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자유인으로 키우는 발도르프 교육 한국에 접목하고파”
“창의적 자유인으로 키우는 발도르프 교육 한국에 접목하고파”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2.08.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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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르가레타 레버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 교수

발도르프 교육은 인간에 대한 앎을 바탕으로 하는 ‘인지학’에 기초하여, 아동의 발달과정, 아동의 개별성과 고유성을 존중하면서 손과 발, 가슴과 머리로 함께 배우는 교육이다.

발도르프 학교는 20세기 초 소박하게 탄생했다. 독일 기업인 에밀 몰트가 진지한 뜻을 품고 소규모로 학교 현장을 만든 것이 놀랍게도 세계적인 교육운동으로 이어졌던 것.

1919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슈타이너가 ‘자유 발도르프학교(Freie Waldorf Schule)’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12년제 사립 종합학교로, 발도르프-아스토리아 담배공장 소유주 에밀 몰트가 슈타이너에게 교육을 맡아달라고 하면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 공장의 이름을 따 발도르프라 했고, 교육이 사회의 다른 경제 영역이나 법적, 제도적 영역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 ‘자유’ 발도르프학교라고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2002년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도르프 학교는 1919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100년이 지난 현재 전 세계 80여개국에 1100여개 학교와 2000개 이상의 유치원이 운영되고 있다.

<미래한국>은 8월 초 (사)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에서 진행하는 ‘2022 여름 국제아카데미 발도르프학교 담임교사 양성과정(3기4학기)’ 교육을 위해 내한한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마르가레타 레버(Margareta Leber)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르가레타 레버 교수는 베를린 대학에서 지리학, 로만어문학을 전공하고 슈투트가르트 발도르프 사범대학 졸업담임교사, 불어, 종교과목 교사로 활동했다. 로이트링엔, 튀빙엔 발도르프학교에서 16년간 근무하고 만하임 발도르프 사범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인터뷰는 (사)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 이정희(마르부르크 필립스 대학교 독어독문학 박사·슈투트가르트 자유 발도르프 사범대학 인지학·발도르프교육학 전공) 대표의 통역 도움을 받아 진행됐다.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발도르프 교사가 될 수 있다며 기자에게 영유아 과정 교육을 받아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마르가레타 레버 교수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발도르프 교사가 될 수 있다며 기자에게 영유아 과정 교육을 받아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마르가레타 레버 교수

- 발도르프 교육의 특징이 무엇인가요?

독일의 일반 공교육과 비교해 발도르프 교육의 특별한 점이라면 발도르프 교육은 학생들이 1학년부터 12학년까지 같은 학교에서 유급 현상 없이 함께 생활합니다. 성적표도 전혀 없습니다. 이것이 공교육과는 다른 특별한 발도르프 교육만의 특징입니다.

또 1학년부터 8학년까지 한 담임 선생이 학생들을 계속 지도합니다. 아이가 1학년 때 만난 교사가 8학년까지 담임으로 계속 지도하고 반도 바뀌지 않는 것이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고 사춘기로 접어드는 8학년 때까지 한 사람의 담임이 가르친다는 것은 아이의 발달 상태를 일관되게 지켜보고 깊이 안다는 의미로, 이 아이의 내적 변화를 오롯이 목격하고 동행하는 교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 그러한 구조가 장점도 있겠지만 학생과 아이가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극히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교사들이 내공이 있어 실패하지 않습니다. 또 고학년인 9학년 과정부터는 다른 과목 전공 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게 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들 발달에 따라 과목을 배우고 교수 방법도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발달을 위해 언제, 어느 시기에 어떤 과목이 필요한가 입니다. 아이의 발달을 존중하는 교육이라는 점이 중요한 것이죠.

예를 들어 발도르프에서는 아이가 만 9세가 되면 내면이 바뀌기 시작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밖의 세상과 아이가 분리됩니다. 수학 과목의 경우 그때야 나누기, 분수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수업 시간에 나무를 자릅니다.

아이와 세상이 분리되기 시작하는 때 내면의 발달이 시작되고 적절한 과목이 함께 하는 것이지요. 아주 사소한 예이지만 두드러진 예로써 설명한 것입니다. 교수 방법, 학과목에서도 예술 과목과 수공예, 손 등을 사용한 다양한 과목이 콤비를 이룹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 발달에 있어 머리, 가슴, 손이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고 어필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과정에서 발도르프 교육은 예술성을 높이고 창의력을 높여 질적으로 앞서갑니다.

발도르프는 아이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유를 갖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도 있습니다. 보통 일반교육에서는 경쟁에서 이기면 상장, 트로피 등 보상을 줍니다. 하지만 발도르프는 그게 없습니다. 외부에서 주는 보상은 아이의 내적인 동기로 인한 열정을 발휘하는 교육이 아니어서 발도르프에서는 아이가 무엇을 잘했다고 보상을 주지 않습니다.

외부 자극 아닌 내적 동기화 통한 성장이 중요

- 아이에 대한 보상(트로피, 상장 등)이 일정한 정도 긍정적인 자극(성장 등)을 주지 않습니까?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내적 자유인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서 그런 행위가 바라는 것과 목표가 다릅니다. 발도르프에서 중시하는 것은 외부 자극에 의한 결과가 아닌 내적 자기 모티프입니다. 상을 주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그런 맥락에서 어떤 아이는 선생님이 좋아 공부할 수 있고, 또 어떤 아이는 과목이 재미있고 좋아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교수 방법론에서도 다른 교육과 차이가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 내용은 정보를 전달하고 지적으로 무엇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 이야기(스토리)로 전개됩니다.

예를 들어 식물을 설명한다면, 식물학에 근거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이야기해줍니다. 이 식물이 바람과 햇빛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자기 머릿속에 어떤 상을 그리게 되죠. 그렇다면 “그런 이야기식의 수업을 듣고 아이들 대학 진학이 가능하겠어?”라는 질문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까 이야기했듯, 1학년부터 8학년까지는 담임 교사가 수업을 이야기로 전개하는데, 고학년인 9학년부터는 아이의 판단력이 성숙한 시기로 이때부터 엄격한 과학적 수업으로 들어갑니다.

이 시기에는 학문적으로 고차원의 교사가 수업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해 전공을 선택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특히 발도르프의 특징 중 하나인 에포크 수업이라고 있는데, 이 수업은 한 시간 공부하고 대충 다른 과목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3주 내지는 4주 동안 같은 테마를 매일 심층적으로 파고듭니다. 그래서 깊이 있는 높은 수준의 영역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자치행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자치행정이란 교사들이 원탁에서 평등한 관계로서 이뤄집니다. 매주 목요일 자율행정 차원에서 교내 컨퍼런스가 열리고 이때 교내 사안 모든 것이 논의됩니다. 학교, 학생, 재정, 기술 문제 등이 여기에서 다뤄집니다.

학교의 대표도 뽑고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등 모든 것이 이 교사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는데, 역할을 담당하는 기간이 길지 않고 짧으며 그에 대해 임금을 더 주거나 수당을 주거나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단지 평교사로서 역할을 할 뿐입니다. 이 자치행정이 잘 기능하는 데는 인지학을 토대로 하는 철학적 배경이 있습니다.

교사들이 인지학에 동의하고 늘 연구하기 때문입니다. 교사의 수업 방법론이나 철학 등 모든 것이 인지학을 토대로 자신이 늘 새롭게 발견하고 거기서 의미를 찾기 때문에 교사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교사회의에서는 발도르프가 100년 전 시작된 교육이지만 그때 머무르지 않고 현재 미디어 시대에서도 잘 적용될 수 있을지 늘 연구하고 인지학적으로 해석해내기 때문에 교사들이 시대정신에 맞게 발도르프 교육을 아이들에게 접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도르프 교사는 결코 지루한 직업이 아닙니다.(웃음)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에서 영유아 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수강생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에서 영유아 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을 받고 있는 수강생들

- 발도르프 교육이 전 세계 국가로 뻗어 나가며 미래의 창의 교육으로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세계 66개국에 1200개 이상의 발도르프 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이 창의적인 교육으로 인정받는 이유는 교수 방법 속에서 아이들이 갖는 창조성, 판타지를 많이 활용합니다.

더 특별한 점은 단순히 창의성이 있는 학교라는 게 아니라(그것은 결과일 뿐이고) 교육과정에서 아이가 자신과 자연이 연결돼 있다는 것, 자신이 나무를 깎고 있다면 나무와 연결돼 있다는 것, 모든 행위에 스스로 자기 연결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깨닫고 수업이든 무엇이든 기쁨으로 대하게 됩니다.

창의성은 그 과정에서 더불어 오는 것입니다. 발도르프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유능한 이유는 창의성뿐 아니라 이렇듯 사물, 사안의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때문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인류 보편성을 지닌 교육이기 때문에 세계에 퍼져갈 수 있었던 것이고, 이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확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인생 전체를 생각하는 발도르프 교육

- 일반 학교 교사와 발도르프 교사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발도르프 교사는 어떻게 양성되나요?

발도르프 교사는 일반 대학에서 각자 자기 전공교육을 마친 사람들입니다. 저도 불어불문학과 정치학을 전공하고 발도르프 교사가 되기 위해 발도르프 사범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이 교육의 핵심은 발도르프 교사의 인성 만들기입니다.

교사의 인성이 중요한데 사범대학 과정에서 이를 위해 예술교육을 많이 받습니다. 2년, 3년 과정에서 음악, 연극, 미술 등 다양한 예술성을 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발도르프 교육학을 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오이리트미(Eurythmy : 한국에서 아직 생소한 이 말은 그리스어로 ‘아름다운 동작’ ‘아름다운 리듬’을 뜻하는 말로, 발도르프 교육의 창시자인 독일 인지학자 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가 창안, 1912년 선보인 것으로, 언어와 음악을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동작 예술)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이 장르는 사실 교사에게도 굉장히 필요한 것입니다. 교사들이 매일 아침 오이리트미를 합니다. 교사의 예술성 강화를 위해 오이리트미가 교사 양성 사범대학에 깊이 있게 들어가 있습니다. 일반 발도르프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예술 과목을 많이 배우는데 꼭 겸비해야 하는 것이 오이리트미입니다.

- 오바마 전 미 대통령도 한국 교육에 대해 칭찬했듯, 개발이 한창인 시기 한국의 교육은 세계에서 칭찬을 받았지만 이제는 한편에서 획일적 교육, 입시위주의 교육, 경쟁 만능주의 교육 등의 문제를 지적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정부에서는 취학 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앞당기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이런 평가와 지적, 그리고 조기 입학의 교육 정책에 대해 조언을 주신다면? (※ 인터뷰는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 사퇴(8월 8일)하기 전에 이뤄졌다.)

한국이 짧은 근현대 역사에서 눈부신 발전을 해왔고 이것은 교육의 힘이라는 평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육과 경제가 그렇게 밀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개인의 총체적인 면을 발달시킬 수 있어야 미래가 살아 있는 교육인 것이지 경제부흥을 위한 ‘인력’으로 보는 것은 교육에서는 한 면만 보는 것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교육은 지금 한 면만을 보는 편협한 시각으로 지적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습니다. 구시대에는 그런 편중된 교육이라도 효과가 있었으나 인류의 미래를 보는 차원에서 현재 교육은 총체적으로 다르게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지적 교육에만 치우친 것은 문제가 있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머리, 가슴, 손 등이 골고루 발달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조기 교육의 문제에서도 조기에 지적인 면으로의 쓰임새만 강조하게 되면 그런 차원은 충족되지 않습니다. 일찍 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일견 세계적인 추세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교육학자들은 그 현상이 잘못됐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머리, 가슴, 손 등 골고루 발달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하는데, 5세에서는 그것이 무리라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교육학자들은 조기 교육이 실패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를 그렇게 일찍 보내게 되면 학급 공동체 생활을 못 합니다.

조화로운 발달을 이뤄 성숙이 이뤄졌을 때 가능한 것이지 사회성 부족으로 아이는 기다리는 것도 힘듭니다. 시기를 미리 앞당긴다고 아이들이 성숙하는 것이 아닙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의 인생 전체를 봅니다. 그래서 초기에 아이들이 지적 교육에 편중돼 있다? 1, 2, 3학년이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조기 교육 또는 학교를 일찍 보내고 아이들을 지적으로 선행학습 시킨 것의 결과는 만 35세 이후 디프레스(우울증)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그러한 조기 교육(또는 조기 입학)은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심약한 사람으로 만들 가능성이 의학적으로 증명돼 있습니다. 또 청소년 자살률 등 이런 것들이 통계적으로도 다 나타나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들을 건강한 시민으로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 극소수 똑똑한 사람을 길러내려다 실패하는 교육이 아닙니다.

교육 정책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몇 학년 때 어떤 과목을 배우는 식으로 추진되면서 한 개인의 인생 전체를 보는 것이 빠져 있는데 발도르프 교육은 전체를 보는 교육입니다. 피사(PISA) 순위 1등인 핀란드는 만 7세에 학교에 입학합니다.

유아기를 충분히 성숙시킨 후 학교에 들어갔을 때 과외공부 없이도 피사를 1등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통역자 발언 덧 : 우리나라에서 핀란드 교육 현실을 배우러 갔는데, 교실이 어떻고 환경이 어떻고 하는 것만 보고 진짜 배워야 할 것은 배우지 않고 왔어요. 돈을 잘못 쓰고 온 것이죠.)

- 우리 교육 현실을 감안해 한국에서 발도르프 교육을 접목했을 때 성공할 수 있을지요? 나아가 발도르프 교육 실천,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전제 조건이 필요할까요?

발도르프 교육은 한국에도 잘 접목할 수 있는 교육학입니다. 전제 조건은 좋은 발도르프 교사입니다. 한국에도 발도르프 학교가 있습니다만, 질적으로 우수한 교사를 교육, 확보하는 것이 발도르프 교육 성공의 조건입니다. 교사가 발도르프 교육에 열정을 품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우리 미래를 위해 이 교육이 정말 필요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교사 양성 코스가 이뤄져야 하고 이 코스를 졸업한 교사는 그런 마음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이 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주도권(initiative)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또한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교사는 교육을 통해 아이를 아프게도 만들 수 있고 건강하게도 만들 수 있습니다. 교사는 아이를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기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교사는 자기 성장을 이루겠다는 자기 연마의 욕구가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교사의 교육은 자기 연마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인지학을 토대로 인지학을 늘 연구하려는 열린 자세가 있어야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연구, 연마할 수 있습니다. 인지학을 토대로 교사들이 자기 성장을 할 수 있는 교사가 길러지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에서는 교사자격시험이 없습니다. 교사는 자기 역량을 자신이 스스로 체크합니다. (※ 교사양성 코스 (사)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에는 교사들이 자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배우러 온다고 한다)

발도르프 교육은 국가에서 정해놓은 교육과정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잘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있는, 내적 자세가 갖춰진 사람이 발도르프와 만나 교육 현장에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그런 열정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이 발현되면 한국에서 되고 안 되고가 아니라 좋은 교육 현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열정적인 모습으로 통역을 도운 이정희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 대표(좌)와 마르가레타 레버 교수(우)
열정적인 모습으로 통역을 도운 이정희 한국슈타이너인지학센터 대표(좌)와 마르가레타 레버 교수(우)

발도르프 교육 성공을 위한 전제 조건

- 한국에서는 노조를 구성한 교육자들의 정치지향, 이념지향, 노동운동 지향으로 인해 오랫동안 논란과 갈등이 심합니다. 독일 공교육 또는 발도르프 학교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자의 시각에서 이런 문제는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의견을 구합니다.

독일의 공교육에도 노조가 있습니다. 그리고 노조는 정치적으로 자신들의 입김을 내려고 합니다. 반면 발도르프에는 노조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발도르프는 개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독일에서 정치적인 면이란 임금인상 등의 문제이지 교사가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려 한다거나 또는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하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독일의 교육계는 공무원으로서 편하게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고 반면 발도르프는 노조도 없으며 학생들을 루틴하게 가르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독일의 시각에서 보면, 아무래도 한국 교육의 현실은 민주화의 역사 속에서 교사들의 정치 참여 흔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독일은 이미 안정돼 있고 한국과는 교육계의 구조, 성향,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의 역사를 많이 알지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70~80년대 민주화 속에서 교사들이 사회 참여를 하다 보니 정치색을 띨 수 있고 참여하려는 욕구의 일환으로 그 사람들은 그것을 계속하려는 것 같은데 시대적 변화 속에서 교육자는 교육에만 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모습(교육계 일부 노조 등의 정치화, 이념화 활동에 대해서는) 은 유감입니다. 교사는 교육자로서 학생 교육에만 책임을 다한다면 정치 활동에 끼어들 이유도 시간도 열정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공무원은 교육에 몰두하고 그것으로 기쁨을 느끼고 교육 속에서 삶을 다해야지, 정치적 방향에 안티를 거는 등의 행위는 순수한 교육과는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역사가 좀 더 안정되면 그런 문제도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발도르프 교사는 교육공무원이 아닙니다.

- 추가로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발도르프 교육자로서 한국이 발도르프 교육에 열려 있는 자세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공교육을 지원하듯 발도르프 학교가 세계적인 교육운동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잘 접목될 수 있고 발도르프 학교가 만들어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놓으면 기쁘겠습니다.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으며 발도르프의 싹이 트이고 희망의 새싹이 많이 올라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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