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도로스 두 거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엇갈린 운명
한국 마도로스 두 거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엇갈린 운명
  • 홍준석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6.11.16 01: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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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경쟁력 있는 한진해운은 퇴출, 현대상선 정상화 박차…“현대상선 1년도 못 버틴다” 관측도 

현대상선보다 회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됐던 한진해운의 정리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법정관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조사위원의 중간 실사보고서 제출을 11월 25일까지 연기하면서 한편으론 한진해운의 회생 여지를 남겼지만, 업계는 향후 한진해운의 부활은 어렵다고 본다. 

한진해운의 국내외 선박은 현재 하나 둘 가압류되고 있다. 한진로마호(싱가포르), 한진스칼렛호(캐나다), 한진샤먼호(국내), 한진네덜란드호(국내), 한진차이나호(중국) 등 가압류된 한진해운 선박은 총 5척에 이른다. 가장 최근 가압류된 한진차이나호는 10억 원 가량의 현지 터미널 이용료를 연체해 가압류됐다. 

반면 정부는 현대상선은 살리고 있다. 정부는 한국선박회사를 통해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24척을 사들여 1조 원 규모 유동성을 공급할 것을 이미 밝혔다. 또 산업은행은 조만간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과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을 인수하도록 자금을 지원한다. 

그런데 정부와 함께 71년 간 한국 산업을 이끈 한진해운의 현재 심정은 어떨까? 그리고 국민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까?

▲ 법원 압류로 부산신항 앞바다에 정박 중인 컨테이너선 한진셔먼호. 한진셔먼호는 컨테이너 하역 후 법원 경매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

‘현대상선 몰아주기’ 의혹도

한진해운 노조는 정부의 '현대상선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상선 구조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진해운 노조는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동맹에 미가입 상태였지만 자율협약 요건 충족으로 간주한 것과 현대상선이 시장 예상가의 배가 많은 약 1조2000억 원에 현대증권을 매각한 것을 지적했다. 

이에 반해 한진해운 회사 측은 노조와 달리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 측은 “우린 정부 결정에 대해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현재 시민 여론은 두 갈래다. 한진해운을 살려 경제 붕괴를 막자는 의견과 부실한 기업의 퇴출이 시장경제에 맞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두 의견을 절충해 한 기업은 살리고 한 기업은 버리는 길을 택했다.  

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원칙에 따른다”며 현대상선 몰아주기 논란을 일축한다. 즉 한진해운 정리와 현대상선 갱생은 원칙에 따른 결정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한진해운에 대한 급작스런 지원 중단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젠 현대상선이 한국 운송산업을 책임진다.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한 운송산업 개편에 한진해운이 끼진 못할 전망이다.

한편 한진해운의 퇴출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방만 경영’을 이유로 법정관리를 받는 한진그룹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산업화를 이끈 한진그룹이기에 그런 아쉬움이 크다는 것이다.

“운송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는 국가기간 산업이다. 이는 자국 외화 유출방지 및 외화 획득 수단이 돼 국제 수지를 크게 개선한다. 한진그룹은 다른 모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교역 인프라를 마련했다. 그 결과 한국의 자본주의가 발전했다.”  
또 김인영 교수는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輸送報國) 정신을 강조했다. 

“조중훈 회장은 기업의 이익과 국가의 이익을 조화시킨 1세대 기업인이다. 그는 국가가 요청하면 거절 없이 성심껏 도왔다. 그에게 국가는 곧 ‘내 나라’였고, 그는 내 나라를 자신의 사업의 토대라고 믿었다.” 

국제 해운업계 저가 경쟁 치열, ‘한진해운 살렸어야’ 비판도 

정부의 ‘현대상선 살리기’ 카드 역시 고식지계(姑息之計 : 당장을 위한 임시방편)라는 지적이 있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정부가 현대상선에 선박을 지원해도 세계 해운업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현대상선은 1년 이상 버티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발표된 글로벌 컨설팅회사 보스턴컨설팅(BCG)의 국제 해운 시장 전망 보고서를 봐도 현 해운업계 상황은 어둡다. 이 보고서는 해운시장의 선박 공급 과잉은 202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1만3000TEU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을 이미 대량 주문했다. 현재 해운시장의 선박 공급은 수요에 비해 7% 정도 많다. 선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2019년까지 연 최대 2.6% 해운 운임 하락이 예상되고 2020년에는 선박의 공급·수요의 차가 8.2~13.8%로 더 커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의 해운업 구조조정은 2018년 이후 업황 정상화를 목표로 한다. 그런데 국제 해운업계에는 머스크와 MSC, CMA-CGM 등 대형 해운사의 세력이 커지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재편되는 해운업계에서 현대상선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하명신 부경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향후 현대상선의 영업이익 하락을 예상한다. 

“현대상선이 선박 규모가 8배가 큰 머스크 같은 대형 해운사와 경쟁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격 경쟁력이 좋은 거대 해운사가 화물을 쓸어 가면 현대상선의 존립 기반은 흔들릴 것이다.” 

최근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3분기 영업이익이 3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머스크는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저운임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전망이다. ‘치킨게임’으로 불리는 이 저운임 전략은 소규모 경쟁사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해운정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국내 해운사가 치킨게임에 패하면 해운시장은 1·2·3위 거대 공급자 위주로 재편되며 그 후 거대 공급자는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한진해운을 정상화했으면 거대 해운사 위주의 시장에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진해운을 살리지 않은 정책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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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게이트 2016-11-16 08:56:40
http://news.nate.com/view/20161116n02666?modit=1479252752

바보나라 2016-11-16 07:04:20
한진해운사태는 기업들에 공포심을 극대화시키려는 "늬들도 한방이면 부도 시킬수 있다는"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