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1] 우크라이나의 가장 유력한 무기 SNS 심리전
[심층분석1] 우크라이나의 가장 유력한 무기 SNS 심리전
  • 고성혁 미래한국 군사전문 기자
  • 승인 2022.03.2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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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어떤 무기 동원됐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 세계의 규탄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무터뜨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과 국민의 거센 저항에 러시아군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음이 SNS를 통해 전해진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서 사용되는 주요 무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하면서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공격한 것은 러시아군의 탄도미사일이었다. 북한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칸다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러시아가 발사한 순항미사일도 보였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의하면 개전 당일과 이튿날까지 230여 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기지와 주요 시설을 타격했다.

러시아군은 이스칸다르 단거리 미사일을 포대처럼 운영한다. 차량 1대당 2기씩 탑재된 이스칸다르 미사일 24기를 하나의 포대로 편재한다.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없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그대로 노출됐다.

러시아군의 열압력탄 무기

열압력탄은 진공 폭탄이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인 폭탄이 폭발에 의한 파편효과로 파괴력을 발휘한다면, 열압력탄은 진공효과로 더 넓은 지역에 대한 파괴 효과를 낸다. 폭탄이 터질 때 산소를 빨아들여 강력한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에 진공 폭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일반적인 폭탄에 들어가는 화약이 25%의 연료와 75%의 산화제로 구성되는 것과 달리 열압력탄은 거의 100% 연료로만 구성된다. 열압력탄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미국과 러시아만이 보유하고 있다.

개발 과정을 보면 공교롭게도 아프가니스탄 산속 동굴에 숨은 게릴라를 잡기 위해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일반 고폭탄으로는 파괴하기 어려운 동굴을 열압력탄은 진공효과로 파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원폭 다음의 파괴력을 가진 열압력탄을 보유하고 있다. 모든 폭탄의 어머니라는 별명이 붙은 MOAB(Mother of All Bomb)이다.

열압력탄(진공 폭탄)이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곳은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였다. 그로즈니 시가지에 러시아군은 기갑부대를 진입시켰지만 도시 곳곳에 숨은 체첸 반군의 대전차 로켓 공격에 참패를 당했다. 러시아는 그로즈니의 모든 건물을 파괴하기로 마음먹고 열압력탄을 쏟아부었다.

일반적인 폭탄, 즉 고폭탄은 건물 일부만을 파괴할 뿐이지만, 열압력탄은 진공효과까지 더하면서 건물을 무너트렸다. 더 이상 체첸 반군이 숨을 곳을 없애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로 인해 그로즈니 시가지 건물은 모두 초토화되었다. 그래서 러시아군의 열압력탄에 ‘그로즈니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지역에 투입한 열압력탄 무기는 T-72 탱크의 차체 위에 발사대를 올려놓은 ‘TOS-1’ 시리즈 다연장 로켓시스템이다. 이를 북한에서는 방사포라고 부른다. TOS-1M은 직경 220㎜ 열압력 로켓탄 30발을 쏠 수 있는 무기다.

최대 35㎞ 떨어진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TOS-1 다연장로켓은 유도장치가 없는 무유도 로켓이기 때문에 정밀타격이 불가능하고 넓은 지역을 초토화하는 지역 제압 무기다. 민간 지역에 사용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제법으로도 금지돼 있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로즈니의 악마라 불리는 열압력탄 로켓 발사대 TOS-1A.
그로즈니의 악마라 불리는 열압력탄 로켓 발사대 TOS-1A.

우크라이나의 대전차 미사일

공산권 국가의 대표적인 휴대용 대전차 무기는 RPG-7이다. 흔히 알라의 요술봉이라는 애칭까지 붙어 있다. 탈레반, 알 카에다, 시리아 등 무슬림 반군세력이 주로 사용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북한군도 대량 운용하고 있으므로 한국군 기갑부대에 가장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받는다. 반대로 서방권, 특히 미국의 휴대용 대전차 무기는 재블린(FGM-148)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재블린을 이용해서 러시아군에 상당한 피해를 줬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받자 재블린을 대량 공급했다.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합작품으로, 약 2.5㎞의 유효사거리에 명중률 95% 이상이다. 휴대용 대전차 무기치고는 꽤 사정거리가 길다. 적 탱크의 사거리 밖에서 타격할 수 있다.

재블린은 적외선 유도방식의 미사일로서 발사하면 미사일이 알아서 적 전차를 추적하여 격파한다.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을 채택했다. 그만큼 정밀한 무기다. 게다가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은 장갑이 두꺼운 탱크의 정면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장갑이 가장 얇은 탱크 상부에서 폭발한다. 그만큼 치명적이다.

유도방법 자체가 없는 RPG-7은 노출된 적 전차만을 공격할 수 있지만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은 은폐된 전차도 공격 가능하다. 상부공격, TOP ATTACK 방식이기 때문이다.

재블린 대전차 유도미사일 제원

- 중량 22.3kg(미사일+발사관),

6.4kg(조준경+삼각대)

- 미사일 길이 : 1.1

- 발사관 : 1.2m

- 직경 : 127mm(5.0in)

- 사거리 초기형: 2500m ,

개량형: 4750m

러시아의 공격 징후를 먼저 알았던 영국은 미국보다 먼저 우크라니아 군을 은밀히 지원했다. 대표적 무기는 휴대용 대전차미사일 NLAW다. 영국과 스웨덴의 합작 생산으로 미국산 재블린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 공급됐다. 사거리는 약 600m 정도로 짧다.

긴 사정거리가 필요 없는 시가전에 매우 유용한 무기다. 발사 방식 등은 미국산 재블린과 거의 비슷하다.

이들 서방국가의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은 RPG-7과 비교해서 또 다른 장점은 발사 방식에 있다. RPG-7은 화약이 폭발하는 힘으로 발사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발사관 뒤로 후폭풍을 내보낸다. 한국군이 대전차 무기로 운용하는 무반동포처럼 만약 뒤에 사람이 있다면 후폭풍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RPG-7의 경우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재블린의 경우에는 발사 방식이 두 단계를 거친다. 발사관에서 나온 후에 공중에서 로켓이 점화되어 날아간다. 은폐된 공간에서 적 전차를 공격하기 안성맞춤인 셈이다.

언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기갑부대와 각종 차량들이 우크라니아군의 재블린 공격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성자의 재블린(세인트 재블린)이라고 부르고 있다.

서방 언론이 보도한 러시아군의 피해는 전차 146대, 장갑차 706대가 파괴되고 전투기 14대, 헬기 8대가 격추됐다. 사흘 만에 전투부대의 30%를 상실했다.

바이락타르 TB-2는 미군의 UAV Reaper RQ-9 다음으로 실전에서 입증된 무인공격기다. 러시아군의 기갑부대가 우크라니아로 진격하자 가장 먼저 반격을 가한 것이 우크라이나군의 바이락타르 TB-2다.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BTG : Battalion Tactical Group)의 진격을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

러시아군의 대대전술단은 우크라니아군의 전력을 너무도 얕본 나머지 항공 엄호를 받지 않았다. 그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의 무인공격기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대전차 유도 미사일 재블린(FGM-148)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대전차 유도 미사일 재블린(FGM-148)

바이락타르 TB-2 무인공격기

터키산 무인공격기 바이락타르 TB-2는 터키가 쿠르드반군을 제압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언론에 크게 알려진 것은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젠 전쟁 때였다. 아제르바이젠은 터키의 무인공격기를 적극 활용하여 아르메니아군의 기갑부대와 각종 거점을 핀포인트 공격을 통해 무력화 시켰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군이 또 다시 터키산 무인공격기로 러시아군의 기갑부대에 심대한 타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터키에 총 48대를 주문했다. 2019년 6900만 달러로 계약이 성사되면서 1세트 6대가 판매됐으며 계속 도입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개시됐다.

바이락타르 무인공격기 TB-2 제원

- 승무원: 0명(지상 요원 3명)

- 전장: 6.5m 전고: 3.2m

- 날개 길이: 12m 자체 중량: 420kg

최대 이륙 중량: 650kg

- 순항 속도: 130km/h

- 체공 시간: 27시간

- 비행 범위: 150km

- 항속 거리: 6000km

- 무장: 레이더 유도식 스마트 무장

(MAM-C 혹은 MAM-L) x 4

- 대당 가격: 500만 달러

새로운 무기 스마트폰과 SNS

푸틴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구글지도에는 교통통제지역이 그대로 드러났다. 실시간으로 어디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 전투 상황을 보도하는 화면은 기자들이 촬영한 것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은 현지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여 SNS에 올린 영상들이다.

미디어가 전쟁에 깊숙이 개입한 것은 월남전이 처음이다. 개방적인 미국 언론은 전황을 그대로 안방 TV로 중계했다. 월남전에서 미국이 패한 것은 대중매체가 반전 여론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그 영향으로 1차 걸프전에서 미군은 언론을 이용하기도 하고 통제하기도 했다. 무분별하기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슈워츠코프 장군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면서 전황 보도가 왜곡되는 것을 막았다.

9.11사태에 이은 2차 걸프전은 CNN을 통해 전황이 실시간 중계됐다. 전투 상황이 한번 걸러지거나 시간차를 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방송을 탔다. 이라크 바그다드를 폭격하는 영상과 이라크군의 대공포가 불꽃처럼 날아가는 CNN 실시간 중계는 새로운 차원의 전쟁 보도였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는 CNN도 TV 중계도 아닌 SNS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심리전, 선무공작도 스마트폰과 SNS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우크라이나 장병 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통신량을 추적하여 우크라이나군의 위치를 파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종의 SNS를 통한 하이브리드전쟁이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소셜미디어는 전쟁에서 선동과 호소의 채널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꺾기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탈출했다”는 식의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이에 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치인들은 소셜 미디어로 전 세계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 장관은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하나 올렸다. 우크라이나 무인공격기에 의해 파괴되는 러시아군 탱크부대의 영상이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곳곳에 버려지거나 파괴된 러시아군 장비들을 촬영하여 SNS에 올리면서 자신들의 결사항전 의지를 전 세계에 송출했다. SNS가 전쟁의 새로운 도구가 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병사는 안부를 묻는 어머니에게 “저는 훈련에 참여 중인 게 아니라 진짜 전쟁이 일어나는 우크라이나에 있어요. 우크라이나인이 우리를 환영해줄 거라고 들었지만 그들은 우리 장갑차 아래 죽어가고 있어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군 전차 아래로 우크라이나인들이 몸을 던지는 상황도 전했다. 특히 그는 “우리는 심지어 민간인을 목표로 공격하고 있어요”라며 자괴감을 드러냈다. 러시아 병사의 SNS 메시지는 러시아 내에 반전시위를 촉발시키고 있다. 60년대 미국에서 보였던 시민들의 반전시위가 21세기 러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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