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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단지 영원한 국익이 있을 뿐이다.”
- 벤자민 디즈레일리의 이 유명한 한 마디를 ‘국내 버전’으로 바꾸면 9월 7일의 정세가 설명된다. 새누리당 대선공보위원이었던 정준길은 안철수 측 금태섭 변호사와 서울 법대 동기였지만 더 이상 둘을 ‘친구’라고 말하기는 힘들어졌다.
- 금 변호사가 정준길에게 받았다고 주장하는 협박의 소재는 크게 두 가지 ‘뇌물’과 ‘여자’다. 상당히 세밀한 내용까지 대화로 오간 까닭에 송호창 민주통합당 의원은 “민간인 불법사찰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하지만 적어도 뇌물과 관련한 의혹은 정준길이 자세히 알고 있었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 이는 금일 본지 단독기사를 통해서도 짚은 바 있다. 금태섭은 2002년 산업은행 뇌물 수사를 직접 담당한 주임검사였기 때문이다.
- 2002년 당시 안철수와 관련해서 ‘산업은행 강 씨에게 9억 원을 투자받는 대가로 1억 원어치 주식을 줬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안철수는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왜였을까? 그 이유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정준길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가 금태섭과의 통화에서 ‘뇌물’을 언급했다면 2002년 수사와 관련해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뭔가가 더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 물론 대중들은 이런 복잡한 속사정보다는 두 번째 의혹 ‘여자’에 주목하기를 택했다.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관심을 갖게 마련인 통속적인 소재가 등장하자 포털의 검색어는 온통 ‘안철수 여자’로 도배되었다.
- 금태섭은 기자회견장에서 정준길의 말을 두고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조차도 구체적인 고유명사들이 포함된 루머의 내용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는 게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 정당정치 바깥에서 판도를 변화시키고 싶었던 안철수는 지금 정치변화 이전에 ‘자기 이미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어쩌면 9월 6일의 기자회견은 ‘메시아 안철수’가 ‘인간 안철수’로 강등된 기점으로 기억될지 모른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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