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한미정상회담, 무엇을 남겼나
[전문가 진단] 한미정상회담, 무엇을 남겼나
  •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고문·한미연합회(AKUS) 한국회장
  • 승인 2023.05.31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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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부터 30일까지 5박 7일간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는) 청년들의 피로 맺은 혈맹이자, 자유에 기반한, 정의롭고 미래로 향하는, 모든 삶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동맹이며, 미래세대에 온전히 넘겨야 할 값진 유산”이라고 올렸고,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정상회담 중 “세상이 다 변해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회담이라고 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영화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영상콘텐츠 CEO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영화협회에서 열린 글로벌 영상콘텐츠 CEO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

워싱턴선언 

이번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중요 사항들은 ▲워싱턴선언(Washington Declaration, April 26, 2023), ▲윤석열 대통령 미 상하원 합동 연설, ▲미 국방부 전쟁상황실(NMCC), 하버드대 방문 및 한국에 투자 유치 등 기타 행사들로 분류할 수 있다. 분야별로 분석해본다.

북한은 핵보유국이 이미 되어 있고 한국은 비핵국이다. 변화된 안보 상황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한미 양국은 ‘워싱턴선언’을 선포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Global Comprehensive Strategic Alliance) 현실화 확약 : 안보동맹에서 시작한 한미동맹은 경제동맹을 거쳐 기술동맹 등을 지향하는 진정한 지구촌 차원의 동맹으로 발전이 기대된다. 한미동맹은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enduring) 그리고 철갑 같은(ironclad) 동맹으로 갈 것이다. ▲한미 ‘핵협의그룹(Nu clear Consultative Group: NCG)’ 신설 및 운영: 지금까지 논의한 확장억제 강화 및 실질적 현실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전반적 대책을 논의하고 훈련을 실시한다. 위기 시 한국의 재래식 안보역량과 미국의 핵 역량을 결합한 공동조치를 하고 년 4회 정례회의 개최한다.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 및 현실화: 미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한반도에 전개 확대, 전략자산에 핵무기 포함한 미국 안보역량을 총동원한다. ▲한국 NPT 의무 이행 재확인: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신뢰하면서 한국 자체 핵개발 노력은 금지한다. ▲북한이 핵 도발 시 북한 정권 종말 경고: 북한이 핵 도발 시 신속하고(swift), 압도적이고(overwhelming), 결정적인 (decisive) 안보역량으로 보복할 것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등 미군 수뇌부의 보고를 받고 있다. / 연합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4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 등 미군 수뇌부의 보고를 받고 있다. / 연합

윤석열 대통령 미 상하원 합동 연설

윤석열 대통령의 합동 연설은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높이는 ‘K- President’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미동맹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동맹.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거듭나야 한다. ▲한미 정상은 한층 강화된 확장억제조치에 합의했다.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더 가속화할 것이다. ▲북 핵개발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북한은 핵개발을 하면서 심각하게 인권 유린을 하고 있다. 북한인권의 비참한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전달하는 의무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로 전환하면 북한의 민생과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담대한 구상’을 제의했으나 거부했다. ▲한국전 참전용사 영웅들을 기억하겠다. ▲세계 도처에서 거짓 정보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이다.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 불법적 해상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매립지역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 인도·태평양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
 
 

경제 MOU 50건 성과

(1) 한국에 투자 등 MOU 50건, (2) 미 국방부 전쟁상황실(NMCC) 및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방문, (4) 하버드대 방문 등이 있었다.

안보와 경제 협력 업그레이드 긍정적

한미동맹 격상 :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지난 70여 년간 한반도 비핵국 시대에 존속해 온 한미상호방위조약(1953. 10. 1)을 북한의 핵보유라는 전혀 새로운 안보환경을 맞아 이에 부응하는 ‘제2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명명할 정도로 한미동맹을 질적으로 격상시켰다.

한국이 일방적인 미국의 지원만 받던 안보동맹에서, 상호이익을 추구한 경제동맹을 거쳐, 기술동맹 등을 지향하면서 지구촌 차원에서 포괄적인 전략·전술을 논하고 협력하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Global Compre- hensive Strategic Alliance)’으로 질적인 변화를 시킬 것을 약속했다. 양 정상은 이러한 한미동맹을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동맹,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미동맹의 질적인 격상을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합의했다.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 격상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도 세계무대에서 공고한 동맹국 한국과 함께 협력함으로써 큰 도움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시스템 구성 :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인들이 생존을 위해 가장 절실했던 사항은 불량국가 북한이 핵보유국이 됨에 따라 북한의 핵위협 하에 한국의 생존 장치였다. 핵보유국과 비핵국간 적대관계인 경우 핵을 갖지 않는 나라는 핵보유국에 굴종하면서 노예가 되어 살든가 아니면 대적하다가 가루가 되며 박살 나는 길밖에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핵도발 시 북한 정권이 종말 됨을 분명하게 경고함으로써 소위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시스템을 확실하게 구축했다는 점이 큰 성과다. 성명서에는 “북한이 핵도발 시 신속하고(swift), 압도적이고(overwhelming), 결정적인(decisive) 안보역량으로 보복할 것”을 명시하였다. 

미국과 한국은 ‘핵협의그룹(NCG)’을 만들어 미국의 핵우산 제공 계획을 공유·논의하고 미국이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 잠수함, 항공모함, 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을 자주 한국에 전개하고 한국의 재래식 군사력을 미국의 북핵 대응 계획에 통합해 북핵 위협을 억제 또는 방어하는 각종 훈련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북 핵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공포의 균형 시스템’을 선포한 셈이다. 시의적절하고 한국에는 너무나 절실한 하나의 생존 장치다.

한미 간 정서적 결속 :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한미 양국 간에 정서적으로 크게 결속된 회담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에게 입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을 이야기하고 한국의 대통령이 상대방의 언어로 정성을 다하여 연설하고, 미국의 상하 양원 의원들이 자기들끼리 여야 다툼을 중지하고 한국의 대통령 연설에 함께 26번이나 기립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어느 나라 대통령 혹은 총리에게도 방문을 허용하지 않았던 미국의 비밀 심장부(미 국방부 전쟁상황실(NMCC) 및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방문 등 성의를 다한 국빈 대우에 윤 대통령은 세련되고 성실하고 성숙한 언행을 동반한 호응을 함으로써 한미 양국은 혈맹의 세계적인 모범 동맹국 관계임을 과시했다. 개인이든 국가든 그 관계에서 중요한 하나의 변수는 이러한 정서적인 결속이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해외동포들 자부심 고양 :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의 능숙함과 높은 인기였다. 청와대 외교안보팀과 외무부의 빈틈없는 준비 속에 치러진 한미정상회담은 한마디로 워싱턴이란 세계정치의 주무대에서 대한민국과 K-대통령 윤석열을 세계인들에게 홍보한 멋진 하나의 명품이었다. 

“동양의 대통령이 영어 연설로 우리를 이렇게 감동케 하고 웃기기도 하다니!” “대한민국 대통령이 영어 노래로 미국의 가수들을 열광케 하고 미국의 대통령을 흥분케 하다니! 저렇게 늠름하고 저렇게 대찬 대통령이 한국에서 온 대통령 맞나!” “미국의 영재들이 모여 있는 하버드대에서 저렇게 토론할 줄 아는 대통령도 있나?” “저런 지도자가 이끄는 한국의 미래는 밝다!”… 등 수많은 찬사들이 정상회담 후에 쏟아져 나왔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들과 해외동포들 대부분은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한민국 국격도 많이 높아진 셈이다.

한미 간 50건 MOU 체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적인 실리도 상당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 중 한미 양국 간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50여 건이 되었다. 체결한 MOU는 바이오 분야에서 양국 의료기관의 공동연구 등 23건, 배터리·반도체·자동차 등 산업분야 13건, 탄소중립기술개발과 청정에너지 연구 등 에너지 분야 13건, 콘텐츠 인력 양성 등 콘텐츠 분야 1건 등이었다. 

윤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하여 넷플릭스 사장으로부터 25억 달러(약 3조3000억 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자할 것을 약속받은 것 외에 정상회담 중 체결된 50여 개의 MOU를 통해 향후 얼마나 많은 투자가 한국으로 들어올지 많은 기대를 할 수도 있다. 이제 우리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일방적인 지원만 받는 연약한 동맹국이 아니다. 국민들과 정치인들이 이러한 한국의 위상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진정으로 힘을 합쳐 노력하면 대한민국은 또 다른 기적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핵보유·전술핵 배치 안 된 것은 아쉬워

한국 자체 핵보유 금지 :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종전과 같이 미국의 세계 비핵화 정책은 고수되었다. 미국은 한국이 핵무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NPT 의무를 이행할 것을 재확인하고 있다. 미국은 자기들의 확장억제력을 신뢰하기를 강조하면서 한국 자체 핵개발 노력을 동의하지 않았다. 

현재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관계에서 한국은 어느 정도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신뢰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간의 관계는 항상 고정변수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양국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한 경우에도 미국의 확장억제력이 한국을 철저히 방어해준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경우를 보완하는 제도적인 후속 조치들이 필요하다.

미국의 전술핵 한반도 배치 포기 : 정상회담 후 미국의 고위관리는 “전술핵이나 어떤 형태의 핵무기도 한반도에 복귀시킬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핵공격 시 즉각적으로 정상 간에 협의를 거쳐,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모든 전력을 사용하여 신속하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라고 명기하고 있다.

이러한 약속은 없는 것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약속이지만 한국 땅에 전술핵무기가 상설 배치되어 있는 것보다는 못하다. 강도가 가정에 침입함을 방지하기 위해 제일 효과적인 일은 집안에 강도를 제압할 수 있는 총기를 항시 비치해 놓는 것이 제일 좋다. 옆집 총을 빌려올 수도 있지만 빌려주는 주인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고, 총기를 빌려오기 전에 이미 강도가 침입하여 사람을 살해하고 집을 불태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 간 관계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을 구성해 놓고, 필요한 전략자산들을 정례적으로 한반도에 전개 확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 혹은 미국에 새로운 정부로 교체되는 경우 이러한 억제 방안이 늘 실효성이 발휘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과 복잡한 상호의존관계(Complex Inter-dependence Relation) 속에 있으며, 그러한 관계를 고려하면서 노련한 자세를 취함이 중요하다 : 윤 대통령은 미 상하 양원 합동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였으며,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 (중국은) 불법적 해상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매립지역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 인도·태평양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라고 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국제무대에서 자행한 비이성적 국제질서 교란 행태들을 직설적으로 공격했다. 

윤 대통령의 주장은 정확하며 틀린 주장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과 갈등 관계 속에 있는 중국 혹은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은 미국에는 매우 고맙고 자랑스러운 동맹국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는 이미 한국에 대해 불쾌감을 표명하고 있다. 현대 국제관계는 소위 복잡한 상호의존관계(Complex Inter-dependence Relations)이기 때문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구체적인 관계들을 다 세밀하게 고찰한 후 다양한 수단들을 총동원해 다뤄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 고려도 국제정치의 현실

4월 24일부터 30일까지의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의 중요 사항은 ▲워싱턴선언, ▲ 윤석열 대통령 미 상하원 합동 연설, ▲ 미 국방부 전쟁상황실, 하버드대 방문 및 한국에 투자유치 등 기타 행사 등이다.

워싱턴선언에서 한미 양국은 (1)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 현실화 확약, (2) 한미 ‘핵협의그룹’ 신설 및 운영 약속, (3)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 및 현실화 확약, (4) 한국 NPT 의무 이행을 재확인, (5) 북한이 핵도발 시 신속하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안보역량으로 북한의 종말이 오도록 할 것임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의 미 상하 양원에서 합동 연설은 미국의 많은 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품격 있고 중요한 의미를 담은 연설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1) 한미동맹을 질적으로 격상시킨 점, (2)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공포의 균형 시스템을 구성한 점, (3) 한미간에 정서적 결속이 강화되었다는 점, (4) 대한민국 국민들과 해외동포들 간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고취되었다는 점, (5) 경제 및 한국 콘텐츠 분야에서 50여 건의 MOU를 체결하면서 경제적인 실리도 챙겼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점들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가로서는 (1) 한국 자체의 핵보유 금지가 재확인된 점, (2) 미국의 전술핵 한국 배치도 불가능함을 재확인한 점, (3) 주변 강대국(중국, 러시아)을 대함에 있어 ‘복잡한 상호의존관계’라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좀 더 감안함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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