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자유는 없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자유는 없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8.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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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 著 <자유론>
 

고전이면서 그 뜻과 가치가 현대에 가장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책 중 하나가 1859년에 출간된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의 <자유론(On Liberty)>이다. 150여년전 밀의 성찰은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의 작동 원리의 기초가 되고 있다.

밀이 생각한 ‘자유(liberty)’의 핵심에는 개인(individual)이 자리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자유다. 자유의 영역은 아주 넓다. 양심의 자유, 생각과 감정의 자유와 같은 내면적 의식의 영역은 물론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와 결사의 자유까지 포괄한다.

하지만 한 개인의 자유가 무한히 확대될 때 불가피하게 다른 개인의 확대되는 자유와 충돌한다. 나의 자유를 위해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간명한 원리에 의한 제한이 따른다. 즉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 뿐이다.’

“사회는 이런 방법을 통해 다수 삶의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 그 어떤 개별성(individuality)도 발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존중돼야 할 개별성과 사회성(sociality)의 조화의 필요성을 잊지 않는다. 밀은 국가의 권력이 개별 구성원에게 횡포와 부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을 정당화하지 않지만,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려는 개인의 자유에 대해서는 제한이 불가피함을 인정한다. 누구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자유는 없기 때문이다.

개인은 자기 행동에 대해 자유로운 선택과 불가침의 권리가 있다.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해칠 뿐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국가든 개인이든 어떠한 고통을 줄 권리가 없다. 물론 자신이 스스로를 해치는 것을 마냥 허용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자유를 포기할 자유는 없기 때문이다. 자살을 개인의 자유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밀은 개인의 사상의 자유, 행동의 자유가 박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강조한다. 특히 국가 권력뿐만 아니라 관습과 여론에 의한 속박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모든 인위적인 속박은 개인의 개별성과 독창성을 억제시킨다. 자유의 보장은 개성의 신장을 가능하게 해서 사회의 진보에 기여할 뛰어난 개인들을 만들어 내는 데 유리하다. 국가 권력이나 대중의 여론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경우는 국가의 의사나 대중의 여론에 오류가 없다는 무오류의 독단에서 비롯된다.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키지만 한편으로 다수 대중의 무지와 독단에 의해 소수를 억압하는 양면성이 있다. 대의민주주의 시대에 개인은 점점 더 집단 속에 매몰돼 간다. 사회의 간섭에 의한 개별성의 위축은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자유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킨 민주주의가 오히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존 스튜어트 밀은 개인의 자유 못지않게 ‘개인적 덕목’과 ‘사회적 덕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민주주의가 만발할수록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자유의 일정 부분을 스스로 통제해 내야 할 자유민주주의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협소한 이기주의를 벗어나 사회적 연대책임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유민주적 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존 스튜어트 밀의 참뜻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박경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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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iel 2018-03-05 22:22:13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수 없습니다만 국가 안보에 대한 케이스는 어떻게 판단이 될까요?
국민의 안전이 걸린 국가 안보가 우선시 될까요 혹은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 될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