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을 즐겁게 긍정적으로 사는 법
노년을 즐겁게 긍정적으로 사는 법
  • 미래한국
  • 승인 2014.12.29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경귀의 고전 읽기] 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로마 최고의 변론가이자, 최고의 정치가요 철학자였던 키케로는 수많은 철학 저술을 남겼다. <최고선악론>,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 <의무론>, <국가론> 등이 대표작이다.

그는 로마 최고의 인문주의자였다. 그가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쓴 지적인 산문은 가벼우면서도 매력적인 감동을 준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노년에 관하여>이다.

이 책은 로마의 최고 현인으로 불리던 84세의 카토가 노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을 피력하는 내용으로 기술됐다. 30대의 스키피오와 라일리우스의 요청에 따라 노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키케로가 카토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대개 노년이 되면 피할 수 없는 짐으로 네 가지가 거론된다. 첫째, 노년은 큰일을 할 수 없다. 둘째, 노년에는 몸이 쇠약해진다. 셋째, 노년은 거의 모든 쾌락을 앗아간다. 넷째, 노년이 되면 죽을 날이 멀지 않다.

노년이 가져오는 이런 명제들을 달가워할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노년을 두려워하고 노년을 한탄하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말 노년의 짐은 인생에서 여러 즐거움을 앗아가는 것일까?

키케로는 카토의 입을 빌려 노년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잘못된 것이란 점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노년이 마냥 슬픈 일만은 아니란 것이다. 카토의 반론을 들어보자.

노년이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아니다. 직접 막중한 직책을 맡지 않아도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의 중요 정책에 조언을 할 수 있다면 이보다 가치 있는 큰일이 어디 있겠는가? 문제는 원로들의 통찰과 식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려는 사회의 태도에 달렸다.

또 노년에 체력이 달리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기력이 떨어졌다고 학문을 가르치는 데 부족함이 있는 건 아니다. 육체는 비록 힘든 운동을 해낼 만큼 강건하지 못하지만, 정신의 활동은 노년에 굴복하지 않고 ‘팽팽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톤의 경우 80세가 돼서 대작 <법률>을 저술했으니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노년이 쾌락을 앗아가는 것이야말로 서러운 일이 아닐까? 카토는 이 역시 노년에 쾌락과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오히려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한다.

노년기에는 청년기와 같이 성욕과 야망, 그리고 온갖 욕망을 뻗치는 대로 마음껏 추구하고 즐길 수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년에는 그런 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노년이 돼 가까워진 죽음을 두려워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죽음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 법.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훌륭하고 명예롭게’ 사는 일이다.

그러니 죽음에 대해서도 초탈할 일이다. 이렇게 짐스럽게 말해지는 노년의 모습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리 두려워할 만한 것도, 또 비참한 것도 아니란 얘기다.

결국 노년에 맞는 인생법을 터득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 카토가 피력하는 노년의 인생관은 긍정적이고 당당하다. 육체적으로 쇠퇴하는 노년의 특징들을 스스로 지나치게 의식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을 듯하다.

노년이 주는 평온과 여유, 온유한 생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즐긴다면 젊음의 인생 못지않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듯하다.

 

박경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