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도 끝이 있다
짝사랑도 끝이 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1.06.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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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김범수

우리는 한나라당을 짝사랑해왔다. 한나라당이 잘해서, 예뻐서가 아니라 우리가 대한민국을 사랑하기에, 한나라당이 그나마 우리 대한민국의 가치를 대변하는 ‘적자(嫡子)’라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럼, 민주당 민노당 등 야당은 대한민국 법통의 ‘서자(庶子)’란 말인가.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3대 부자세습에 대해 쉬쉬하고, 북녘 동포들의 고통을 외면하며, 북한 김씨정권과 함께 反한나라당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대한민국 가치에 반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우리가 지난 4·27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했을 때 박수를 치며 통쾌해 했던 것도 한나라당에 대한 일말의 애정 때문이었다. 뼈아픈 패배가 그간의 구태의연하고 비겁한 기회주의와 보신주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높이 드는 본연의 한나라당으로 돌아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던 것이다.

과연 선거 이후 개혁 움직임이 일긴 했다. 정두언, 남경필, 정태근 등 이른바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한나라’라는 당내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들에게 한나라당의 ‘신주류’라는 타이틀이 부여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들 ‘쇄신파’에게서는 자기 반성에 기반한 진정한 쇄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보선 패배가 자신들 때문이 아니라 ‘너희들’ 때문이라고 한다. 보궐선거에 책임이 있는 50을 훌쩍 넘은 ‘구주류’의 핵심도, 인재영입위원장을 지낸 4선 의원도 모두 소장파(少壯派)를 자임하면서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모습이 어색하기만 하다.  

쇄신이 과거의 잘못을 돌이키고 당 본연의 가치와 원칙을 새롭게 세우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권력싸움의 일환과 수단이 되고 있다. ‘쇄신파’ 의원들은 현재 한나라당 위기의 원인이 원칙에서 벗어난 기회주의와 포퓰리즘 때문이 아니라 ‘이념 갈라치기’와 ‘수구꼴통’ 때문이라고 한다.

혹시 대한민국의 가치와 이념을 중시하는 것을 두고 ‘수구꼴통’이라고 한다면 본지 미래한국은 그 ‘괴수’가 될 것 같다. 6월 15일로 창간 9주년을 맞는 미래한국은 사이비 보수-진보 논쟁과 반미정서가 극에 달하던 노무현 정부 시절 ‘보수’의 최전선에서 싸우며 때론 뭇매와 조롱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언제나 대한민국의 주류에 서 있었다고 자부해 왔다. 한나라당의 도련님 공주님 의원들처럼 권력의 주류, 기득권에 서본 적은 없지만 스스로 대한민국의 주인이라고 여기며 국가 위기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해 왔다. 

이제 한나라당도 대한민국의 본류임을 자각하고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하게 되길 바란다. 집권여당이어서,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좋든 싫든 현재 현실정치의 구도 안에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제부터 부디 ‘비주류정치’가 아니라 ‘주류정치’를 해주길 바란다. 국민들의 눈치를 보며 포퓰리즘에 의지에 표를 구걸하기보다 원칙을 세우고 치열히 싸우며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비판하고 쓰러뜨리려는 일이라면 당내 권력투쟁에서가 아니라 상대 야당을 향해서 할 것이며, 나아가 우리 정부를 공식적으로 ‘역적패당’이라고 칭하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무리를 향해서 해 줄 것을 주문하는 바이다.

어느 순간 우리 애국시민들은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의 가치를 대변하는 당이 아니었다고, 그간의 몽롱한 짝사랑에서 문득 깨어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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