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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의 날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입’의 날이 되고 말았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9시 개최한 기자회견은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회심의 일격’이었다. 과거사 인식이 희미하다는 세간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궁극적으로는 지지부진한 지지율까지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아버지 박정희’와 ‘대통령 박정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그녀는 결국 그간의 입장을 뒤집고서 새로운 레토릭(“5‧16, 유신, 인혁당사건 등은 헌법가치를 훼손했다”)으로 사과입장을 표명했다. ‘박근혜가 바꾸네’라는 슬로건의 진정한(?) 의미가 발현된 이 장면에 대해서는 야권 정치인들마저 환영의 제스처를 보였다.
- 그런데 문제는 다시 한 번 내부에서부터 불거져 나왔다. 스포트라이트가 박근혜 후보에게 집중되어야 마땅했을 이 순간에 새누리당 신임 대변인으로 내정된 김재원 의원의 설화(舌禍)가 문제시된 것이다. 신임 대변인에 임명된 직후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했던 얘기가 보도된 것에 대해 술에 취한 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 새누리당 신임 대변인이라는 직함 탓에 이 사건은 김재원 개인의 실수로 인식되지 않았다. 오후 2시 현재 ‘박근혜’라는 단어의 연관 검색어로 ‘김재원’이 랭크되어 있다. 김재원 대변인이 박 후보의 측근이었다는 걸 몰랐던 사람들까지도 이제 누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낱낱이 알게 되었다.
- 2007년,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와의 접전이 워낙 치열했던 탓에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을 한 직후부터 꾸준히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목되어 왔다. 하루하루가 급변하는 정치 지형에서 그녀만큼 긴 시간을 지속적으로 지지받은 대선 후보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 하지만 5년 가까이 지켜왔던 그녀의 ‘대세론’이 대선을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박근혜, 안철수-박근혜의 양자 대결에서 박근혜 후보가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제 더 이상은 놀랍지 않다. 경제민주화로 시장경제 가치를 훼손하고 과거사 인식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한 그녀는 이제 무엇을 더 버리고 얼마만큼 변해야 살아남을 것인가.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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