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특히 서울시장, 성남시장, 노원구청장을 특정하며 “반드시 퇴출해야 합니다”라고 트윗했던 더코칭그룹 정미홍 대표에 대해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검찰에 고소장까지 제출한 상태다.
맞바로 “아쉬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다”고 받아친 정 대표를 보며 어떤 이들은 ‘우파의 투사’라 말했다. 반면 어떤 이들은 그녀의 과거 경력을 지적하며 ‘변절자’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정미홍 대표를 만났다.
“나는 그저 대한민국파”
-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종북 성향’ 발언 이후 후폭풍이 거센데요.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입으신 타격이 클 것 같습니다. 어떠십니까.
"타격이라기보다는 그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고 볼 수 있겠죠. 안쓰럽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를 두고 ‘극우’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도 들리는데, 많은 분들이 아실 거예요. 극우라는 건 자기들의 이념을 위해 폭력과 살인도 불사하는 아랍의 교조주의 같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죠. 나는 극우도 아니고 극좌도 아니고 ‘대한민국 파’일 뿐이에요.
살아오면서 정치적인 발언이나 행보에 참여한 적도 있었지만, 지인이 선거에 출마한 거 도와주는 정도를 제외하면 저는 나라 발전을 생각했을 뿐 좌우익이나 개인적 영달을 위해 움직인 적은 없어요. 스스로에게 떳떳하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좌절하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코칭을 담당하는 회사 차원에서 영향이 있긴 한데 그건 자연스러운 면도 있어요. 어느 조직이든 서로 다른 생각 가진 사람 공존하기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람과 일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거든요. 옳은 소리를 했는데 그게 옳은지 모르는 현실이 안쓰러울 따름입니다."
- 정 대표께서 지난 1995년 민주당 조순캠프에서 활약했던 경력이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근 20년 전 얘기죠. 그 얘기를 하려면 그 때 상황을 알아야 해요. 당시는 그 이전까지 야당이 어떤 선거에서도 이긴 적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 여당이거나 최소한 여당하고 연대를 해야만 이겼어요.
그런 와중에 최초로 지방자치제 선거를 하는 국면이었는데, 저는 지자체 선거는 축제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야당도 큰 선거에서 한 번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애초에 정치로 나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입당을 해야 한다면 안 하겠다고 했었어요. 그랬더니 그 당시 민주당에서 입당할 필요 없다고 얘기했었고, 다만 사람이 너무 없어서 힘드니 여성 대변인을 세워보고 싶다는 얘기만 했어요. 비정당원 대변인, 여성선대본부 대변인은 아마 저 혼자일 겁니다.
선거가 성공적으로 끝난 다음엔 칩거하고 책을 썼지 정당이 뭔지도 몰랐어요. 시장님이 도와 달라고 하시는데 돕는 게 도리 아닌가 싶어 자리 불문하고 시청으로 들어갔죠.
원래 3급 자리를 준다는 걸 이해찬이라는 인물이 결사반대를 하는 바람에 초봉 89만원의 4급으로 들어갔지만 저는 상관없었어요. 거의 2년간 몸 바쳐 일하면서 서울시 마크나 문화재 외관조명부터 인터넷 인프라까지 외부 협찬 따내면서 진짜 열심히 일했어요."
- 1997년에는 사표를 내셨는데요.
"시장님이 대선을 나간다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혼자 반대했죠. 시민들하고 한 약속을 지키라는 거였습니다. 근데 오히려 제가 측근들 사이에서 왕따가 된 거예요. 그걸 깨달은 순간 바로 사표 내고 나왔죠. 애초부터 시장님 잘 되라고 간 거였지 제가 공무원 되려고 고생할 게 뭐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 현재는 여당 주변에서 열심히 활약 중이신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새누리당으로부터 영입 제의가 왔을 때 응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였습니다. 이 땅에서 전교조를 없애야 된다, 나꼼수와 같은 자들을 용납하면 안 된다, 그게 제 생각이었기 때문에 총선에서도 도왔던 거예요. 법을 바꾸고 사람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그럴 수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하니까요.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은 전교조 퇴치”
- 전교조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군요.
"저는 전교조가 출범할 때 박수 치고 후원금 낸 사람이에요. 참교육을 하겠다고 했으니까요. 선생님이 노조를 만드는 건 반대였지만 교육이 무너져가고 있는 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취지에 찬성했어요. 이건 박근혜 당선인도 당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랬는데 제가 대학원을 다니고 모교와 교류하는 과정에서 전교조 교사들의 행태를 본 거죠. 방송활동하면서 주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원래도 기자 지망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이는 게 있었거든요.
그랬는데 이 사람들이 초심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학교를 편향적으로 몰고 간다는 확신이 들면서 절실한 분노를 느꼈어요. 요즘 제 트윗을 보면서 사람들이 무슨 대단한 운동가마냥 얘길 하지만 진짜로 하고 싶은 건 전교조 퇴치예요.
저를 욕하는 사람들은 “현 정부에서 한 자리 하려고 나팔을 분다”는 둥 얘기하지만 상식적으로 현 정부가 뭐 하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저 같은 사람을 쓰겠습니까? 한 자리 하려고 생각하면 지금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이력서 붙들고 밤마다 사람들 만나고 돌아다니고 있겠죠. 말이 안 되는 얘기에요.
저는 다만 전교조 문제를 포함해서 한국 사회가 붙들어야 할 가치를 올바르게 제시하는 일을 하고 싶을 따름이고, 도움 되는 일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 지금은 직접 정치를 하실 의향도 있으신 건가요?
"이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이 사회에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게 정치가 됐든 사회운동이 됐든 그 일에 신념과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고 뭔가 행동에 뒷받침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경제도 어렵고 다들 자기 주머니만 생각하는 것 같지만 저는 한국인들이 그렇게 자기 주머니만 생각하는 민족은 아니라고 봐요. 사회가 분열되고 시끄러운 것조차 특유의 힘이자 에너지라는 거죠.
다만 그 에너지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 하는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우리가 가진 문제들을 냉정한 눈으로 나쁜 건 나쁘다고 말할 수 있으면서도 늘 긍정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거예요.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기준과 믿음 없어지면 다 같이 망하자는 거니까요."
- 그 근본적인 가치라는 건 뭘까요.
"우리가 지켜야 될 가치는 궁극적으로 법질서, 법치주의죠. 요즘 종북 문제로 시끄럽지만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게 과연 헌법정신에 맞는지부터 물어야죠.
호시탐탐 공격을 일삼고, 협박하고, 어떤 협의든 수틀리면 파기해서 사람들을 불안케 하는 북한정권집단에 유리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종북이지 그럼 뭡니까? “빨갱이로 몰았다”고 하는데 심지어 순수공산주의에서도 변질된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은 빨갱이로 불릴 가치조차도 없어요."
“종편채널 전문성 부족하고 편향적”
- 언론인 출신으로 최근 방송출연도 자주 하셨는데요. 종편 문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종편이 대선에서 보여준 긍정적인 측면을 꼽자면, 지난 선거 때 정치에 대한 프로그램을 많이 방영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인 부분이 있어요. 그 부분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들에게 가치를 제시하는 역할에서 명백히 실패하고 있다고 봐요. 방송을 진행하는 사람들조차도 공부가 안 돼 있고 팩트에 취약해요.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현재의 종편은 박근혜 정권을 깎아내리려고 작정한 상태입니다. 모든 채널이 反박근혜예요. 새 정부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만만하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이죠."
- 대선 당일 MBN이 좌-우 성향 패널을 16:6으로 채운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하신 적도 있는데요.
"저는 종편출연을 할 때 MBN을 우선으로 나갔었어요. 하루 종일 토론을 하니까 시청률이 가장 높았거든요. 그런데도 너무 좌경이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니까 오히려 거기만 나갔어요. 심지어 생방송 중에 국민들 호도하지 말라고 얘길 했을 정도예요.
그런데 MBN은 어떤 일까지 했냐 하면 방송 보면서 시청자들이 보낸 저에 대한 욕을 하는 문자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거르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어요. 선거 당일에도 아직 투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거의 일방적인 이야기들을 내보냈죠. 이게 맞는 거냐고 저는 물은 겁니다.
이런 문제 지적하면서 앞으로 MBN 안 나간다고 얘길 했더니, 얼마 후에 부부문제 다루는 엉뚱한 프로그램에서 꼭 모시고 싶다고 섭외전화를 하더군요. 그런 게 저는 더 웃기다는 거죠."
- 박근혜 정부는 소위 말하는 ‘허니문’ 없이 역풍을 뚫고 출범하는 셈인데요.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요.
"저는 이 사회를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세력이 있다고 봐요. 그건 反MB세력이 아닙니다. 反대한민국 세력이에요. 그들이 反MB세력을 이용한 거죠.
저는 결코 이념적으로 치우치는 걸 원하지 않아요. 저를 두고 ‘정다르크’니 ‘우파의 투사’니 하는 것조차도 저는 거부합니다.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잘 정비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법체계를 잘 지켜나가길 바랄 뿐이에요. 후진국과 선진국의 차이는 결국 법치주의잖아요.
박근혜 정부가 요즘 같은 불황에서 경제에 대해 큰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다고 보고요. 어떤 기득권과도 빚이 없는 게 박근혜 정부니까 법치주의만 확립해도 박수 받으며 퇴임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인터뷰 /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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