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北核), “유일한 해결책은 북한 정권 교체”
북핵(北核), “유일한 해결책은 북한 정권 교체”
  • 김범수 발행인
  • 승인 2015.05.24 1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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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에프레임 인바 이스라엘 바-일란대학 교수

“북한 정권 붕괴 이후 통일한국은 核 보유 여부 결정해야 할 것”

지난 4월말 방한(訪韓)한 이스라엘의 안보전문가 에프레임 인바(Efraim Inbar) 바-일란대학 교수를 만났다.

인바 교수는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해 조언하면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기가 너무 늦었고, 유일한 해결책은 북한 정권의 교체”라고 직언(直言)했다.

그는 “통일한국은 북한이 개발한 핵을 보유하게 될 것인데, 핵무기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폐기할 것인지는 한국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 에프라임 인바 이스라엘 바-일란대학 교수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에 대해서는 “결국 협상은 북한의 경우와 같이 상대에게 시간만 벌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중동의 테러 문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없다”며 지속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인바 교수는 이스라엘 베긴-사다트 전략연구소 소장 직을 맡고 있으며 미국의 하버드대, MIT, 랜드 연구소 등에서도 강의하고 있다. 

- 국제 안보 문제, 특히 핵문제 전문가이신데, 북한의 핵문제가 세계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의 본질입니다. 북한 정권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crazy)을 알아야 합니다. 본질적으로 핵 때문이 아니라 북한 지도부가 예측 불허하기 때문에 북한이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핵은 결과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핵 무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정권이 지금과 같이 공격적 행보를 지속한다면 주변국들의 핵무장은 당연한 귀결이 될 것입니다.

- 북한의 핵개발 단계가 어느 수준에 이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지요. 최근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할 수준의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소형 핵탄두에 대한 내용은 제가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중동의 이란과 시리아의 미사일들이 북한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사실을 통해 유추해볼 때 적어도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무기 기술을 무책임하게 중동지역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시리아의 핵시설에서 북한 관계자들이 종종 목격되기도 합니다. 북한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적국(敵國)에 군사기술을 이전하고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중동의 안보 균형을 붕괴시키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이런 행위를 용납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동아시아에서 악역(惡役)을 계속하고 한반도의 분단 상태를 유지시킴으로써 미국의 힘을 견제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정권 오래 못 간다 

- 국제 사회와 한국은 북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특히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조언을 하신다면.

한국의 비전은 통일한국을 이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이 이뤄진다면 북한 문제는 이미 끝난 것일 겁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문제는 북한 정권의 문제입니다.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대응을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봅니다. 우선 한국이나 국제 사회가 북한 핵시설들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취한다고 할 때 해당 시설들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결국 문제의 근본은 북한의 정권이 교체되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서방 국가들이 관심을 가지는 부분입니다. 지금의 북한 정권이 길게 유지될수록 득을 보는 것은 중국뿐입니다. 그리고 통일한국은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를 자연스럽게 보유하게 될 것 아닙니까. 

- 통일한국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에 대해서는 모든 주변국들이 반대를 하겠죠.

그것은 한국이 스스로 결정할 몫입니다. 남아프리카,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핵무기를 이미 보유했거나, 거의 보유했다가 포기한 국가들의 경우를 살펴볼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은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를 보유할지 포기할지 통일이 되는 시점에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략적인 환경을 고려하여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 한반도와 지역 및 세계 안보를 위해 어떤 쪽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보십니까.

핵 문제는 핵무기 자체보다 그것을 가진 정권의 성격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이나 프랑스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해서 국제 사회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책임감이 있고 상식이 통하는 국가들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북한의 문제는 그들이 언제 버튼을 누를지 모른다는 점에 있습니다. 통일은 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과거 동서독 통일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부정적이었습니다. 북한과 같은 독재 정권은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 최근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성사시킨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협상의 세부 내용이 6월쯤 완성되기 때문에 그때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크게 기대할 것은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미국을 위시한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 사이의 협약이 이란이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5000개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에 따르면 이란은 이미 3개월 내 핵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본질적으로 핵 협상에는 두 가지 시나리오만 존재합니다.

첫째는 기존의 핵 협약을 파기하고 핵 보유국이 된 북한의 경우와 같은 실패한 협상 시나리오이며, 둘째는 리비아가 2003년 미국을 두려워하여 핵시설을 포기했던 성공적인 ‘롤백’ 시나리오입니다.

이란의 경우는 롤백이 아닌 북한과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란이 핵폭탄 생산이라는 목표에 단기간 내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란이 유대인 국가를 파괴해야 한다고 공개적인 발언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협의의 세부 내용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 아닙니까.

▲ 인바 교수와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美-이란 핵 협상 북한처럼 실패할 것”

- 그렇다면 미국은 왜 북한에서와 같이 실패의 길이 보이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일까요. 오바마 행정부의 오판일까요?

한마디로 책임전가(passing the bucket)죠. 적어도 지금은 이란이 미국의 감시 하에 있다는 것을 오바마 행정부의 치적으로 내보이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이란을 미국과 쿠바의 관계처럼 점차 발전시키려고 하는 계획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적대국들에 대해 강경하지 못합니다.

이란이나 시리아는 미국을 중동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해왔지만, 오바마 정부는 임기 시작 때부터 아사드 정부에 대해 평화정책을 시행해 왔습니다.

- 중동 이슬람 급진세력의 테러 문제는 이스라엘에게는 치명적 위협이지요. 효과적인 테러 대처방안은 무엇입니까.

중동의 테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중동은 정치, 경제적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정부의 부재로 인한 공백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국가의 기능과 사회 안보를 약화시켜 악의를 가진 사람들의 활동성을 증가시킵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은 국가가 소유한 무기들을 잘 보호할 수 없게 만들어 무기에 대한 접근성도 높이게 됩니다.

또 IS(이슬람 국가)가 이란에서 획득한 미국 무기로 싸우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중동에서 그들의 능력은 증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인구들이 급진적인 무슬림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쉽습니다.미사일 같은 무기가 리비아의 군(軍)으로부터 하마스의 손에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슷한 예로 시리아 정부의 붕괴로 인해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무기에 더 쉽게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중동의 불안정한 정치, 경제 문제를 언급하셨는데, 정치 및 경제 문제가 나아진다고 테러가 과연 줄어들까요? 테러와 이슬람 종교와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경제적 지원을 하면 테러가 줄어든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도는 매우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테러율이 낮습니다.

빈 라덴과 같은 알 카에다의 리더는 백만장자였지요. 테러는 삶의 질과 교육 등의 요소와 연관이 없습니다. 테러는 이슬람 국가들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슬람 종교의 한쪽 메시지를 수용한 급진적 무슬림에 인하여 일어나고 있습니다.

- 어떠한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없다고 봅니다. 우리는 인내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테러를 감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각 사회 내에서 일정 수준의 범죄를 감수하며 살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범죄 문제를 삶의 질을 개선하고 교육 수준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줄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범죄는 후천적 요소보다 사회문화적 요소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폭력적인 사회가 있고 상대적으로 비폭력적인 사회가 있듯이 말입니다.

▲ 지난 4월 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美-이란 핵협상 잠정 합의에 서방 주요 6개국이 합의했다. 사진 맨 오른쪽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오른쪽 네번째가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 이슬람 급진주의자를 변화시킬 방법은 없을까요?

사람과 역사와 전통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바꾸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테러주의자들을 제거하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법 뿐입니다. 

몇 번 전쟁에서 이긴다고 해서 두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때로는 범죄자들과 협업(協業)하여 다른 더 큰 범죄자들을 잡듯이, 테러와의 전쟁도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안보 불감증, 풍요의 산물이 아닌지…” 

- 이슬람과 이를 믿는 무슬림들에게 어떤 근본적인 책임이나 원죄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종교에는 다양한 구절들이 있습니다. 지혜란 이 중 올바른 버전을 선택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인들의 경우 수많은 개혁을 통해 변화를 이뤄왔지만 무슬림들에는 아직 그런 과정이 없었습니다. 대다수 무슬림들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문제는 테러리스트 활동에 대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내부에 없다는 것입니다.

- 한국도 더 이상 이슬람 테러의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한국 내 이슬람 커뮤니티는 아직 비교적 작기 때문에 무슬림들을 잘 관찰하면 됩니다. 그들이 급진적인 단체에 가입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야 합니다. 급진적 단체에 가입한 자들이 프랑스, 벨기에, 덴마크 등에서 공격을 감행한 예들이 있었습니다. 보안당국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 지금까지 한국을 수차례 방문하신 것으로 압니다.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십니까. 마지막으로 미래한국 독자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한국과 이스라엘이라는 두 작은 나라는 비슷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과 핵 위협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어떤 무기를 구매하거나 생산해야 할지 등의 안보에 관한 면이 특히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국민들이 안보 문제에 관심이 적은 것을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만, 그것은 풍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부유함은 자기 방어를 낮추게 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스스로가 좋은 환경에 놓여 있고, 부족함이 없다고 느끼게 되고 안전하다 생각하면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과거에 대하여 기억하며 미래에 있을 최악의 경우도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기사는 '미래한국TV'를 통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당 영상 링크 : https://youtu.be/SaJL8lqLVF4

번역 / 박종하 미래한국 인턴기자  
사진·영상 / 이준영 미래한국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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