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 연방상원의원 탄생할까
한국계 美 연방상원의원 탄생할까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1.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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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도전하는 유진철
 

오는 5월 20일 미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후보 경선)를 앞두고 있는 한국계 유진철(미국명 Eugene Yu) 후보는 미 연방 상원의원을 꿈꾸고 있다. 현재 유 후보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지난해 10월 치른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 1차 모의투표에서 그는 2만3000여명의 투표인 중 57%인 1만3000여표를 획득해 1위를, 또한 지난 12월에 치른 2차 모의투표에서도 47%를 획득해 압도적인 표차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조지아주의 표심은 비교적 공화당에 유리한 편이다. 부시 전 대통령 재임 말기였던 지난 2006년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오바마 집권 이후 2년 뒤 치러진 2010년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승리한 바 있다. 당내 경선만 승리한다면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 탄생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안보 강연회를 위해 잠시 방한한 유 후보는 지난 1월 9일 서울 반포 메리어트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자신이 예상을 깨고 유권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배경에 대해 “현재 미국인들이 직업 정치인들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편에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정치인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전쟁이 휴전한 1953년 서울 가회동에서 태어난 그는 1972년 온 가족과 함께 미 조지아 주의 어거스타로 이민을 떠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리치몬드 카운티 지역의 소방관이 됐으며 동시에 어거스타 대학에서 형사행정 및 응용범죄학을 전공했다.

이후 그는 ROTC에 지원, 미 육군에 입대해 모국인 한국 근무를 자원해서 주한미군 헌병장교로 복무했다. 제대 후 다시 어거스타로 돌아온 그는 군대 경험을 살려 리치몬드 카운티 경찰관이 됐고 약 5년간 근무했다. 그뒤 군수물자 회사인 ‘컨티넨탈 밀리터리 서비스’에 취직한 그는 1994년 회사의 CEO 자리에 올랐다.

“당선되면 공립학교에 십계명 복귀시킬 것”

유진철 후보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는 “미국이 그동안 기독교 정신을 많이 상실한 것 같아서 대단히 안타깝다”며 “미국은 사실 청교도인들이 세운 나라고, 헌법 등 모든 것이 성경을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방 상원의원이 될 경우 희미해진 기독교 정신을 살리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구체적으로 유 후보는 “현재 무신론자들에 의해 십자가와 십계명과 기도문이 미국 전역에서 푸대접을 받고 있는데 만약 내가 연방 상원의원 후보가 된다면 모든 공립학교에 다시 기도문과 십계명을 복귀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그는 미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여러분의 조부모들이 한국에 와서 복음을 전파했는데 당신들이 그 복음을 미국에서 다 없애려고 하고 있다. 이제 내가 미국에 와서 다시 복음을 복원시키려고 하니 묘한 상황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많은 미국인들이 감동하고 호응한다는 게 유 후보의 주장이다.

 

모의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공화당 소속의 조지아 주 현역 상원의원이 정계 은퇴를 했다”며 “초반에는 내가 하위권이었지만 지지세를 넓혀가면서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예비후보가 8명인데 나를 제외한 7명이 모두 백인들이라서 표가 서로 분산되면서 내게 유리한 선거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유진철 후보의 선거 구호는 “A vote for Yu is a vote for you”다. 유진철에게 던지는 한 표가 당신을 위한 한 표라는 의미다. 자신의 성씨인 ‘Yu’와 영어의 ‘You’를 연계시킨 참신한 구호다.

한국인에 호감 높은 조지아 주, 승산 커

유 후보에 따르면 조지아 주는 한국인들에 대한 호감이 특히 높은 지역이다. 기아자동차 공장이 가동되고 있고 70여개 협력업체도 함께 와 있다.

유 후보는 “도시 전체, 특히 조지아 서쪽의 분위기는 1900년대 초반 골드러시에 버금갈 정도로 활기가 차고 대규모 투자를 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준 한국인들에 대해 호감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조지아 주의 한 고속도로엔 “한국 회사를 보내주셔서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린 적도 있다.

그는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무리한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유 후보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총 17조달러에 달하는데, 오바마케어 등 무리한 복지로 재정이 더 악화되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결국 모든 복지비용은 세금에서 나오는데 비대하게 커진 중앙정부를 줄이고 국민들의 부담을 감소시키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국인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지난 제24대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을 지낸 유 후보는 한인회 일을 하면서 한국전쟁 당시 참전한 미군 용사들에게 ‘자유의 메달’을 증정하고 어거스타 시내 한복판에 참전 희생자들을 위한 ‘한국전쟁 기념탑’을 건립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 보국훈장, 미 국방장관 표창,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 등을 받으며 그 공로를 널리 인정받았다.

유 후보는 메리어트 호텔 안보강연회에서 “대한민국이 이미 선진국에 반열에 올랐다는 건 확실한데 선진국 국민이라면 공권력과 법과 상식을 인정해야 한다”며 “UN 사무총장을 낸 나라가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불법 폭력시위를 하는 건 국제적으로 창피한 일”이라고 소신 발언도 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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