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의 기적’ 아가페타운을 소개합니다
‘가평의 기적’ 아가페타운을 소개합니다
  • 이원우
  • 승인 2013.10.08 10:41
  • 댓글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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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발달장애인 전문교육기관 아가페타운에 가다
 

경기도 가평은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들이 MT를 가기 위해 한 번씩은 들르는 곳이다. 청춘의 에너지가 감도는 이곳에 ‘조금 특별한 학교’가 있다. 발달장애인들을 전문 인력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교회가 2006년 건립한 호산나대학이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하천리에는 ‘아가페타운’이라는 이름으로 호산나대학의 캠퍼스가 1만227평(3만3180㎡)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2009년 10월 10일 건립 4주년을 맞는 호산나대학 아가페타운을 직접 탐방했다.

장애인학교의 편견은 곧 깨지고…

일과는 아침예배와 함께 시작된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60여명의 학생과 통학하는 9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각자 수업을 받으러 나선다.

장애인학교인 만큼 우울한 분위기가 지배적일 것이라는 편견은 금방 깨진다. 어딘지 모르게 들떠 있는 학생들은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각자의 교실로 분주하게 흩어진다. 그 중에는 ‘캠퍼스 커플’도 있었다. 아가페타운은 중고등학생을 위한 대안학교 또한 운영하고 있다.

호산나대학은 교양학부, 전공학부, 전공심화과정으로 나뉘어 특성화 교육을 실시한다. 건물 내부에는 다양한 형태의 교실이 있다. 그룹활동실에서 타악기(난타) 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있고 중강당에서는 체육 수업이 진행됐다. 서비스학과 실습실에서는 제빵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제빵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 아니라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료의 질감과 무게 등 물리적·수학적 감각을 익히는 것이 주목적이다.

 

‘도서관 이론과 실무’ 수업에서는 실제로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가르치고 있다. 도서관은 호산나대학 졸업생들이 사서로 특히 많이 진출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 수업은 중요하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사무자동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종림 씨는 “도서관 업무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들을 가르친다”고 밝혔다.

신문과 영화를 통해 수업하면서 그 속에서 생활 속의 규칙과 단위들을 배우는 수업도 진행 중이었다. 수업 당 학생은 많아야 10명 선. 1:1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면접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가상 면접을 치르는 과정을 녹화해 세부적으로 분석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결국 아가페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의 ‘실질성’이다. 당장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가르친다. 정상적인 학생들과 섞이기에는 다소 벅차지만 조금만 도와주면 자립할 수 있는 발달장애 학생들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교육이다.

“학생들 건강한 시민으로 기를 것”

200억 원이 넘게 투입된 학교의 건립은 서울교회가 도맡았다. 아가페타운이 건립된 2009년 서울교회는 한 해 동안 걷힌 헌금의 72.4%를 온전히 선교와 구제활동에 사용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아가페타운은 교회 창립 때부터 ‘선교, 교육, 구제’의 모토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이종윤 원로목사의 목회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기관이다.

이종윤 목사의 교육모델을 교육현장에 접목시킨 것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해 보스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동귀 부학장이다. “호산나대학의 교육과정은 차원이 다르다”고 자부하는 이 부학장은 ‘자립’으로 아가페타운의 교육철학을 설명했다.

 

“이곳에 있는 아이들은 국가가 보조하는 중증 장애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적인 학생도 아닌 사각지대에 속해 있습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특화된 교육이 필요하고,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이들은 얼마든지 자립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살아가는 기술’을 가르쳐 당당하게 세금을 내는 시민으로 양성하고 있어요.”

이 부학장은 얼마 전 학부모로부터 받았다는 한 통의 이메일을 건넸다. 정종필 학생의 부친인 정봉식 학부모는 학교로 보낸 메일에서 “우리 종필이도 이 사회의 어엿한 일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실습에서 취업 대비 훈련을 받고 교내 매점과 카페 운영에 참여하면서 돈에 대한 개념과 사용법을 익혔다”고도 했다.

호산나대학은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정종필 학생의 그림을 공모전에 제출해 주고 각종 전시회 등에 그림을 판매하는 데 도움을 줬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움츠러들어 있었던 정종필 학생은 현재 우체국에 취직해 주말이면 볼링과 수영을 즐기는 어엿한 시민으로 거듭났다. 이 부학장은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며 웃었다.

호산나대학의 취업 수준은 다른 어떤 교육기관 못지않다. 대부분의 발달장애 학생들이 주로 단순 작업을 하는 직군으로 취업되는 반면 호산나대학 졸업생들은 국가기록원을 비롯한 관공서와 도서관, 노인요양원, 롯데시네마, KBS 총무과 등에 취업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자립’에서 ‘독립’으로

일반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호산나대학으로 와 2년째 취업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백지현 씨는 “최근엔 회사에서 먼저 호산나대학 졸업생들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밝혔다. 고용유지율이 매우 높은 점도 각 직장에서 호산나대학을 선호하는 이유가 되었다. 이것은 짙은 그늘이 드려져 있던 발달장애 학생들의 가정이 회복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점심시간엔 캠퍼스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방문했다. 학생들이 직접 커피를 만들고 서빙까지 하고 있었다. 휴대폰을 확인하며 깔깔대는 모습이 여느 카페의 풍경과 같았다. 이곳은 불쌍한 사람들이 모여서 운명을 비관하는 우울한 공간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생들이 MT를 가기 위해 한 번씩은 들르는 경기도 가평에서, MT보다 훨씬 놀라운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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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rielle 2015-02-28 17: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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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2015-02-28 17: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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