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막말자"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막말자"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2.10.08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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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8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zum 기준 1위 -

- 나른한 가을의 오후 2시, 새로운 웃음의 매개체가 나타났다.

- ‘막말자’는 KBS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이름이다. 7일 처음 방송된 이 코너는 순간 시청률 1위(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는 고무적인 출발을 시작했다.

- ‘막으려는 자와 말하려는 자’라는 의미를 가진 이 코너의 제목은 ‘막말하는 사람[막말者]’이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 개그맨 황현희는 남성 개그맨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비호를 받으며 남성들의 비리(?)를 폭로한다. “여성 여러분들! 저에게 힘이 돼 주십시오!”

- 남성을 배제하고 여성만을 위한 폭로를 매주 개진한다는 컨셉은 남녀 모두에게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려 애썼던 ‘애정남’과 대비를 이룬다. 편파적인 포지션을 취하되 폭로의 내용에는 설득력이 있어 밉지 않게 관객들과 공명된다. 독설 섞인 ‘진영논리’가 개그로 승화되는 순간이다.

- 흥미롭게도 지난 주말에는 완전히 반대의 입장에 선 한 남자가 대중들의 관심 한가운데에 섰다. 남성연대의 상임대표 성재기 씨는 트위터를 통해 생리가산점 찬성론을 비롯한 여성주의적 시각에 독설적인 멘션을 남기고 반박하는 네티즌들과 적나라한 설전을 벌이면서 뜨거운 화제에 올랐다.

-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기본적으로) 귀속지위인 성별(性別)만큼 첨예한 대립을 유도하는 주제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 얘기할 때만큼은 다들 한 사람의 ‘개인’이라기보다는 ‘남성’이나 ‘여성’의 지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 이것이 성별과 관련된 논쟁이 끝나지 않는 이유이자 성별을 소재로 한 개그가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일 것이다.

- “독설가는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 사이를 날카롭게 파고들어 얼핏 보이지 않은 영역을 드러내고, 바늘 하나 꽂기 어려운 자리에서 광활한 우주를 발견한다. 독설가는 예술가다.” (기타노 다케시)

- 맹목적으로 붙잡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완전히 놓아버릴 수도 없는 성별의 딜레마. 이 안에 존재하는 불균형 속으로 어떤 ‘막말자’들은 파고든다. 농담을 하려는 사람도 있고 진담을 하려는 사람도 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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