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젠틀맨 뮤비"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젠틀맨 뮤비"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4.12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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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2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기준 1위 -

-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12일 0시(한국시각)를 기해 119개국에서 공개되었다. 순식간에 국내 음원차트를 휩쓴 건 예상된 결과였다. 한때 그가 ‘엽기’의 아이콘이었음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 노래를 들어본 사람들의 평가는 분분하다. ‘강남스타일’보다 신나는 느낌이 덜하다는 반응이 많다. 드럼 비트 기준(BPM)으로는 ‘젠틀맨’이 더 빠르지만 귓가를 맴도는 신디사이저 변조음은 ‘강남스타일’이 훨씬 빠르고 역동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젠틀맨’에는 멜로디 라인이랄 만한 것도 거의 없다.

- 가사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국제가수가 된 싸이의 입지에 걸맞게 ‘젠틀맨’에는 외국인들이 따라 하기 쉬운 말들이 다수 포진되었다. “알랑가몰라”, “-말이야”, “마더 파더 젠틀맨” 등이다. 의미보다는 발음에 신경을 썼기 때문인지 정작 한국인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다.

- 따져보면 ‘강남스타일’이라고 해서 가사가 세심하고 훌륭했던 건 아니다.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 왔던 10년간의 싸이를 생각하면 그다지 창의적이라 말하기도 힘든 곡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스타일’이 국내외에서 엄청난 히트를 한 건 다른 건 제쳐두고 일단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3년 4월 12일 오후 2시까지 사람들은 ‘젠틀맨’에서 확실한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눈치다. 귀로 듣는 음악만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 오후부터 ‘젠틀맨 뮤비’가 검색어 상단을 장악한 것은 이제 사람들의 관심이 뮤직비디오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조수현 감독의 코믹한 뮤직비디오야말로 싸이 광풍의 핵심이었다는 걸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MBC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가인이 참여했다고 하니 한국인들을 만족시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웃음’이라는 현상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타이밍의 문제다. 웃음의 비밀은 상대방의 타이밍을 성공적으로 빼앗아 오는 데 있다. 그런데 상대방이 나를 웃기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청중의 마음에는 아무래도 방어벽이 처질 수밖에 없다.

- 신곡 공개시기를 카운트다운하며 기대감을 고조시켰던 싸이(YG엔터테인먼트)의 이번 행보는 자칫 대중들의 실망감을 유발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지는 않다. “어디 한 번 웃겨보라”는 사람을 웃기는 것보다 힘든 일은 없는 것이다.

- 1년 새 판이하게 달라진 싸이의 입지가 그다지 ‘우습지’ 않다는 아이러니도 있다. ‘강남스타일’이 사람들을 웃겼던 건 그가 전혀 강남스타일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에 ‘젠틀맨’이라는 코드를 들고 나온 것도 비슷한 언밸런스를 추구하는 시도였을지 모른다.

- 다만 이제 70억의 가수가 되어 한국 대중음악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싸이는 ‘젠틀맨’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처지가 돼 버렸(?)다. 한 개인으로서는 더없이 훌륭한 변화지만 개그 코드로서는 중요한 자산이 손실된 상황일 수도 있다. ‘젠틀맨’의 뮤직비디오와 안무에는 모든 것을 뛰어넘을 만큼 강력한 요소들이 담겨 있을까?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손가락으로, 대한민국은 ‘젠틀맨 뮤비’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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