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현대적 시설 완료… 내년 핵위기 심화될 것”
“북핵 현대적 시설 완료… 내년 핵위기 심화될 것”
  • 미래한국
  • 승인 2011.12.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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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

세종연구소(소장 송대성)가 지난 14일 주최한 포럼에서의 발표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2010년 11월 방북 당시 핵프로그램 상황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북한의 핵문제가 어느 정도로 변화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되는지를 과학자의 입장에서 밝히겠다. 작년 내가 북한의  초청으로 영변에 간 것은 7번째 방북으로 그때 북한 관리가 “영변 센터를 경수로·우라늄 농축 시설로 바꾸겠다”는 말을 해서 놀랐다. 2000여개의 현대적인 원심분리기를 봤다.

핵탄두 소형화 안 됐을 것으로 예상

2004년 방북했을 때 봤던 소련식으로 된 것과 확실히 달랐다. 재처리물을 봤을 뿐만 아니라 유리에 포장된 플루토늄을 만질 수 있었다. 북한이 경수로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초청한 것이다. 북한의 경수로는 기술적으로 무척 어려운 경수로이고 사고 위험이 높다. 원심분리기를 세 줄로 세워놓은 것을 봤다. 내가 방북하기 며칠 전에 가동했다고 한다. 2011년 북핵 개발이 계속됐다. 2012년에도 위기는 심화될 것이다.

방북 전에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그 정도로 현대적인지는 몰랐다. 북한의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의 실험적 경수로형 원자로 개발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5년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경수로 없이는 거래가 없다”는 말을 했다. 경수로를 완공해주면 농축.재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소련과 미국이 약속을 안지켜 원자로 건설과 농축, 재처리를 직접 하겠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경수로는 경험이 없이 기술적으로 다른 나라와 협력을 안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서양에서는 건설방법이나 건설자재를 서로 협력해 최상의 것을 선택하는데 북한은 이런 것이 전혀 안 되고 있고 안전규제위원회가 있어도 그 역할을 신뢰할 수 없다. 재료나 가공에 대한 경험이 없고 가뭄이나 홍수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상황을 판단할 때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채 유엔제재 속에서 원자로를 안전하게 운용하도록 지원하느냐 아니면 시설 운용 경험이 적어 원자력 안전기준과 실천에 미흡한 북한이 자체적으로 시설을 운용하도록 허용하느냐의 선택에서 비장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경수로를 2012년 4월까지 완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 2년 이상 걸린다.

북한 핵문제에서 우려되는 것은 핵무기를 수출하는 것과 다른 나라와 핵협력을 하는 것이다. 북한에 영변 말고 또 하나의 큰 핵시설이 있다고 확신한다. 영변 시설을 운영하려면 다른 곳에서 몇 년 동안 원심분리기를 만들어 가동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라늄 농축은 저농축이라도 몇 십 년전부터 했을 것이다. 고농축까지는 모르지만 저농축을 한다면 고농축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고농축 우라늄 전용 우려도 생각해야 한다. 고농축 우라늄이 대량이 아닌 한 무기생산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원자재, 기술을 수출할 우려가 있다. 농축 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은밀하게 만들어져 거래될 수 있다. 원심분리기 부품 등의 수출입 통제가 필요하다.

2006년 1차 핵실험은 부분적으로 성공했지만 2009년 2차 핵실험은 성공적인 것으로 본다. 21킬로톤까지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하다. 핵탄두를 소형화하면 북한이 작년 10월 군 열병식 때 공개한 사정거리 2,000~3,000킬로미터의 무수단 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하다. 북한은 4~8개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은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또 한 번의 핵실험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고 있는지는 모른다. 내가 접촉한 북한 관계자는 우라늄 플루토늄 기술자들이다. 핵무기 전문가를 만난 것은 아니다. 단지 기술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얘기하면 무기를 처음에는 크게 만들지만 점점 작게 개발하게 된다. 핵실험을 통해 이를 실행할 것이다.

북한이 한국이나 미국을 핵공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경수로 운용의 사고 우려가 크다. 또 핵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의 의도를 잘못 계산할 위험성도 있다.

북한은 2005년 9·19 합의로 핵무기를 포기한다고 했지만 핵을 자발적으로 또 가까운 시일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핵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 그리고 한국·미국에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보유가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중국도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진전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공감대 위에서 북핵 문제를 다뤄야 한다. 한미동맹이 북핵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다.

고농축 우라늄도 생산할 것으로 예상

6자회담이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그나마 미북 양자대화로 진전을 이뤘다. 그래도 6자회담 외에 대안이 없다. 동시에 미북대화도 진행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 간의 긴밀한 협의도 있어야 한다. 좀 더 직접적이고 규율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 북한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말고 더 강력하게 개량하지 않고 수출입을 통제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줬다는 증거는 없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최근 러시아가 이란에 핵개발을 지원했다는 점은 우려된다. 칸 박사는 유럽 사람들과 함께 일했는데 북한에 도움을 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과거 얘기이다.

북한과 이란이 협력하게 될까 우려된다. 이란은 핵개발이나 미사일 실험을 북한보다 적극적으로 한다.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개발에 관한 기술을 많이 제공했다. 반대로 이란이 북한에 기술적 도움을 줄 수도 있다.(미래한국)
정리 / 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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