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를 태권도 强國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
“온두라스를 태권도 强國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
  • 김범수 편집위원
  • 승인 2015.04.1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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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의 세계여행 43] 미첼 이디아케스 바라닷 주한 온두라스 대사

지식산업과 치안부문에서 한국과 활발한 교류 진행 중

거대한 아메리카 대륙의 한가운데 위치에 있으면서 이웃한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등 중미 5개국을 중심으로 중미연합체제(SICA) 설립 추진에 앞장서고 있는 마야 문명의 나라 온두라스(Honduras). 

우리와의 수교 역사도 50년이 넘었고 현재 한-온두라스 FTA 협상도 진행 중이다. 미첼 이디아케스 바라닷(Idiaqeuz Baradat) 주한 온두라스 대사를 만나 양국의 교류 현황과 중미에서 보는 한국과 시사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미첼 이디아케스 바라닷 주한 온두라스 대사

- 한국인들에게 온두라스는 낯선 나라입니다. 먼저 온두라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두라스는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 800만 명에 면적은 약 11만2000㎢입니다. 아메리카의 심장부, 그 중에서도 중심에 위치하는 온두라스는 700㎞에 달하는 대서양 해안이 있으며 이웃 나라인 니카라과와 함께 태평양에도 접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는 강력한 민주주의 원칙과 인권존중의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축구로 잘 알려졌을 것입니다. 우리 대표팀이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축구외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남아공과 브라질 월드컵, FIFA U-17과 U-20 대회에서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 온두라스의 국기를 보면 별 다섯 개가 있는데, 그 별들이 이웃 국가들을 상징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온두라스가 연방국가도 아닌데 말이죠. 온두라스는 중미(中美) 국가들의 통합운동에 앞장서 온 것으로 압니다. 

온두라스 국기의 다섯 개 별은 중미 5개국 즉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를 상징합니다. 두 개의 푸른 줄은 대서양과 태평양을 상징하죠. 

온두라스는 역사적으로 이 국가들의 융합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습니다. 이 5개국은 1823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중미연방을 설립했는데, 여기에는 프란시스코 모라잔의 리더십이 주효했습니다. 

그는 유럽 혁명의 영향을 받은 선구자로서 가난을 이겨내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이 연합체를 이뤄야 한다고 역설했고, 중미연방의 첫 대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각 국가가 추구하는 국익(國益)이 달랐기 때문에 1838년 와해되어 각각 독립국가로 탄생했습니다. 

그 후 유럽의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가 연합한 베네룩스(Benelux) 모델을 따라 1960년대에 들어 중미경제통합사무국(SIECA) 및 중미공동시장(SACM)을 설립하여 중미 통합을 위한 노력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1993년 SICA(Sistema de Integracion Centroameri cana), 즉 중미연합체제(Central American Integration System)가 정식 발족했죠. 경제, 상업, 정치, 사회적 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각 국가의 외교부가 힘을 합쳐 중미통합 경제부, 중미사법재판소, 중미통합은행 등이 설립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온두라스와 과테말라가 FTA를 체결했고, 앞으로 엘살바도르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중앙아메리카 전반에 걸친 자유시장을 만들어 해외 기업의 투자가 유입되고 물자와 인력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중미연합체제 설립 주도

- 주변국들과의 갈등이나 분쟁은 없습니까?

특히 니카라과는 온두라스 등 주변국들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고, 올해에는 전투용 폭격기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해 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온두라스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지원을, 니카라과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압니다. 

접경한 국가들 간의 크고 작은 분쟁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군사적으로 봤을 때 중미 국가들은 매우 잘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모든 분쟁은 국제법에 의거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있으며, 영토분쟁 등 대부분이 헤이그의 국제상설재판소와 같은 국제재판소에 상정돼 처리되고 있습니다. 
 

- 한국과 온두라스는 1962년 수교를 하여 수교 50년이 넘었는데, 양국 관계의 기본 방향이나 현안에 대한 설명을 바랍니다. 

올해로 양국이 수교한 지 53년째 됩니다. 온두라스는 1990년 서울에 대사관을 열었고, 한국은 2006년 수도 테구시갈파에 대사관을 개설했습니다. 

양국의 상호 관계는 만족스럽습니다. 온두라스는 꾸준한 경제 발전을 이루면서 국제적으로 중저소득 국가의 반열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사회적 요건들이 충족되면서 현재 우리가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기술, 지식 영역의 지원과 이전입니다. 

우리는 정보기술 산업과 연구, 소통, 과학, 전자정부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1970년대 추진했던 모델들을 가져다가 물류 산업분야에서 많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 양국의 FTA 체결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FTA가 양국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FTA를 통해 경제와 투자 관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기에 온두라스 등 중미국가들은 한국과의 FTA 체결에 관심이 많습니다. 

FTA 체결을 위해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입니다. 양국의 경제는 상호 보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IT와 과학 분야에서 매우 강하지만 중미 국가들은 우수한 자연자원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FTA는 단순히 물자의 교환이 아닌 새로운 투자와 사업이 구축되는 중심점이 될 수 있습니다. 

▲ 한국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적자원에서 나온다고 밝히는 미첼 바라닷 대사. 그는 12세 때부터 한국인 관장에게 태권도를 배운 한국통이다.

- 경제적인 분야 외에 한국과 온두라스 양국은 어떤 교류를 하고 있습니까. 

지식산업 외에도 한국과 온두라스는 치안 부문에서도 많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찰이 시민 감시와 통제 작전에 대한 정보를 온두라스에 전하고 있습니다. 

매년 양국 대표가 교류하면서 치안에 관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올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시 하에 한국으로부터 전자정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의 27개 주(州)정부 기관을 전자화하는 일입니다.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전자화를 이뤄 정부기관의 효율성을 올리고 강화하고자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주관하고 있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많은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양국간 문화적 교류는 없는지요. 대사께서 한국에 와서 느꼈던 인상은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한국에서 대사로 일한 지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저는 온두라스에서 어렸을 때부터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태권도를 통해서였습니다.

온두라스의 첫 태권도 사범으로 온 고(故) 송봉경 관장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웠는데, 송 관장은 당시 12세였던 제게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태권도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배우게 되었고 사제(師弟) 관계 속에서 절제, 인성, 존중 등의 가치를 배웠습니다. 그러한 가치들 때문에 한국은 매우 ‘보수적’인 국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처음 서울에 부임했을 때 한국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라는 점, 개성이 강하다는 점을 보고 놀랐습니다. 또 다양한 문화에 대한 접근성이 있고 이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는 다원화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발견한 또 다른 장점은 서울 같은 도시는 매우 잘 정돈되고 현대화되어 있으며 대중교통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입니다. 

이 곳에 있으면 세계 어느 도시의 거리를 걷는 것과 차이를 느낄 수 없습니다. 한국인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두 자녀가 있는 부모로서 한국 어머니들의 대단한 교육열 덕분에 한국에서 제공하는 우수한 교육환경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 경제적으로 보면 한국이 앞서 있긴 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온두라스로부터 배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려운 질문이군요. 한 가지 예를 들면 한국에서 발견한 점은 많은 사람들이 웃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소득도 높고 모든 편의시설, 의료시설 등 좋은 환경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한국 국민들은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늘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반면 경제 상황이 늘 좋지 않더라도 온두라스 국민들은 라틴아메리카의 기질적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삶 가운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우리 국민들은 현실과 현재를 즐길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넉넉한 여유가 있습니다. 덕분에 온두라스의 관광산업이 매년 급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보는 한국과 온두라스는 현실과 달라

- 남북의 분단문제,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한국에 살면서 저는 남북 분단 문제가 국민들의 일상생활, 증권거래소 등 경제활동과 기업의 생산성, 세계화 그 어느 부분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 거죠. 이것이 해외에서 볼 때는 좀 이상합니다. 

한국에 정치적인 뉴스가 생길 때마다 온두라스에 있는 친족들은 제 가족의 상황과 안전에 대해 걱정을 합니다. 

정보가 매체를 통해 국제사회에 어떻게 전달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지속되는 분쟁을 인지하는 시각 또한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을 온두라스에 대입해 보면 한국 등 해외에서 볼 때는 온두라스나 중남미 국가들이 정치, 군사, 치안에 있어 불안정하고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들을 만나보면 온두라스가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칭찬하며 언론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겨주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고 했습니다. 

때로는 인지하고 있는 정보들이 실상일 수 있지만, 때로는 현실과는 먼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온두라스의 문화적 특징은 무엇입니까. 어떤 점에서 온두라스가 다른 중미 국가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 

매우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저는 어떤 역사적인 요소가 온두라스 국민들을 평화 지향적이고, 삶을 즐길 줄 알며, 강한 신념과 인간애를 갖춘 근면 성실한 사람들로 만들까 항상 제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우리는 항상 어떤 민족이든 환영하는 국가와 민족이었으며,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졌지만 국가로서 하나된 목적과 얼을 가졌기에 편견과 차별이 없으며, 전에 언급한 가치들을 가진 국가가 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 대사로서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어떤 우선순위를 갖고 있으신가요.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제가 한국을 동경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의 경쟁력이 우수한 인적(人的) 자원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한국의 여러 문화적, 역사적 요소 중에서도 정신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태권도를 온두라스에 들여와 공교육의 한 과정으로 포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태권도는 단순한 무술이 아닙니다. 태권도의 장점은 명상을 통해 인격을 개발시켜준다는 것입니다.

온두라스 전 대통령도 검은 띠 4단의 태권도 유단자였습니다. 그는 태권도에 대한 강력한 후원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이기에 올림픽위원회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게 보일지라도 온두라스를 세계에서 제일가는 태권도 강국으로 만드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것은 교육이라고 생각하기에 전인적(全人的)인 관계를 통해 전문가들과 정보의 교류를 하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한국에 온두라스를 알리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습니다. 
 

* 이 기사는 '미래한국TV'를 통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당 영상 링크 : https://youtu.be/QoGkrg6o80Y


정리 박종하 미래한국 인턴기자
사진·영상 이준영 미래한국 객원기자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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