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집권을 원한다면
소통과 집권을 원한다면
  • 미래한국
  • 승인 2011.05.13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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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김범수

 
 “소통 부재가 원인이다. 일방독주를 버려야 한다. 책임자는 2선으로 물러나라.”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내 분열 조짐이 일고 있다. 쇄신을 위한 과정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의문이 든다. 무엇을 소통한단 말인가. 소통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제대로 있기나 했던가. ‘일방통행’ 때문에 패했다는데 선거에서 가까스로 이겼더라면 계속해 독주(獨走)를 따랐을 것인가.  

한나라당은 이제 투표율이 높아지면 패닉하는 정당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주요 패인 중 하나가 40대 이하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이었다고 한다. 젊은층을 이해할 수 없고 그래서 그들이 무섭다고 한다. 한 한나라당 대권주자는 선거 직후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의 언어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그러한 인식이 충격적이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이른바 보수 정치인들은 이제 젊은층을 외계인쯤으로 인식하게 됐나보다. 그리고 드러내놓고 당연시할 만큼 그러한 인식이 보편적이 됐다는 사실이 더더욱 비극적이다.  

생각해보면 젊은층은 기성세대가 이해 못할 존재가 전혀 아니다. 그들은 모두 결국 같은 집안, 같은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우리의 자녀들이자 동생들이 아니던가. 이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건 단순히 소통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소통의 방법이 틀렸고 처음부터 소통할 메시지가 없었거나 잘못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패배주의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보수진영은 필패할 것 같다. 한나라당의 현재 바람(?)처럼 많은 젊은층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 투표장을 찾는 대신 야외로 놀러가거나 집안에만 머물지 않는다면 말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 2일 9·11테러의 주범 빈 라덴을 사살하고 ‘정의의 실현’을 공포했을 때 미국의 젊은이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 하지만 세계의 반미좌파 진영에서는 곧 온갖 비판거리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빈 라덴이 아직 살아 있다거나 빈 라덴과 그의 가족들의 인권이 무장한 미국 특공대원들에 의해 무참히 유린됐다는 주장이다. 또한 ‘미제국’의 ‘일방주의’가 비판받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에서 ‘소통’이란 미 대통령이 테러리스트의 사살을 통한 정의의 실현을 전세계에 명확히 선포한 것이었다. 태생적 반미, 음모론자들이나 삐딱한 사이비 진보주의자들은 어차피 존재하기 마련이기에 여기서 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건 아부이며 포퓰리즘이지 소통이 아니다. 소수의 거짓 목소리에 진실한 대다수가 귀를 기울이거나, ‘정의’라는 말 대신 ‘배려’나 ‘중도’ 혹은 ‘공정한 세계’라는 애매한 말로 ‘물타기’를 시도했다면 진실의 소통은 더욱 막혀버렸을 것이다. 

우리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눈치보기와 포퓰리즘에 의존하기 보다 긍정과 용기와 진실의 신념을 갖춘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그리고 그러한 덕목이 국가의 미래와 내년 선거를 위한 최고의 승리 전략이라고 믿는다.  

www.kimbumso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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