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식 돈풀기, 무엇이 문제인가
이재명식 돈풀기, 무엇이 문제인가
  • 김운회 14기 미래한국 편집위원.동양대 교수
  • 승인 2021.11.1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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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예산은 언제나 부족, 선후·경중 결정해야”

야권의 대선 후보가 결정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더욱 더 맹렬하게 좌파 경제전략과 전술을 강화하고 있다. 좌파의 경제논리는 정치경제학이다. 이를 단순히 경제논리로 저지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2020년 이후 문재인 정권에서는 6차례의 추경이 있었다. 1차는 11조7000억 원(2020년 3월), 2차는 12조2000억 원(2020년 4월) 등으로 막대한 돈풀기 전략으로 민주당은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3차는 더 강력하게 민주당 단독으로 35조1000억 원(2020년 7월)을 풀어 ‘돈풀기’의 한 정점을 찍었다. 이른바 ‘추경=지지율’의 공식이 성립된 것이다.

이후 대선 후보가 되어 날개를 단 이재명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을 강력히 요구하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재정 여력이 없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예산이란 남아서 하는 경우는 없고 언제나 부족한데 선후경중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KBS 2021.11.3). 이 말은 과연 맞는 말일까?

현재의 상황에서는 이들 논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우파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좌파의 경제논리의 구조와 이데올로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좌파 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 성공한 정책이 하나 없다

코로나 이전까지의 한국경제는 ① 꺼져가는 성장 엔진, ② 고용창출 능력 저하, ③ 비대한 자영업 비율, ④ 귀족노조 → 경쟁력 악화 → 자본이탈, ⑤ 심화되는 양극화, ⑥ 규제로 인한 기업 활동의 위축 등으로 요약된다.

특히 코로나 직전까지 고용탄성치는 금융위기 후 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연합뉴스 2019.1.27) 또 이른바 소주성(소득주도성장)으로 이미 치명상을 입은 자영업은 코로나 사태로 회생 불능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OECD에서 자영업 비율은 미국 6.4%, 독일 10.4%, 일본 10.6%인 데 반해 한국은 그리스 34.1% 다음으로 높은 25.5%).

이른바 퍼펙트 스톰 상황에서 귀족노조에 발목 잡힌 좌파 정권은 반시장주의를 기반으로 ‘국가주의’와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선동하고 ‘세금만능주의’로 경제를 운영하고 있다. 좌파 정권의 각종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결국 미래세대에게 그 부담을 떠넘긴다.

코로나 이전의 여론 조사에서 ‘文정부 경제정책 잘못’ 66%, ‘성공한 정책 하나도 없다’ 40%로 나타났다. (매일경제 2018.12.25). 소주성 등 경제정책이 31.9%로 실패한 정책 1위로 꼽혔고 노동정책(21.5%), 부동산 정책(10.2%) 등이 뒤를 이었다.

도대체 좌파 경제논리는 무엇일까

한국 좌파의 경제 논리는 노동자의 나라를 위한 협동조합주의, 현대화폐이론(MMT : Modern Monetary Theory), 완전기본 소득, 친일과 반일의 정치경제학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좌파는 ‘노동 존중 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경제민주화를 달성해 성장동력이 넘치는 대한민국의 건설한다고 선동한다. 여기에는‘협동조합주의(cooperatisme)’ 즉 협동조합운동을 통한 사회주의 사회의 실현이 포함된다. 물론 현대 좌파 혁명론인 그람시의 ‘진지론’은 현재까지도 불가결한 전략 전술이다.

협동조합주의는 한국 좌파가 꿈꾸는 주요한 테제로 좌파는 이를 통해 생산과 복지, 주체적인 노동가치의 실현 등이 가능하다고 간주하고 있다. 피터 마르쿠제(전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를‘사회주의로 가는 교두보’(Monthly Review 2015.2.1)로 제시한 바 있으며 베네수엘라가 대표적인 모델인데 한국에서도 광범위하게 시도되고 있다.

그런데 협동조합주의를 이데올로기의 근간으로 했던 베네수엘라는 대참상으로 귀결되었다. 한때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부유했던 세계 5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기간(1999~2013)에 석유 수출로 번 엄청난 돈을 무상 교육과 무상 의료 등 포퓰리즘 정책에 마구잡이로 탕진했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자 경제는 붕괴되고 기아, 의료대란 등으로 ‘국민 94%의 빈민층’만 남겼고 반(反)시장적 경제정책은 경제 파탄으로 직행해 연 170만%라는 초(超)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코로나 직전까지 불어나는 재정적자에 돈만 찍어내 재정적자 규모는 GDP의 37%, 187억 달러 외채 상태가 되고 말았다.(중앙일보 2019.4.4).

다음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좌파 정권의 ‘돈풀기’는 랜덜 레이(Randall Wray) 등의 ‘현대화폐이론(MMT)에 근간을 두고 있다. 좌파는 250년 이상의 경제학의 수많은 논리들을 모두 부정하고 이것만이 민중을 위한 ‘새로운 경제학’이라는 식으로 선동해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버니 샌더스(미국), 시리자(그리스) 등의 인기 비결도 바로 이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은 국민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무서운 포퓰리즘의 논리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정부가 완전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적자재정을 편성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균형재정에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경제에 해악”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는 스스로 돈을 찍어내기 때문에 외부의 경제 주체에게 빚을 지지 않으면 결코 파산하지도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과 같은 기축통화국들에는 어느 정도 해당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간과한 것은 화폐도 일종의 상품으로 팔리지 않으면 휴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같은 국가에서는 매우 위험한 논리다. 미국조차 ‘위대한 사회건설’, 베트남 전쟁 등으로 통화를 남발해 국제통화시스템이 붕괴되는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

1980년대 미국은 이중적자 등으로 인해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이 좌파 이론은 거시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세수에 기반한 정부지출)을 부정한 논리로 미래의 국가경제를 베네수엘라로 몰고 가는 지름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이 이론은 정부가 국가부채비율 등에 얽매이지 않고 필요한 만큼 돈을 찍어 일자리를 늘리면 완전고용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더 황당한 주장을 한다. 즉 정부가 돈을 풀어 통화공급을 늘리면 이자율은 다시 하락해 국민소득과 고용이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재정지출을 확대하면 이자율이 상승해 구축 효과가 나타나 오히려 민간 투자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는 경제의 기초적인 원리도 무시한 발상이다.

일부 국민이 열광하는 최악의 포퓰리즘, 기본소득제도

다음으로 좌파는 완전기본소득이 목표라고 표방한다. 문제는 이런 류의 악성 포퓰리즘에 일부 국민들이 열광한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① 완전기본소득(모든 복지제도를 없애고 기초생활수준의 돈을 지급), ② 부분기본소득(기존의 복지제도는 그대로 둔 채 저소득계층에 대해 일정의 돈을 지급, 아동수당·청년수당·경로수당 등이 예) 등으로 나뉜다.

문 정권은 일단 부분기본소득정책에 전술적으로 집중하고 있는데 이것은 하층민들을 열광시킬 수 있는 매우 무서운 포퓰리즘 정책이다.

문제는 그 엄청난 재원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래 한국 경제가 망하든 말든 현재 시간 선호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국민들을 효과적으로 선동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여기에는 OECD 최고 수준인 노인빈곤율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좌파 정권의 지지율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전가의 보도, 반일(反日)의 정치경제학

다음으로 좌파는 친일과 반일의 정치경제학을 전략적으로 표방해 위기 때마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광복된 지가 이미 70여 년이 지나가는데도 좌파는 친일 청산으로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광범위한 좌파 진지들을 건설해왔고 이것은 대중들을 선동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좌파의 친일 청산의 정신적·실천적 지주는 동학운동이다. 반제·반봉건 투쟁의 대표적인 민중운동인 동학운동은 자연스럽게 1980년대 주사파의 중심논리인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NLPDR)’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론’ 등으로 연결되고 이 논리는 그대로 북한의 정치논리와 일치한다.

좌파는 통일전선에 방해되는 어떤 세력도 친일 프레임의 덫을 씌우고 반일(反日)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주요 테제 가운데 하나로 삼았다. 친일청산에 대한 좌파의 지나친 선동은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좌파가 이상적인 친일파 척결로 보는 북한 정권도 실제로 초기 김일성 내각에는 친일분자가 더 많았고(홍명희, 장헌근, 김정제, 이활, 허민국, 강치우 등) 일제시대의 대기업 가운데 현대까지 생존한 기업은 거의 없다.

북한은 사회주의(좌파) 역사상 최악의 정치체제로 반일이라는 카펫에 감춰진 ‘김일성 왕조’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터진 한일경제전쟁은 좌파에는 큰 호재로 인식되었고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對우파 투쟁의 흑색선전 수단으로 적극 활용했다.

재정의 1도 모르면서 돈이 화수분처럼 나오는 것인 양

11월 9일 제3지대 대권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예산실장부터 경제부총리까지 나라 살림을 10년 이상 책임져온 사람으로서 (세금은) 국민의 피 같은 돈"이라며 "재정의 1도 모르면서 돈이 화수분처럼 나오는 것인 양, 자기 주머니라면 결코 할 수 없는 말을 한다"며 거대 양당 후보들을 직격했다(연합뉴스 2021.11.9).

국가의 주수입원은 세금이다. 돈이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는데 이 이자를 못 갚게 되면 모라토리엄이나 디폴트를 선언한다. 한국은 국채의 대부분이 ‘채권’ 형태로 되어 있는데 88% 정도가 원화 표시 국고채권이고 나머지는 국민주택채권의 형태다. 국채의 외국인 소유 비율도 15% 이하이기 때문에 위험성은 높지는 않다. 좌파는 이런 점만을 부각시켜 돈을 마구 뿌려대려 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는 종합적인 시스템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경제는 균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안정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인간과 같이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상태인 것과 같다.

벌써 나타난 무분별한 돈풀기의 결과

돈풀기로 급격히 통화량이 늘어나면 급격한 물가 상승을 초래하여 가계 경제를 압박하고 경기 후퇴로 이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10월 소비자물가가 3.2% 올라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연합뉴스 2021.11.2)

보다 심각한 것은 무분별한 돈풀기가 돈의 가치를 하락시키므로 자금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만큼 이자를 더 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통화량 증가는 이자율이 상승시켜 민간의 투자가 크게 위축된다.

이런 극적인 확대재정정책은 전쟁후 국가 기초산업(다리, 건물, 공장) 건설을 위해 사용되는 정책이지 좌파 정권처럼 시도 때도 없이 사용하면 국가의 경제 기초는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국가부채 규모가 일정한 재정규율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재정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이 기축 통화국이 아니면 외환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다.

전 국민 지원금, 위로금 등 과도한 재정투입이 있기 전 즉 코로나 직전까지를 보면,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 한국 나랏빚 증가가 ‘과속’상태로 3050클럽 국가중 최고를 기록했다.(매일경제 2019.6.16).

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채무는 408조 원 늘어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의 증가액 351조 원을 훨씬 웃돈다. 나랏빚이 2022년에는 1000조 원을 넘는 데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게 된다.

올해 17조 원대인 국가채무 연간 이자가 2년 뒤인 2023년부터는 20조 원을 넘게 됐다. 역대 정부에서 GDP 대비 국채비율 40%선 방어가 목표였지만 2017년 36%이던 국채비율이 단숨에 50%를 넘어선 것이다.

2016년까지 국가채무는 626조9000억 원이었다. 그러나 문 정권이 들어선 2017년에서 2020년 불과 4년 만에 국가채무는 846조9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런데 이것조차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상환 의무만을 계산한 것이고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는 제외했다는 것이다.

즉 국가가 암묵적으로 보증을 서는 공공기관의 채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지급을 위한 연금충당부채는 국가채무 통계에서 제외되어 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특수한 위험 요인들은 선진국 모두의 공통 사항이지만 유독 한국만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세계 최고라는 것이 문제다.

2021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은 GDP 대비 국가채무 증가 속도 35개 선진국 중 1위”라고 발표했다.(연합뉴스 2021.11.8.)

기본적으로 한국은 IMF 경제위기를 시점으로 고령화에 따른 세입기반 약화, 사회복지 지출 증가, 잠재성장률의 하락 등의 만성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국가부채를 갚으려면 세금을 증액해야 하지만 현재 한국은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으로 채무가 늘 수밖에 없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시행하기에 여러 문제가 따른다.

국가부채가 누적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러면 국가부채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과거와 같이 국토의 일부를 팔거나(러시아, 프랑스 등) 또는 식민지화되는 일들은 일어나기는 어렵지만 그에 준하는 여러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은 아르헨티나의 국가부도(디폴트) 선언(2001) 그리스의 구제금융신청(2010) 등과 같은 형태는 안 되겠지만 경제를 치명적으로 후퇴시킬 수 있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누가 빚이 많은 사람과 결혼하려 하겠는가.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부채가 많으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경제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면 국가의 부채가 늘어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기본적으로 IMF 경제위기를 기점으로 고령화에 따른 세입기반 약화, 사회복지 지출 증가, 잠재성장률의 하락 등의 만성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누적적 국가부채 증가가 초래할 수 있는 문제들을 조목조목 살펴보자.

첫째, 국가부채 증가는 산업의 변동기에서 디지털 시대의 필수불가결한 인프라 구축의 여력을 상실해 경쟁력의 약화, 미래 산업에 대한 대응 실패 등의 악순환 구조를 초래한다.

이와 함께 자금조달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민간에 들어가야 할 투자 재원이 정부부문으로 이동해 민간 투자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축효과’가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나 여러 형태의 재난과 경제위기 등의 국가적인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또 국가가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펌핑효과(Pumping Effect)’도 제 구실을 하기 어렵다. 즉 국가부채는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수행할 수 없게 한다.

예를 들어 정부 지원으로 경영되는 공기업의 상품가격(전기료, 수도료 등)들을 정부가 억제함으로써 공기업에는 부채가 되지만 그만큼 물가의 안정과 민생의 안정에 기여하는데, 만약 국가부채가 증가하면 이를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 또 좌파 경제 하에서 정치화된 공기업의 부실화는 더 가속화된다.

둘째, 국가부채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내외적인 신인도가 떨어진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이란 현존하는 정부채무에 대한 장기적인 상환 가능성을 의미한다.

재정적자는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는데 정부가 안전자산인 국채를 대량 발행하면 시중의 자금이 국채 구입으로 빠져나가(클라우딩아웃), 시중의 자금이 줄어들어 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민간 투자가 억제된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줄어들어 고용 상황이 악화된다.

고용 악화는 분배 구조도 악화시킨다. 나아가 신인도 하락은 자국 통화(원화)에 불안을 가져오고, 그것이 점차 확산되면 가치가 하락한 원화를 달러나 유로화 등의 외화나 안전자산인 금 또는 부동산 등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고 자본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셋째, 국채 누적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국채의 실질적인 가치 저하가 나타날 수 있고 시장에도 미래의 정부채무의 채무불이행의 불안감을 발생하게 할 수 있다.

이 같은 불안감은 이자율의 상승을 초래해, 기업의 자금 조달 등에 악영향을 주고, 설비 투자의 억제를 초래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저해하게 된다. 여기에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이자 지출비용이 증가해 다시 재정적자의 누적이라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다시 신인도 악화로 나타난다.

넷째, 국채 누적은 세대간의 심각한 불화를 초래한다. 즉 국채 발행에 의한 편익은 주로 현세대가 받게 되는 한편, 국채 상환에 따른 세 부담은 미래세대가 지게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세대 간의 심각한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또 만약 외국채의 경우에는 발행 시의 현재 세대들은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에 의해 이용 가능한 자원이 증가하기 때문에 부담은 없지만, 원리 상환시의 장래 세대에 있어서는 해외로 자금이 유출되어 국내 이용 가능한 자원이 감소해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다.

다섯째, 누적된 국가부채는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미래 임금과 생산성을 하락시킨다. 국채 이자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증세가 불가피하다. 국가부채의 누증에 의해 이자 지불비용이나 채무상환비가 증대해 정책적인 용도로 사용해야 할 재정여력을 감소시켜 재정의 경직화를 초래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2021년 일반회계 세출 중 22.3%가 국채비(國債費), 즉 빚의 상환에 사용되고 있다(사회보장 33.6%, 지방교부세 등 15.0% 등 : 日本財務省 홈페이지 자료 : 予算はどのような分野に使われているのか).

여섯째, 국가부채 누증은 은행자산 내용을 악화시키고 금융시스템 기능을 저하시켜 금융위기를 자초하게 된다. 금융위기의 상황에서 정부가 은행의 담보들을 구제하는 경우가 발생하거나 세수 감소로 인한 재정악화의 경우에는 다시 국가부채의 위기를 초래한다. 이런 종류의 악순환 구조는 은행의 자구노력이나 재정에 대한 재건 노력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참고로 나라가 자금을 빌리는 것은 주로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의 금융기관이다. 은행은 국민의 예금으로 국채를 사고 국채 이자를 받는다. 그런데 국가부채가 늘어날 경우 국가는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금융권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국채 매수는 힘들다.

즉 국가는 채권을 매개로 한 자금의 충당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개인도 너무 많은 빚을 진 사람에게 자꾸 빌려주기가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면 정부는 더 높은 이자로 채권을 발행하게 되고 이것이 외국 특히 중국, 일본 등에 넘어가면 경제적 독립성 또는 재정정책의 독립성 등과 같은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일곱째, 국가부채 증가는 국민들에게 세금 증가를 가속화하면서 민생을 파탄에 이르게 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긴축재정을 하게 되면 디플레이션 이 지속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다음 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말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나타나면 대규모의 증세가 다시 나타나고 긴축재정으로 인한 대대적인 세출 삭감이 진행될 수도 있다. 그 결과는 경제활동의 위축과 주가 폭락 등으로 나타난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더 경제를 도탄에 빠뜨리게 된다. 결국 남는 것은 불경기와 거액의 부채뿐이다.

여덟째, 국가부채가 극심한 경우로 원화를 새로 인쇄하여 국채를 갚은 경우에는 원화가치의 하락은 물론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된다.

휘발유나 생필품 가격이 급등할 것이고 원화의 화폐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이 몰려 극심한 투기 현상이나 사재기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이 국가부채 누증은 재정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 즉 자원 배분의 조정, 소득의 재분배, 경제의 안정화라고 하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에 따라 연금, 의료, 복지 등 사회보장관계비의 대폭적인 증가가 전망되는 미래 한국은 경제적인 위기의 상존화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한국의 국가부채 누증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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