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선악관, 그리고 전시 상황
뒤바뀐 선악관, 그리고 전시 상황
  • 김범수 편집인
  • 승인 2012.04.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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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김범수 

영어를 처음 배울 때 가졌던 의문 중 하나가 우리말 ‘착하다’ (혹은 ‘못됐다’)가 영어로 뭘까 하는 것이었다. 굳이 갖다 붙이면 ‘good' ’nice' 등의 단어가 있긴 하지만 이는 근래 사회문화적 교류와 필요와 따른 용어의 전용(轉用)일뿐 서구 기독교문명 사회에 (사람이) ‘착하다’는 말이나 개념은 애초에 없었다. 

 
최근 북한이 김일성의 100회째 생일을 맞아 쏘아올린 1조원짜리 광명성3호 미사일은 인류역사상 최대 규모의 생일축하 촛불이자 축포였다. 실패여부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김일성 민족’의 괴이함을 전세계에 알리는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세기적 사건이라 할만하다. 
 
 
그렇다고 북한은 소위 악하고 우리 한국은 선할까? 수령주의의 출발은 김일성(혹은 김정일-김정은 부자)은 오류가 있을 수 없는 절대선(善)이라는 전제이다. 그가 민족의 태양이고 시조이며, 그 아들은 전장에서는 백발백중의 명장이고 골프장에서는 매번 홀인원을 기록한다는 코미디 같은 주장은 그들이 ‘완전무결한 인간’(=神)이라는 전제에서 나왔다. 
 
 
한편 뒤죽박죽, ‘꼼수’가 판치는 우리 한국의 정치는 삼권분립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정치지도자들은 온갖 오점 투성이로 보인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악하기 때문에 제도에 의한 엄격한 상호견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기본정신인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어낸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본래 선하고 이타적이며 완벽한 사람은 없다. 원죄론이다.      
 
‘지상천국’ 북한을 추종해온 우리 사회내 주사파 운동권 세력이 이번 19대 총선을 통해 야당의 당권을 장악하며 국회에 대거 진출했다. ‘간첩’의 정의(定義)가 불분명해지긴 했지만, 이들 중 어떤 이들은 북한이 제공한 권총을 은신처에 숨겨놓고 활동했던 불법단체의 간부출신으로 지금까지도 전향한바 없다.
 
이들은 아직 사회주의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고 북한인권에는 철저히 침묵하면서 북한의 내재적 특수성과 허울 좋은 대북대화와 평화만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국민, ‘서민’들은 착하고 선한데 우리사회의 제도와 ‘가진자’들이 악하고 잘못됐다며 급진적 변화, 혁명을 요구하고 있다. 
   
정책의 차이와 대립을 넘어 전혀 다른 사상과 세계관을 가진 이들이 국회에 진출해 국가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상황, 이야말로 이념의 전시(戰時) 사태가 아닌가. 전쟁의 최후 일전은 북한 주체종교의 3대 교주 김정은이 휘청거리며 최후의 발악을 하게 될 19대 국회 회기내에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사상과 영적 전쟁의 무기는 ‘실용’과 ‘복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상식과 신념, 그리고 희생의 각오이다. 이 싸움의 목적은 누리기 위함이 아니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념전쟁의 최전선에는 정치권이 나서야 하지만 미덥지 못하고, 결국 시민사회와 언론이 선봉에 나서고 종교계가 후방을 맡게 될 것 같다. 특히 교회는 ‘개독교’라는 조롱과 사회풍조에 맞서 직접 싸우기보다 순교와 희생정신으로 영적 각성운동을 주도하면서 후방의 보급활동에 주력해야할 것이다. 
 
편집장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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