야 하는 이유를 서류로 제출하라’고 요구해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이순임 MBC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은 25일 이 사실을 알리며 “MBC가 인간의 도리를 상실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위원장은 “최근 김영수 전 MBC 사장님이 올해 84세로 병환이 위중하시다고 한다. 마침 그 사장님의 아드님이 현재 MBC 보도국의 김세의 기자로 김 기자도 회사에서 최근 3개월 대기발령을 받은 상태”라며 “김세의 기자는 서울삼성병원에서 ‘수두증’ 진단을 받으시고 급한 뇌수술을 앞둔 아버지의 병간호를 위해 회사에 ‘가족돌봄 휴직’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김세의 기자에게 담당 부서장인 정형일 보도본부장은 ‘인사위원회의 심의 사안이니 기다리라’고 했다가, ‘너무 바빠서 서류 볼 시간이 없었다’고 하더니, ‘형과 누나가 있는데 굳이 가족을 돌봐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서류로 제출하라’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계속해서 “당장 내일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하는 급한 상황이라 김세의 기자는 전화를 10번 넘게 했지만, 정형일 본부장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며 “아버지의 급한 수술을 위해 김세의 기자가 회사에 휴가를 요청한 것을 묵살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것은 MBC 사장님을 역임하신 김영수 전 사장님에 대한 예의는 더욱 아닌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님의 생사가 걸린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회사가 취하는 이러한 행동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 가족 간 화목하고 인간답게 사는 것이 아닌지 질문하고 싶다”며 “인간의 도리를 상실한 회사의 이러한 막가파식 업무 처리에 대해 MBC 직원들은 분노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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