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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 역(逆)이 정답은 아닐까.
- ‘국회입법예고’가 주요 검색어로 떠오른 이유는 10위의 ‘차별금지법’과 관련이 있다. 지난 3월 26일 입법예고된 차별금지법은 4월 9일부로 예고가 종료되었다. 그동안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pal.assembly.go.kr)에서는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됐다.
- 10일 오후 3시 현재 웹사이트에 게재된 의견은 10만 6천여 건. 약 90%가 반대 의견을 등록했다. 특히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흔히 눈에 띈다.
- 차별금지법이 지향하는 평등이 동성애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 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및 가족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전력, 보호처분, 성적지향,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이 전부 차별금지법의 주제다.
- 이 중에서 종교에 대한 차별금지는 기독교를 위시한 종교계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각종 이단과 사이비종교들에게 활동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 교계의 설명이다. 20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차별금지법 반대 범국민연대’는 9일 국회 앞에서 시위를 가졌다. 약 3만 명의 반대자 서명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전달됐다.
- 세 가지 종류의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의 면면은 의미심장하다. 통합진보당 김재연과 민주통합당의 김한길, 최원식 의원 등이다. 김재연은 이미 숱한 종북 논란을 야기한 인물이다. 김한길은 이 논란을 가장 앞줄에서 비판한 인물이다. 최원식은 “차별금지법은 종북세력과 관련이 없다”고 반론을 편 인물이다.
- 분명한 것은 이들이 일련의 처리를 새누리당과 관련 없이 진행했다는 사실이다. 차별금지법안에 대해서는 공청회도 없었을 뿐더러 여당 의원은 단 한 명도 발의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것은 새누리당, 나아가 그 정당을 여당으로 만든 유권자들에 대한 차별은 아닌가?
-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삶이 불평등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세상이 불평등할지언정 자신의 힘으로 장애를 딛고 넘어서는 데에 인간의 참된 영광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발의자들의 바람대로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들 그들이 바라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은 오지 않는다. 그 대신 오는 것은 내가 누군가를 차별하지나 않았을까 우려하며 자신을 검열하는 전체주의 사회일 따름이다.
- 한 사회의 법은 기본적으로 관습이 명문화된 결과다. 법 몇 줄로 관습을 바꾸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권력의 맛에 취해 전후구분에 혼동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앞으로 당신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말이야말로 그 차별을 딛고 일어서려는 누군가에게는 민폐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법이 없는 곳이 오히려 앞으로 더욱 건강해질 여지가 남은 국가 아닐까. 대한민국은 ‘국회입법예고’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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