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출신 오진하 지미프로덕션 감독이 연출해 북한의 기독교 탄압 현실을 고발한 뮤지컬 <그날까지(언틸더데이)>가 지난 연말 문화일보홀에서 공연돼 관객들이 눈물바다가 되는 등 호응이 있었다. 오진하 감독을 만나 공연을 하게 된 취지를 들어본다.
- <언틸더데이>는 어떤 작품입니까.
북한사회와 주민의 일상을 통해 그들의 사랑과 슬픔 그리고 희망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기독교를 접한 북한 주민이 혼자만 알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전파하려다 발각돼 체포된 후 겪는 고초를 다룬 내용입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 이런 사건과 유사한 사실을 여기에 관련됐던 사람으로부터 직접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종교를 금지하는 북한체제에서 살았기에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탈북해서 보니 기독교를 믿는다고 그토록 끔찍하게 탄압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종교가 금지된 북한사회 반영
- 이번 공연은 어떤 동기로 하게 됐는지요?
이 작품은 제가 6번째 연출자입니다. 1차부터 5차까지 남한 출신 연출가가 참여해 무대에 올렸는데 북한의 현실에 대한 묘사가 부족, 작품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이에 ‘언틸더데이’ 제작자이고 극본을 쓴 희원극단의 김희원 대표가 저를 찾아와 연출해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이 작품을 보고 직접 각색해서 올리게 됐죠.
- 북한에서 특수기관에서 일했던 것으로 아는데 이 분야가 생소한 것이 아닌가요?
연극에 관해서도 공부한 경험이 있습니다. 북한의 사정도 잘알기에 연출을 맡긴 것 같습니다.
- 공연은 얼마나 했고 참여 인원과 준비기간은
10월 23일 목회자를 비롯한 교계 지도자,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처음 공연했고 10월 26일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무대에 올렸습니다.
31일까지는 문화일보홀에서 관심 있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무료 초청 공연을 했습니다. 이후 12월 30일까지 매일 1회, 토요일은 2회 공연했습니다. 배우는 프로 8명, 신인 10명 등 18명, 스탭까지 30명이 참여했습니다.
- 제작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습니까.
애당초 상업적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에게 북한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로 한 공연입니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교회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아가며 할 수 있었습니다.
- 관객들 반응이 대단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공연 전에 5차까지 본 사람들은 다른 내용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잘 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6차 공연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렸고 이를 본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 입소문으로 전해져 관객이 늘어났죠. 나중에는 예약해야 할 정도가 돼 관람료를 받았습니다.
공연이 끝난 지금도 언제 다시 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옵니다. 뮤지컬을 본 관객들이 가슴이 아프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북한 상황을 실제 사례를 재현한 것을 보고 생생하게 느꼈다는 얘기를 합니다.
- 공연을 끝낸 소감은 어떻습니까.
사실 북한 관련 작품은 흥행이 잘 안 돼 다루고 싶지 않았습니다. <언틸더데이> 제작자의 강력한 요청으로 시작했지만 기대를 안했는데 관객들 반응이 좋은 것을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연이 끝나면 연출자가 얘기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뮤지컬은 신나게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는 관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해야 했습니다.
북한 자유화와 인권 회복이 목표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계속 이 일을 하려고 합니다. 통일의 당위성을 알리는 대형 창작 뮤지컬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활면에서는 안정적이지 않지만 욕심 내지 않으니까 마음이 편안합니다. 2003년 한국에 입국해서 고 김상철 미래한국 회장님을 만나 미래한국과 북한구원운동 등에서 사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에 <너는 내 것이라>를 영화로 만들었지만 제대로 배급이 안 됐었습니다. <너는 내 것이라>는 제목을 고 김상철 회장님이 작명했습니다. <언틸더데이>는 이 내용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북한이 자유화되고 북한주민의 인권이 회복돼 통일되는 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인터뷰 / 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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