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민주주의 위해 미국 공산당과 연대?
[단독] 한국 민주주의 위해 미국 공산당과 연대?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4.01.1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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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6일 LA에서 열린 '6.25 전쟁 정전협정 60주년 평화협정 촉구 촛불 집회'에서 시위하는 노동자세계당 전위조직인 IAC 소속 미국인들

지난 12월 22일 저녁 필라델피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선거로 당선됐다며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물러나야 한다는 한인들의 시위가 있었다.

뉴욕, 뉴저지, 워싱턴 DC 등에서 온 40여명의 한인들은 이날 박 대통령 사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국가정보원 해체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위는 지난 여름부터 미국 내 소수 좌파성향의 한인들로 구성된 단체들이 중심이 돼 미국 주요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반대 시위의 일환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9일 LA에 시위를 가진 데 이어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시위를 벌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이들이 남조선괴뢰집권자 퇴진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필라델피아 시위에는 크리스 호프너(Hoeppner)라는 한 미국인이 참석했는데 이 시위를 보도한 한 온라인 매체는 그를 미국 사회주의 노동당(Socialist Workers Party, SWP) 당원이자 미국 철도 노조원으로 한국의 민주화와 철도노조의 총파업에 강한 연대를 보내기 위해 자리를 같이 했다고 소개했다.

호프너는 이날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어제 한국에서 있었던 민주노총의 경찰 침입 사건도 알고 있고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러한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발언하며 한국의 철도노조에 강한 지지와 연대를 표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내서 이어지고 있는 종북시위, 왜?

올해 63세의 크리스 호프너는 미국 철도노조원이 아니라 해고된 정육업자이고 사회주의 노동당에서 40년 정도 활동한 사람이다. 그는 2005년 시애틀 시장선거, 2011년 뉴욕 연방하원 보궐선거에 사회주의 노동당 대표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호프너는 주한미군 등 해외주둔 미군을 제국주의 군대라며 이들의 철수와 미국 내 사회복지 전면 확대, 도로·교량사업 등을 통한 노동자 고용 확대 등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노조들의 파업 현장에 참석하며 미국에서 거의 무시되고 있는 사회주의 노동당의 존재를 보이기 위한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 노동당의 기원은 1938년에 세워진 미국 공산당이다. 이들은 스탈린식 소련에 반대하는 레온 트로츠키 노선을 따르면서 세계 공산화 혁명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LA에서 열린 ‘6.25 전쟁 정전협정 60주년 평화협정 촉구 촛불 집회’도 미국 공산당과 연대해 이뤄진 시위였다.

LA에서 운영되는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당시 시위는 친북좌파성향의 ‘진보의 벗’, ‘사람사는 세상’, ‘범민련미주위원회’, ‘미주동포 서부연합’ 등과 미국 단체인 IAC(International Action Center)가 주축이 돼 이뤄졌다.

IAC는 막스-레닌 사상을 신봉하는 공산당인 ‘노동자세계당’(Workers World Party)의 전위조직이다. 노동자세계당은 1959년 사회주의 노동당에서 분파한 이른바 극단적 좌파 정당이다.

당시 샘 마시와 그의 추종자들은 1956년 소련의 헝가리 침공을 반대한 사회주의 노동당 지도부를 비난하고 소련의 침공을 지지하면서 사회주의 노동당을 떠났다. 그들은 노동자세계당을 세운 후 중국의 천안문 학살, 김정일 정권 등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왔다.

작년 12월 22일 필라델피아 시위에 참석한 사회주의 노동당의 크리스 호프너

노동자세계당을 세운 샘 마시는 1994년 북한 김일성이 죽자 김정일 앞으로 애도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김일성은 반제국주의의 투사이자 사회주의의 영웅이라며 그의 지도력 하에 한국인들은 일제 식민 지배에서 벗어났고 미 제국주의 군대로부터 승리를 얻었다고 밝혔다.

당시 시위를 준비한 한인단체들은 LA에 소재한 IAC 지부 사무실에서 준비 모임을 가졌고 IAC의 LA 지부 핵심지도자인 존 파커(Parker)와 매기 바스카세노(Vascassenno) 등이 주도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존 퍼커는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노동자세계당 후보로 출마했고 자신들의 기관지를 통해 북한 정권과 김정일을 지지했으며 매기 바스카세노는 2003년 북한 정권 초청으로 방북했으며 IAC 현 대표인 램지 클라크는 지난 7월 27일 소위 ‘전승절’ 기념식에 북한 정권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다고 저널은 소개했다.

미국 내 공산 및 종북 세력들을 20년 넘게 연구해온 로렌스 백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시위한다는 한인들이 김정일 정권을 지지하는 미국 공산당들과 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사회에서 극단적 진보학자로 논란이 큰 노암 촘스키 MIT 명예 교수와의 연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촘스키 교수는 12월 24일 이메일을 통해 ‘남한 정부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저항과 노동자들의 인권을 수호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지지의 뜻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노암 촘스키와의 연대

그는 지난 9월 27일 한국 정부에 7개 항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 거짓 혐의로 체포된 이석기 의원 및 통합진보당의 인사들을 석방하라

2. 지난 6월의 단속으로 체포된 범민련 소속 통일운동가들을 석방하라

3. 이석기 의원을 해임하려는 모든 조작들을 중단하라

4. 통합진보당을 해산하려는 모든 시도들을 중단하라

5. 시민 탄압의 수단으로 전락한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6. 국정원의 내정 개입 및 민간인 사찰을 즉각 금지하라

7. 대선 개입 및 증거 조작의 국정원 책임자를 조사하고 법대로 처벌하라

촘스키는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가 학살한 캄보디아인이 300만명이나 된다는 것은 부풀려진 것이라며 크메르 루주 정권을 지지해 논란이 됐다. 그는 1979년 유대인 학살사건인 홀로코스트를 거짓말이라고 말해 처벌을 받은 로버트 파리슨 프랑스 리온대학교 교수 등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사람들을 지지해 역시 논란이 됐다.

촘스키는 반유대주의는 특권층 유대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고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유럽인들이 아시아를 떠나게 해 수백만명의 생명을 살렸으며 (여러 나라가) 미국의 폭정과 폭력 아래 있는 것을 볼 때 러시아 지배 하의 동유럽이 천국이었다고 말하는 등 반유대, 반미, 친공산적인 궤변으로 미국 사회에서 논란이 돼 온 인물이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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