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 가장 완전한 사랑의 관계
엄마와 딸, 가장 완전한 사랑의 관계
  • 미래한국
  • 승인 2013.03.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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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의 문화공감
 

딸이 나처럼 살지 않길 바라는 엄마, 지칠 줄 모르는 엄마의 간섭이 피곤한 딸, 엄마와 딸은 세상에서 가장 친하지만 끊임없이 갈등하는 관계이다.

“엄마처럼 살진 않을 거야!” “딱 너 같은 딸 하나만 낳아 봐라!” 일상에서는 엄마와 딸의 독설이 수시로 부딪치지만 그것 또한 진한 사랑의 표현이다.

신달자 시인의 <엄마와 딸>(민음사)과 가수 인순이의 <딸에게>(명진출판) 이 두 권의 책이 엄마와 딸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엄마와 딸>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해서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마무리한다. 결혼 9년 만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을 24년간 수발한 신달자 시인은 시어머니와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암 투병을 하면서도 세 딸을 굳건하게 키웠다.

시인은 화려한 삶 뒤에 감춰진 처절한 고통의 나날들을 견디며 절망의 늪에서도 희망을 건져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엄마’와 ‘딸’ 때문이었다고 고백한다. <엄마와 딸>에는 삶과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고통을 이겨 낸 절절한 기록이 담겨 있다.

가수 인순이의 <딸에게>는 연예인이 아닌 엄마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서른여덟의 나이에 아이를 가졌을 때 딸이 자신의 외모를 닮지 않기를 바랐던 마음, ‘혈관종’이라는 낯선 병명을 가진 아이를 눈물로 바라보며 혹시라도 딸을 잃을까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새웠던 기억, 유명 연예인이라는 신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를 들쳐 업고 마트에 장을 보러갔던 억척 엄마의 모습 등을 잔잔하게 담았다.

 

다문화 1세대로 다문화 케어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순이는 꾸준히 소외된 이웃을 도왔고, 다문화학교 설립을 앞두고 있다. 딸 박세인은 엄마의 바람대로 잘 자라 지난해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에 입학했다.

신달자 시인은 엄마와 딸을 물질적‧감정적 계산이 없고, 정신적‧육체적 통증에다 영혼의 통증까지 갖춘 관계라고 정의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질기고 가장 치열하고 가장 완전한 사랑은 엄마와 딸의 관계라는 것이다.

인순이는 딸을 ‘배꼽을 같이 썼다가 탯줄을 자르는 순간 분리되었지만 온전한 한 사람이자 분신’이라고 정의하면서 ‘목숨도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존재, 영원히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두 권의 책은 엄마와 딸, 즉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관계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신달자 시인과 가수 인순이는 ‘글쓰는 엄마, 노래하는 엄마’라는 타이틀로 독자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진다. 인터넷교보문고가 주최하고 지식소통가 조연심이 진행하는 이 행사는 3월 16일 오후 1시 광화문 KT아트홀에서 열린다. 딸로 태어나 엄마가 돼 딸을 키우는 시인과 가수의 진솔한 이야기가 준비돼 있다.

편집위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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