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은 현대판 노예노동 현장
개성공단은 현대판 노예노동 현장
  • 김태산 조선체코합영회사 사장
  • 승인 2016.03.04 0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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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속았던 개성공단] 개성공단 ‘초코파이’의 비밀

북한 정부는 달러를 회수하고 노동자 1인당 북한 돈으로 월 6000원 지불.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노임 장마당 환율로는 월 0.8달러 수준

2000년 이후 김정일 정권은 왜 갑자기 제일 싫어하고 미워하는 남한과 함께 개성공단을 만들었는가? 개성공단이 만들어진 이유는 우선 개성공단을 통해 남과 북이 민족끼리 경제교류를 하며 자주적으로 통일도 할 수 있다고 보여줘 남한 내에 박힌 간첩들과 친북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주한미군 철수를 국제사회에 정당화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 김태산 조선체코합회사 사장

다음으로 김정일 정권의 통치자금, 그리고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대한민국으로부터 받아내기 위해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노임(勞賃)이라는 눈속임수가 필요했다. 이 두 가지 필요성으로 남북경제협력이라는 감투를 씌운 개성공단이 탄생했다. 

개성공단은 설립된 후 오늘날까지 김정일과 김정은의 호화 사치 생활과 핵·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 창구로 이용되었다. 동시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을 인질로 잡아 남한 정부를 협박하고, 남남(南南) 갈등을 조장하여 북한의 연방제 통일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해 왔다. 결론은 개성공단은 북한의 대남(對南) 적화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이용물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21세기 현대판 노예노동 현장이었다. 우리도 이제껏 한반도와 우리 민족을 핵 참화 속에 집어넣으려는 김정은과 결탁해 노예노동을 방치한 셈이다. 한국의 적지 않은 사람들과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은 개성공단에 종사하는 북한 노동자 5만4000여 명과 그 가족 수십만 명을 자기들이 먹여 살리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민족의 철천지원수와 손잡고 동족을 착취하여 그들의 배를 불리는 것도 모자라 민족을 멸망시킬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데 동조해온 비양심적, 비인간적인 민족반역 행위부터 반성해야 한다. 

월급 80달러는 어디로 갔나? 

남측 기업들은 북한 근로자들의 노임으로 사회보험료와 복리후생비 및 기타 경비를 제외하고 생산직 노동자에게 매월 80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 정부는 달러를 모두 회수하고 노동자 1인당 북한 돈으로 매월 6000원을 준다. 

현재 북한이 발표한 미국 달러 대 북한 돈의 공식 환율은 109원 수준이다. 이 환율은 외국인들만 이용할 뿐이며, 북한의 전 국민이 이용하는 장마당 환율은 달러당 8000원 수준이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노임은 월 0.8달러 수준에도 못 미친다. 

지금 북한 장마당 쌀 가격이 1㎏ 당 5000원 정도이므로 이 돈으로는 시장에서 쌀 1㎏ 정도밖에 살 수 없다. 개성공단에서 받는 월급으로는 가족은커녕 자기 한 몸 살아가기도 어려운 액수다. 

결론은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번 돈 중에서 1달러 정도만이 노동자들에게 분배되고, 나머지는 거의 모두 북한 도발자들의 통치자금 또는 대량살상 무기로 변화하여 남한 사람들의 위협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들을 살리는 곳이 아니라 5만4000여 명 북한 노동자들의 노예노동 현장이다. 때문에 지각 있고 양심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라면 개성공단에서 발을 뺐어야 했다. 

지난 시기에 북한의 국가기업에 종사하는 일반 노동자들보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처우가 좋은 시절이 잠시나마 있었다. 한 달에 3000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북한 노동자들보다 노임 액수도 높았고, 남한 기업들이 1인당 하루 2~4개씩 지급해주는 간식 초코파이 때문이다. 

초코파이는 연장 및 야근을 하면 보충 지급을 해주기 때문에 노동자 1인이 한 달에 100여 개 이상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초코파이가 북한 시장에서 개당 300~500원 정도에 팔렸다고 하니 초코파이 판 수익(100개 기준 3만~5만 원)이 국가로부터 받는 노임(6000원)보다 몇 배나 많았다. 

▲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쌀 1kg을 구매하기도 빠듯한 저임 월급과 가혹한 감시에 시달리며 노예노동에 종사해야만 했다.

장마당이 오히려 수입 더 좋아 

그런데 북한은 남한에서 생산한 초코파이 지급을 끊고 자신들이 생산한 북한판 초코파이인 ‘겹단설기’로 교체함으로써 현재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사라졌다. 게다가 마음대로 공단을 떠날 자유마저 없어 저임금의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는 그 누구도 개성공단에서 근무하지 않으려고 하여 개성공단의 인력 수급이 난제가 되었다. 

반대로 과거 개성공단보다 저임에 시달렸던 북한기업 노동자들의 상황이 지금은 역전됐다.  각 기업에 자율 생산권을 주고, 생산품의 판매 및 가격도 자율화해 현재는 개성공단의 노동자들보다 임금수준이 더 높다고 한다. 능력이 있고 재간이 있는 사람들은 자유분업을 하여 기업소에 어느 정도 바치고 나머지는 개인 소유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입이 더욱 좋다고 한다. 

특히 장마당을 뛰는 사람들도 시장 운영이 점차 자유로워지고 활성화 되면서 개성공단 노동자들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때문에 자유가 구속되고 살벌한 감시 속에서 일해야 하는 개성공단으로 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북한이 남한과 같은 자유 세상이었다면 개성공단은 인력 부족으로 오래 전에 폐업했을 것이다. 즉 개성공단은 반인륜적인 북한의 독재자와, 돈밖에 모르는 남한의 악덕 기업들이 결탁하여 민족의 고혈을 짜낸 노예공단이었다. 

필자는 대한민국으로 망명하기 전인 1990년대 초에 평양에서 은성합영회사 사장으로 근무했다. 망명 당시에는 조선체코신발합작회사 사장으로서 북한의 어린 여성 노동자들을 데리고 체코에 주재하며 외화벌이를 하던 사람이다. 

대한민국 입국 후에 나는 한국과 미국에 있는 북한인권 투사들의 힘을 빌려 2005년에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한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행사에 참석하여 EU(유럽연합) 의원들에게 체코에서 자행되는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유린을 증언하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에 EU 의원들이 당시 EU 가입심사를 받고 있던 체코 당국에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에 대해 압력을 가함으로써 2년 후인 2007년 체코 내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노동자 400명이 비자 연장 거부로 체코를 떠나게 되었다. 

당시 체코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노동자들이 유럽이나 대한민국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자유의 구속과 착취를 당하고 있었지만 개성공단 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나은 노임을 받았고 더 나은 자유를 영유했다. 

남한의 정부와 국민들은 개성공단을 남쪽의 자본과 기술, 북쪽의 토지와 노동력으로 화합을 이룬 남북 화합의 장이라고 하면서 그 내면에 숨겨진 북한 노동자들의 현실은 왜 모르는 척 하는가. 남한 정부와 개성공단 기업들은 북한 독재자를 도와서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하여 배를 불린 행위와, 독재정권 유지를 도와주고 한반도를 핵구름 속에 잠기게 만든 책임을 사죄해야 한다. 

김정은의 대변인 같은 사람들 

남한의 일부 사람들은 개성공단 자금이 핵개발에 들어갔다는 증거를 내놓으라고 난리를 친다. 당사자인 북한도 입을 다물고 있는데 남한의 사람들이 날뛰는 모습을 보면 꼭 김정은의 대변인 같아 보인다. 사실이란 눈으로 봤거나, 사진이 있거나, 녹음 파일이 있거나, 영수증이 있어야만 사실이 아니다. 

과거나 현재까지 북한 역사상 1억 달러라는 현금이 해마다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때는 없었다. 북한의 수출지표에도 연간 1억 달러가 정상적으로 들어오는 지표는 없다. 과거 김정일 시대부터 재일(在日)·재미(在美)·재중(在中) 교포들과의 합영·합작 기업은 김정일에게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구실을 붙여 무조건 해산시켰다.

개성공단은 해마다 현금으로 1억 달러가 넘는 돈을 직접 보내주기 때문에 2013년 4월 김정은이 객기를 부리며 잠정 중단시켰다가 반년도 지나지 않아 재개하자고 나왔던 것이다. 

김일성·김정일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종교에 빠져들거나 자본주의 사상에 물들어 자신들의 1인 독재체제를 반대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북한은 외국 기업은 물론 자기네를 지지하지 않는 외국인들의 출입을 극력 제한한다. 그중에서도 언어가 통하고 풍속이 같아서 북한 사람들이 동화될 수 있는 남한의 문물과 경제기술을 제일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동시에 극력 차단해 왔다. 

북한의 폐쇄적인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은 북한 경제를 장기간 국제 분업 질서로부터 유리된 폐쇄경제형으로 만들었고,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없는 경제 체질로 전환시켰다. 1970년대부터는 자립적 민족경제건설 노선을 일부 완화하고 해외 차관을 매개로 한 신기술 도입을 시도했다. 1980년대 들어 북한은 자체 자원 동원에 의한 경제 개발이 한계에 직면하자 경제협력 및 대외무역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1984년 9월 합영법을 제정하고 정무원에 합영공업부를 신설하여 외자 유치를 시도했지만 성사 건수는 130여 건 정도였고, 그마저 모두 재일(在日) 조총련계 기업들의 투자였다. 재일 조총련계 기업과 합영사업 추진정책에 따라 순진했던 조총련계 기업인들이 북한에 투자했고, 평양에는 조총련 기업을 상징하는 ‘애국 기업’들이 등장했다. 투자기업은 섬유·피복·식품·제약업이 주종을 이뤘다. 

조총련 합작회사들인 ‘애국 회사’들은 북한 주민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었고, 대우도 좋아 평양에서 합영, 또는 수출회사에서 일하는 청춘남녀들은 선호하는 배우자감에 들기도 했었다.

조총련 기업인들은 북한 정권이 애국기업으로 내세워주고, 자주 평양에 불러들여 파티도 열어주며, 영웅 대접을 해주니 잠깐은 황홀경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결국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제구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 개성공단 가동 초기부터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감시 요원을 상주시키고 북한군을 위장 취업시켰다는 사실을 드러낸 문건.(KBS 2월 18일 보도) 공단 내 북한 근로자들은 다른 지역보다 훨씬 가혹한 감시를 받으며 자유가 억압된 생활을 했다.

북한에 투자한 기업들의 운명 

이때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재중(在中) 동포들도 북한과 합영 및 합작 형태로 기업들을 설립했으나 조총련 기업들보다 인기가 높지 않았다. 당시 북한에 설립됐던 조총련 및 재중 합영·합작회사들은 사업 시작 10여 년 만인 1990년대에 북한 정부의 일방적인 압력과 폐쇄 조치로 각종 설비와 원자재, 투자금 등 모든 것을 남겨둔 채 쫓겨나 비참한 종말을 맺었다. 

투자금이나 원자재를 되찾기 위해 방북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비자 승인이 안 되었으며, 일부 재중 동포들은 평양에 들어와 투자금 환수를 요구하다 간첩으로 몰려 처형됐다. 연변 아성무역공사 총사장이었으며 은성합영회사 중국 측 사장이었던 백성룡은 1997년 평양에서 자신의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1인 시위를 하던 도중 체포된 후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했다. 

북한은 미국과 캐나다 동포들을 유혹하여 합영회사 명목 하에 자본투자와 설비투자를 하도록 유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선명이었고, 많은 해외교포 기업인들이 북한의 꼼수에 넘어가 북한에 투자했다.

그 당시 유행했던 유명한 말이 문선명과 김일성의 대화였던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것이었다. 많은 해외교포들이 애국과 통일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북한에 투자했으나 북한은 그들도 피도 눈물도 없이 차버렸고, 그들의 북한 출입을 불허하고 있다. 

현재 북한에 남아 있는 유일한 재미교포 기업은 문선명의 통일교가 운영하는 기업뿐이다.  이 기업들도 경제 논리가 아닌, 종교적 논리에 따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자서전 <아, 평양아…>의 저자이며 재미교포 선장 1호인 김찬구 선생은 평양시에 위치한 순안 완구 합영회사와 평양-광명성 농산물식품회사 사장이었다. 그는 대북사업 16년 만에 모든 것을 북한에 빼앗겼다. 

당시 김정일 정권은 북한에 드나드는 합영·합작 투자자들을 북한에 자본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위험 인물로 규정하고 그들의 활동 근거지인 합영회사들을 수시로 감시 압박하고, 나중에는 흠집을 잡아 해산해버렸다. 

북한에서도 중간관리나 고위관리를 막론하고 개혁 개방을 하지 않으면 북한이 먹고 살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민들이 모이면 합영·합작 사업이 북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 너무나 불안정하고 개인 소유에 대한 보호제도가 없어 북한을 믿고 투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얘기하곤 했다. 

세계의 어떤 나라에서도 실패하지 않았던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콤도 결국 북한에서 실패하고 떠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개성공단 기업들이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한 혈세 투입, 다시 말하면 식물인간이자 뇌사상태에 링거를 놔서 유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핵개발 도운 책임 반성하라 

나는 고향을 북에 둔 망향자의 한사람으로서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노동에서 해방되고 독재자의 대량살상무기 자금줄이 끊어진 것에 원칙적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자기들 먹고 살 길 끊어졌다고 아우성치는 남한 기업가들은 이번 사태를 ‘제2의 세월호’ 사건으로 몰아가려는 자들에게 속아서 정부를 상대로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선 자신들이 무엇을 바라고 개성공단에 들어갔었는지 양심적으로 생각해보기 바란다. 지난 10여 년 간 남한 정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지원을 받았는지, 자신들이 북한 노동자들을 착취한 책임과, 북한 독재자의 생명줄을 연장해주고 핵무기 개발을 도와준 책임을 반성해야 한다.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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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6-11-04 10:29:53
다 알고있으니까 김태산님, 그만 좀 발언하시죠?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