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제국의 부흥(復興)
달러 제국의 부흥(復興)
  • 미래한국
  • 승인 2009.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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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미국 재생’의 결의를 표명했다. 위기에 몰린 패권국가에서 수사학은 있을 수 없다. ‘달러 재흥(再興)’이 시작될 것이다.기축통화인 달러의 동요는 부시행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2001년의 9·11테러로 시작되었다. 미국 정부의 자금배경 조사를 피해 중동 산유국과 중국의 많은 자금이 미국시장에서 빠져 나가자 달러화가 불안해진 것이다. 부시행정부는 대 테러 전쟁 비용 등 팽창하는 재정적자 보충과 미국 소비 금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세계의 잉여자금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고 그 구체적 수단이 금융파생상품과 증권상품이었다. 미국 금융기관은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 경쟁을 하는 한편, 투자규모 확대를 위해 일본을 비롯한 몇몇 외국에서 초 저금리자금을 끌어들였다. 부시행정부는 방만한 금융규모 팽창에 당혹하면서도 저소득층을 위한 고금리 주택대출(서브프라임론)의 증권화로 사회의 저변까지도 아메리칸 드림인 마이 홈을 갖게 될 것으로 믿고 이를 방치했다.미국경제는 주택과 소비의 열기로 들끓어 부시는 쉽게 재선되었다. 총액 3조 달러에 이르는 이라크 전쟁 비용도 조달이 가능했다. 월가에는 세계의 잉여자금이 전부 흘러 들어와 다시 중국, 인도, 러시아, 구 동유럽으로 재투자되었다. 그 부산물이 다양화, 다극화 현상이다. 유로화는 그 세력 범위를 넓혔다.에너지 자원 수출국인 러시아는 러시아 제국 부활의 야망을 꿈꾸는 최고 실력가 푸틴이 루블화를 달러와 나란히 석유 결제 통화의 지위에 올리려 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석유의 대금으로 달러를 받지 않겠다고 까지 나왔다, 중국은 거액의 미국 국채를 사들여 미국금융시장 안에서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남미에서도 브라질을 중심으로 미국을 제외한 경제권 형성 논의가 활발해졌다. 패권국의 지위를 지키려면 다극화의 흐름을 막아야 한다. 의도해서 일어난 일은 아닐지라도 월가에서 터진 금융 버블은 “100년에 한 번의 대 쓰나미”가 되어 전세계를 초토화 시키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는 흔들리는 기축통화 달러 그리고 나아가 미국의 일극 체제 재활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달러에 도전했던 유로권 여러 나라 금융기관들은 막대한 달러 금융상품의 평가손을 입어 그것을 청산하기 위한 달러 자금이 부족하게 되자 미국 FRB에 달러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으니 유로 가맹국 사이에서도 분열이 생겨 ‘달러에 대한 도전’은 간 곳이 없게 되었다. 러시아에서도 주가 하락과 자금 도피로 루브르의 야망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중국도 달러와 미국 국채를 계속 구입해서 그 가치 하락을 막지 않고서는 1조 수천억 달러의 보유자산의 가치가 급락하게 된다. 중국 지도부는 58조엔 상당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나 상하이의 기업경영자들은 “미국경제가 살아나지 않고는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위협하는 요소는 사라졌다. 압도적인 지지율로 출발한 오바마정권은 금융시장개혁, ‘그린 뉴딜’이라는 이름의 대형 재정지출, 달러화의 무제한 공급, 디플레이션 극복 등을 위한 정책을 신속히 실행할 것이다. 4월 2일 런던에서 열릴 20개국 금융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달러 체제 재구축을 선언할 수 있는 준비는 거의 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산케이신문 1/28정리/김용선 논설위원·태평양아시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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