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신 있습니다”
“저는 자신 있습니다”
  • 정용승
  • 승인 2014.04.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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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 이혜훈 최고위원
     

“캐스팅보트 역할? 제가 선두입니다. 여론조사는 당심(黨心)을 반영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후보경선이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사이의 양자대결로 갈 것이라는 일반적(?) 관측을 부정하면서 자신감 찬 어조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들 3명을 둔 ‘슈퍼맘’이기도 한 이혜훈 최고위원은 자신이 왜 서울시장으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 준비된 공약과 정책을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 오늘(24일) 오전 김황식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여하셨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정몽준 후보와는 다정한 모습인데 김황식 후보와는 서먹서먹해 보입니다.

정몽준 의원은 저와 8년 이상 함께 의정활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아버지(김태호 전 의원)와 울산에서 함께 국회의원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또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입니다. 반면 김황식 후보와는 인연이 없으니까요. 오늘 처음 만났습니다.

- 이 사진과 관련해 ‘연합구도’가 생겼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말도 안 됩니다. 제가 본선에 갈 것입니다. 정몽준 의원은 서운해 하시겠지만, 개인적인 것은 개인적인 일이고 선거는 선거니까요.

"중요한 건 당심" 

-여론조사를 보면 후보 세 분 중에서 3위인데, 어떻게 역전시키실 겁니까.

여론조사는 당내경선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당락을 결정할 정도의 비중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당심(黨心)이죠. 당심은 제가 우위에 있습니다. 굳이 여론조사를 역전시킬 필요가 없어요.

-박심(朴心)이 김황식 후보 쪽으로 갔다는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심이 김황식 후보에게 있다면, 왜 박심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하는지 의문입니다. 대통령은 마음만 먹으면 본선도 움직이는 힘이 있습니다. 정말로 박심이 김황식 후보에게 있다면 이미 당내경선은 김 후보가 이긴 거죠. 그렇다면 굳이 밝힐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김황식 후보는 자신의 장점을 행정 경험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울시장은 총리와 전혀 다릅니다. 총리는 속된 말로 남 시키는 일을 하는 심부름꾼입니다. 반대로 서울시장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일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총리직만 하신분이 서울시장직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십니까? 그리고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전(前) 시장들을 서울시장으로서 평가해 보신다면?

세 분 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서울시장을 대권으로 가는 길목으로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시장을 대권 카드로 여긴다면 결국 힘들어지는 것은 서울시민입니다. 혈세를 낭비하게 되기 때문이죠. 대권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이게 돼요. 저는 이런 시장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대권에 전혀 생각이 없습니다.

-이혜훈 최고위원의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대권에 생각이 없다는 게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경제전문가라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여론 조사를 해본 결과, 서울시민의 78%가 일자리, 전월세, 자영업 대책을 바랐습니다. 저는 경제전문가로서 이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용산개발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이 여타 후보들과 다릅니다. 정몽준 후보는 단계적 재추진, 김황식 후보는 신중히 결정인데, 이혜훈 후보는 두바이 식은 반대하지만 방치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 방치는 안 되지만 두바이 식은 반대라는 표현은 애매한데요?

밀어붙이기 식 개발이 아닌 단계적 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용산부지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땅입니다.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고요. 통일 후 통일한국의 서울에 국제기금을 넣을 수 있는 마지막 땅이기에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하지만 전면적으로 당장 개발을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현재 코레일과 드림허브 사이에 토지 소유권 분쟁이 있습니다. 최소한 2심 판결이 나와야 매몰비용을 누가, 어느 정도 분담할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즉 최소 1년 반 동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또 갑자기 밀어붙이게 되면 상권이 붕괴됩니다. 주변에 위치한 용산전자랜드가 현재 공동화돼 있는데, 공실률이 50%정도 됩니다. 반대편 용산 4구역 개발도 공실률이 50%가 넘고요. 만약 이런 상황에서 밀어붙이게 된다면 블랙홀처럼 상권이 빨려들면서 주변은 폐허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변 경제 여건이 성숙했을 때 단계적으로 해야 합니다.

용산, 단계적으로 개발해야 

- 조금 민감한 얘기를 해볼까요. 2010년 사랑의 교회는 서초구로부터 공공도로 점유허가를 받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혜훈 의원이 특별혜택을 주셨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제가 그 문제 때문에 고소까지 생각했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겠습니다. 사랑의교회는 제 지역구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저와 상관없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것 하나만 맞습니다.

- 가족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아드님이 세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요즘 보면 잘나가는 젊은 여성들은 자녀를 하나 혹은 많아야 둘인데 어떻게 셋이나 낳으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슬픈 얘기가 있습니다. 딸을 갖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께 딸을 달라고 빌기도 했죠. 제가 노년에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셋째 아들을 낳고 넷째는 딸을 꼭 낳고 싶었어요.

그 때 남편이 하는 말이 “이 바보야, 보면 모르겠어. 네 번째는 아들 쌍둥이가 나올 거야” 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넷째를 포기했습니다. 그 말만 아니었다면 다섯 아들을 키웠을지도 모르겠네요.

- 30대 여성의 상당수가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그리고 인생의 선배로서 그 분들에게 조언해주신다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30대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직장생활하고, 시부모 모시고, 그 때는 이 땅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사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30대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에 크게 공감하고 있어요. 저는 지금 30대 여성들에게 힘내라고 하고 싶고 지금 이 시기를 지나고 나면 나아질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터널을 지나듯이 나아지더라고요.

30대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게 아이 키우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제가 공약하는 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더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다른 전(前) 시장들도 동네마다 2개씩 보육어린이 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부지가 없다는 변명을 하면서 동마다 2개는커녕 하나도 못 채우지 못했어요. 저는 굳이 새 부지에 새 시설을 만드는 게 아니라, 평소에 자주 쓰지 않은 큰 공간들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여성으로 산다는 것 

- ‘며남’이란 표현 들어보셨는지요? ‘며느리 남편’의 줄임말입니다. 아들이 아닌 며느리가 시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아 일을 잘하고 있을 때, 그 시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들을 ‘며남’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혹시 위원님 부군이 ‘며남’인 것은 아닌지요?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보네요(웃음). 저희 시댁은 전통적으로 가부장적인 집안입니다. 시댁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재미 있는 말이지만 글쎄요, 제 남편이 ‘며남’은 아닌 것 같은데요.

3월 24일 김황식 후보 사무소 개소식에서

-여성 대통령 시대입니다. 일각에서는 굳이 시장까지 여성이어야 하냐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통령이 여성이 된 순간, 이제 남녀를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이제 남녀문제가 아니라 적합한 능력을 가졌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외조하시는 남편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일단 미안하죠. 다른 남성의 경우는 부인의 내조를 받지 않습니까. 제 남편은 내조는커녕 자기 일을 뺏길 정도입니다. 특히 제가 정치권에 나오면서 아이들을 챙기기 힘들었어요. 아이들이 초등학생일 때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학원 시간을 놓치면 남편이 아이들을 챙겨주기도 하고, 선생님들과 상담도 남편이 많이 가곤 했고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동작구)에 이상한 소문이 있습니다. 동작구에 이사 오셨다는 얘기인데요, 이사 온 이유는 동작 을(乙)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라는 것인데….

일단 이사 간 건 사실입니다. 1월에 갔고요, 개인적인 이사였습니다. 저도 그 보궐선거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데요. 보궐 얘기가 나온다는 전제 자체가 제가 시장선거에서 낙선한다는 것인데… 이 말은 지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엄연히 선거법 위반입니다.

서울시장 세가지 비전 

-서울시장으로서 비전을 말씀해주시죠.

경제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서울은 1차 산업을 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2차 굴뚝산업도 마찬가지고요. 결국은 3차 서비스산업을 해야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비전은 ‘관광 의료 금융’ 세 가지입니다.

관광은 한류를 팔겠다는 것입니다. 두바이 사막 한 가운데서 ‘대장금’을 봅니다. 중국에서는 ‘별에서 온 그대’를 6억 명씩 보고 있죠. 콘텐츠를 잘 홍보하면 지금 1100만 관광객을 2000만 관광객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종묘와 청계천이 이어지는 그 자리에 세운상가자리를 철거하고 하늘이 보이는 3만평의 울창한 도심공원을 만들고, 지하 3,4층에 지하도시를 만들어 한류메카를 만들겠습니다.

둘째는 의료입니다. 외국인들이 의료시술을 받으러 한국에 오면 혼자 오는 것이 아닙니다. 몇 명이 따라오죠. 100만 명 환자가 오면 500만 명 관광객이 오는 것입니다. 지금 왜 의료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의사들이 아무리 기술이 있다고 해도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서울시가 나서서 서울시 브랜드 파워, 신뢰, 공신력으로 홍보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의료 수출이 되는 겁니다. 또 4개 권역에 거점시설을 만들어서 메디텔을 세울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서울을 금융허브로 만들 것입니다. 하나의 금융회사만 있어도 외국 금융회사 자금은 엄청나게 들어옵니다. 현재 중국이 G2가 됨으로써 위안화가 세계로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금융기관들은 위안화를 보고 중국으로 들어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세계를 다니면서 금융기관을 서울에 유치할 것입니다. 서울의 이점을 홍보할 것입니다. 서방금융기관들이 중국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아시아 지역권, 중국 금융기관들이 해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해외본부를 서울에 만들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한국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새누리당 후보는 본선경쟁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야권연대는 이제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중도후보가 되어야 본선에서 중도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두 노장 후보는 강력한 우파입니다. 중도표를 가져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박원순 시장보다 젊은 후보, 여성후보, 가장 개혁적 보수인 이혜훈만이 중도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가장 인지도가 낮다? 인지도는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박 시장과 똑같이 됩니다. 자신 있습니다.

인터뷰 / 황성준 편집위원
정리 / 정용승 기자 jeong_fk@naver.com
사진 / 주동식 객원기자 dschiew119@daum.net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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