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달리게 할 지도자를 기다리며
국민을 달리게 할 지도자를 기다리며
  • 미래한국
  • 승인 2011.06.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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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의 문화공감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인가, 이미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각자 성향은 다르더라도 바라는 바는 한가지일 것이다.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대통령을 원한다는 점이다. 역대 대통령에 관한 인기도 조사결과가 심심하면 나오는데 어떤 단체에서 실시하든 1등은 늘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이 서거한 지 32년이 지났고 이후 일곱 분의 대통령이 배출됐건만 아직도 1등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은 갈증을 느낀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이 무색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보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자꾸만 커지는 것이다.

최근 대통령 인기도 조사가 서점의 서가에서도 어김없이 구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체 대통령 관련 서적 가운데 박정희 대통령에 관한 책이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었다.
전직 대통령들 중에서 그나마 관련 책이 많은 분은 김대중ㆍ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바로 직전에 대통령을 지냈고,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외 분들의  책은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겨우 한두 권 정도 있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인터넷서점 목록에는 전직 대통령들에 관한 책이 꽤 올라 있지만 서점에서 구입하기는 어려워진 것이다.

인터넷서점을 통해 책을 사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지만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책은 어느 정도 훑어본 뒤에 사야 후회가 없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좋은 책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책을 여러 권 출간했는데 책을 내면 판매 추이에 촉각이 곤두선다. 매일 인터넷서점을 클릭하여 판매지수를 살펴보고 오프라인 서점에 들러 내 책이 매대에 잘 누워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책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라 판매가 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서가로 밀려난다. 표지 전면을 드러내고 편안하게 누워 독자를 만나다가 구석진 서가에 꽂혀 겨우 세로로 박힌 제목만으로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나마 절판이 되면 서점에서 완전히 퇴출된다. 친한 작가들과 “잘 누워 있니?”라는 안부인사를 나누며 “누워야 살고 꽂히면 죽는다!”는 야릇한 다짐을 하곤 한다.

박정희 대통령 관련 책은 서가의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여전히 매대에 누워서 편안하게 독자를 맞는 책도 많았다. 스테디셀러와 함께 끊임없이 신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만 박정희 대통령 관련 신간이 3권 나왔고 6월에도 ‘박정희 대통령 방미일기’라는 책이 출간됐다. 세상을 떠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자꾸만 그가 한 일을 기억하고 재해석해 끊임없이 책을 내고 있다. 재임기간이 18년이나 되니 기록할 게 많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장기집권자들과 비교한다면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사안은 아니다.

박정희 대통령 관련 서적은 종류가 실로 다양했다. 일대기를 그린 평전과 정치적 역정을 기록한 책은 기본이다. 당연히 개발독재를 비판한 책도 있었다. 박 대통령 관련 서적 중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경제발전에 관한 내용이다. 정치와 경제를 바탕으로 그 속에 드러난 리더십, CEO적 면모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 계속 나오고 있어 다른 대통령들을 숫적으로 앞지르는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시대에 박 대통령에게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찾는 변주곡이 계속 이어지는 셈이다.

만화도 여러 권 나와 있다. 지난 3월에는 만화가 이상무 선생이 ‘만화 박정희’ 3권 세트를 출간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조갑제 지음)를 원작으로 한 만화로 청소년과 성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러 책들 가운데 특별히 필자의 눈에 띈 것은 ‘민둥산을 금수강산으로’와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이다. 이 두 권의 책은 정치와 전혀 관련 없는 산림학자들과 과학자들이 집필한 것이다. ‘민둥산을…’에는 먹을 것이 부족한 시절에 나무를 심고 사방공사를 해 오늘날의 금수강산을 이룬 과정이 담겨 있다. ‘과학대통령…’은 경제개발5개년계획과 동시에 ‘과학기술개발5개년계획’을 실시, 과학이 경제를 뒷받침한 사실을 고스란히 기록했다.

두 책의 필자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혁명 초기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워 산림녹화와 과학발전을 강력히 추진했다는 점에 경의를 표했다. 두 책을 쓴 전문가들은 ‘국가적 목표와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일체감을 조성시켜 한 방향으로 이끌어간 추진력이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라고 규정했다. 과학자들은 현재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을’ 건립 중이고 산림학자들은 광릉 산림박물관 옆에 있는 ‘숲의 명예전당’에 박정희 대통령을 헌액했다.

여러 책을 살펴보면서 느낀 바가 많았지만 두 가지가 특별히 와 닿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 기간  지시사항이 담긴 메모와 편지를 많이 남겼는데 ‘개혁’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등장한 대통령들이 ‘역사바로세우기, 제2건국, 과거청산’을 추진하면서 ‘개혁’을 모토로 내걸었다. 그 바람에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 고친다’는 뜻을 가진 ‘개혁’은 우리 국민에게 가장 친숙(?)하지만 혼란스런 단어가 됐다.

무상 논리가 판치는 시절이어서인지 초기 새마을운동이 확산된 과정도 눈에 띄었다. 박 대통령은 남아도는 시멘트를 시골 마을에 무상으로 나눠줬으나 2차 지급 때부터는 실적이 있는 마을에만 무상으로 지원했다. 공화당에서는 평등하게 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표가 안 나올 거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우려와 달리 농민들은 항의보다 열심히 달려 열매 맺는 쪽을 선택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오늘날까지 존경받는 것은 국민들이 일치단결해 달릴 수 있는 장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탁월한 리더십을 따라 온 국민이 열심히 달려 오늘의 발전을 이룩한 것이다. 
어떤 대통령을 뽑을 것인가. 대형서점 서가 앞에서 ‘차기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보다 더 많은 쓸거리를 제공하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십 년을 분석하고 또 분석해도 배울 점이 있는 인물, 그런 사람이 다음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본지 편집위원·소설가 www.roo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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