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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과 개천절을 가로지르며 주 초반을 느슨하게 보낸 한국인들. 오랜만에 복귀한 목요일의 일상 속에 ‘축제’의 설렘이 유독 쉽게 스며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서울세계불꽃축제(여의도 불꽃축제)의 시작은 2000년 10월이었다. 그 이래로 매년 가을 중국, 일본, 캐나다, 미국, 이탈리아 등의 나라들이 참가해 약 10만 발의 불꽃을 하늘로 발사한다. 팀당 소요비용만 해도 2억 원에 달하는 호화로운 행사다.
- 12년여를 관통하면서 불꽃축제에도 나름대로의 질곡은 있었다. 2001년 9‧11테러, 2006년 북한 핵실험, 2009년에는 신종플루의 여파 때문에 행사가 취소되었다. 서울시 한복판에서 수억 원어치 불꽃이 2시간 만에 연소되는 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아무 때나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아닌 셈이다.
- 이 행사가 대기업의 주최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의외로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다. 부산이나 포항 등에서 이뤄지는 여타 불꽃축제가 지방 공공기관 주재로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서울세계불꽃축제는 63빌딩의 소유주인 한화그룹 주최로 이루어진다.
- 이촌 한강공원, 노들섬 등이 구경을 잘 할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히지만 불꽃축제의 주행사장이 63빌딩 앞쪽인 이유도 그래서다. 또한 ‘일개 기업의 홍보성 행사’라는 수식어와 함께 불꽃축제의 의미가 종종 평가절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하지만 김승연 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축제를 진행하는 것을 보면 한화그룹 역시 이 행사의 ‘전통’을 나름대로 의식하고 있는 모양이다. 여의도 인근의 주민들 역시 매년 100만 명이 남기고 간 쓰레기와 교통체증에 혀를 내두르는 모양이지만, 올해도 축제는 계속된다. 오늘 오후 2시 ‘불꽃축제’를 향해 한국인들이 보여준 뜨거운 관심은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의 지속성을 낙관케 한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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