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는 뿔이 없다
빨갱이는 뿔이 없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7.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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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김범수

 

        

미국 영화사(史)에서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스타워즈’의 네 번째 작품 ‘보이지 않는 위협’(1999년作)에는 뿔달린 ‘빨갱이’가 악당으로 등장한다. ‘제국(帝國)’의 최강 전사 ‘다스몰’은 새빨간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에는 10개의 뿔이 달려 있다.

1977년 처음 만들어진 스타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악의 세력이 과연 붉은 피의 공산주의를 상징하는지의 논란은 접어두고라도(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1983년 ‘악의 제국’ 소련을 상대로 내 놓은 ‘미사일방어구상(MDI)’은 흔히 ‘스타워즈’로 불렸다), 6·25전쟁 이후 반공(反共)시대의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의 ‘김일성 공산당 집단’을 뿔 또는 혹이 달린 ‘빨갱이’로 묘사하곤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다가 오늘날의 ‘세련된’ 포스트-반공시대에는 그런 묘사와 상징이 사라졌다. 아니 그런 표현은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용납하지 못할 ‘무식’과 ‘망언’의 상징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사회가 변화한 것일까. 우리 사회에는 예전의 소위 지식인사회에 만연하던 사회주의, 민중주의, 공동체주의, 집단주의, 민족주의, 유물주의, 반(反)시장주의 등이 사라진 것일까.

오늘날 연일 TV 뉴스와 신문을 휩쓸고 있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등 세금폭탄 무상복지 시리즈는 사회주의, 반시장주의, 대중영합주의 정책의 발로 그 자체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최근의 반값 등록금 주장도 ‘무상교육’ 구호로 바뀌는 것이 시간문제일 것이다.

시장주의 경제학자들은 현재 우리나라가 사회주의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한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가 1980년대 강력한 신자유주의 반공주의 노선으로 영국을 시장경제로 돌려놓고 이를 아일랜드나 뉴질랜드 등이 뒷따라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이전의 상황,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근래 친시장정책으로 국가 경제를 부도의 위기에서 건져내기 이전의 사회주의 분배국가의 시대로 대한민국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반도에서는 남북한에서 모두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다. 혹시 이러한 추세가 거스를 수 없는 21세기 한반도의 시대정신이 아닌가 라는 아찔한 생각이 들 정도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기회의 평등이 아닌 결과의 평등이 강조되는 사회, 그렇지 않으면 ‘으쌰! 으쌰!’ 불끈쥔 주먹으로 뜻을 관철시키고 마는 오늘날 우리 사회 분위기의 배경에는 지난 10여년간 진행돼온 민주노총, 전교조, 참여연대 등 좌파 종북단체들의 꾸준한 활동과 노동자해방과 민중주의를 강령으로 내건 민주노동당의 제도권 약진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 원인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좌파를 좌파로 부르지 못하고, 사회주의를 사회주의로 말하지 못하는 우리의 용기 부족이 그 원인이다. 물론 빨갱이는 뿔이 달리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와 똑 같은 얼굴을 갖고 있고, 바로 우리 주변에, TV와 라디오 안에도 있다. 하지만 우린 그들을 분별해 내지 못했고 때론 알면서도  빨갱이를 빨갱이로 부르지 못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은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름하는 운명의 시점이 될 것이다. 금년 8월 말 있을 서울시 무상급식 반대 국민투표도 예비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표를 얻기 위해 ‘지상천국’을 약속하는 여야 정치인들. 우리 국민, 우리 대중은 과연 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우매할까. 한번 두고 보자. 어쩌면 먼저 심판대에 서야할 것은 저들 인기영합 포퓰리스트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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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암 2011-07-16 19:53:27
빈부격차의 약자편에서 정부가 마치 부자만 위하는것처럼 선동하는 야당정치이들 노동자의 권익을 자기들이 지켜주는양 선동하는 정치인 북한 인권법은 거들떠보지도않고 지원부터하자고 정부압박하는 정치인들 진실이 덮히면 거짓이 진실로 보일 수 있다.바로알고 아닌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