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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천재를 좋아한다. 어리고 잘생긴 천재라면 더욱 그렇다.
- 10일 오후 2시 한국인들이 천재소년 송유근 군에 관심을 보인 계기는 새삼스러웠다. 지난 해 5월 EBS에서 방영된 <다큐프라임 원더풀 사이언스-우주탄생 비밀 빅뱅편>을 진행했던 모습이 이른바 ‘폭풍성장’으로 회자되었던 것이다.
- 대다수의 사람들이 꼬마 송유근만을 기억하는 상황에서 소년과 청년 사이에 있는 송유근을 바라보는 것은 이색적인 체험이었다. 하지만 왜 굳이 지금일까.
-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하나둘 발표되면서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환기되고 있다는 점을 하나의 가설로 제시할 수 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영국의 존 거든과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선정되면서 한국은 언제쯤 과학 분야에서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 대중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었던 것이다.
- 이 상황에서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천재인 송유근에게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아니었을까. 만 7세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고 만 12세의 나이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송 군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가대표 천재’인 것이다.
- 그러나 우리는 한 사람의 인재에게 과도한 관심이 집중되었을 때 어떠한 현상이 벌어지는지를 잘 알고 있다. 황우석 파동까지 갈 것도 없이 IQ 210의 천재 김웅융의 평범한 삶에 첨예한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 불과 40여일 전이다. (미래한국2PM “김웅용”편 보기)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천재 몇 명이 아니라 기초과학을 중시하는 전반적인 분위기일 것이며 노벨상 수상은 단지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 어린 시절부터 송 군은 이미 주변을 둘러싼 ‘어른스러운 욕망’ 때문에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2005년 그가 직접 개발했다고 알려지며 시연까지 했던 공기정화기가 한 중소기업의 산소측정기로 드러났던 해프닝은 어린 천재를 둘러싼 어른들의 욕망이 송 군 주변의 ‘산소’를 흐트러뜨리고 있음을 잘 암시한 사건이었다.
-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송유근은 인하대학교 재학 시절에도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다가 결국 자퇴했다. 뛰어난 능력이 축복인 동시에 평범하고 예측 가능한 생활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된다면 한 번씩 찾아오는 세간의 뜨거운 관심도 그저 반길 일만은 아니지 않을까. 천재(天才)는 ‘하늘의 재능’이지만 그 재능을 올바르게 이용하는 건 결국 인간의 몫이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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