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내년 대선은 비호감들의 대결, 여성표가 핵심 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내년 대선은 비호감들의 대결, 여성표가 핵심 키”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10.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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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네거티브 경쟁이 극에 다다르고 있다. 혹자는 때론 선을 넘는 치열함 속에서 여야 경선이 이대로 무사히 끝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한 주마다 쏟아지는 각종 여론조사는 이를 더 부추기는 모양새.

각 대선 후보들은 조금씩 달라지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울고 웃으며 네거티브 공방으로 더욱 치닿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홍수 속에 유권자들은 더욱 갈피를 잡기 어렵다. <미래한국>은 여론조사 전문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을 만나 혼란한 각종 지표 속에 여론조사란 무엇인지, 유권자들은 그 속에서 무엇을 읽어내야 할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평소 소장님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궁금했습니다. 추억의 만화 피구왕 통키 헤어스타일 아닌가요? 어떻게 나온 아이디어입니까?

아이디어라기보다는 순간적인 결단이에요. 정치인과 연예인처럼 대중의 주목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각인 효과가 중요하잖아요.

저도 방송에 출연하다 보니 제 이야기를 좀 더 잘 어필할 수 있도록 저를 알리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헤어스타일을 이렇게 했더니 반응이 나쁘지 않더군요.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친근하고 기억이 남는 이미지를 주는 것 중요하죠. 박 기자님도 궁금해하고 재미있어 하시잖아요. 하하. 

- 여론조사 전문가신데 원래 전공이 통계 쪽인가요?

연세대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죠. 미국에서는 정치학도 통계가 중요합니다.

통계학과 사회과학 조사방법론을 철저하게 공부했어요. 미국 유학을 한 곳은 클레어몬트 그레쥬에이트 유니버시티(CGU)라고 경영학으로 유명한 피터 드러커 선생님이 계셨던 곳이에요.

실용적인 학습방법, 통계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데이터로 선거 분석을 하는 그런 문화에 노출되다 보니 저도 통계를 공부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관련 공부를 하다가 여론조사 회사에 입문하면서 본격적으로 통계 조사방법론에 눈을 떴죠. 

- 임기 말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여론과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늘 40% 안팎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못 믿겠다는 분들이 많더군요. 여론조사 불신 풍조가 있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일종의 동조화 현상이라고 봐야 되겠죠. 무슨 얘기인가 하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어느 때나 여론조사 방법은 똑 같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진보 쪽에서는, 민주당 쪽에서는 박 대통령 지지율 왜 이렇게 높냐고 화를 냈어요. 

이명박 정부 시절 제가 여론조사 했을 때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왜 높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러니까 동조화 현상이라는 게 뭐냐면 결국 여론조사라는 것은 두메산골부터, 해남 땅끝 마을부터 서울의 강남 청담동까지를 포괄하는 거예요.

그게 우리가 말하는 전체 인구의 평균이거든요. 그런데 왜 그런 동조화 현상이 있는가, 민주당 지지층은 민주당 지지층만 만나는 성향이 강하죠.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보수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게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보수 성향의 사람들끼리 만나는 겁니다.

친구들끼리 만나서 이야기하다가 “문 대통령 지지율이 말이 돼? 이거 조사가 잘못된 거 아니야? 여론조사기관이 친 정부적인 앞잡이들 아니야?” 이렇게 이제 인식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실제 그렇지는 않아요. 그렇게 할 수도 없고요. 

체감 여론과 여론조사 지표가 다른 이유

- 그러나 일부 조사 기관들이 실제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기에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조사 방법 자체가 특정 대통령에게 더 유리하게 나올 수 있도록 조작이 된다는 것은 지금의 방법으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합니다.

그럼에도 왜 그렇게 느끼는가, 나와 비슷한 정치적 성향의 사람들과 주로 대화하고 생활하면서 서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죠. 여론조사라는 것은 전국 평균이기 때문에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그런 사람들까지 평균을 모아보면 실체 내 주변의 체감과는 다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 내외로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부정평가가 50%가 넘습니다.

그만큼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인식하는 것이 맞겠죠. 먼저도 말씀드렸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일종의 학습 효과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지지층이 실망한 나머지 잘했네 못했네 하면서 지지율이 떨어지니 노 대통령 기반이 와르르 무너졌잖아요. 그래서 정권교체가 됐고요.

그런 학습 효과가 지지층에게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요즘은 여론조사 응답자들은 모바일 세대로서 SNS를 통해  끊임없이 훈련이 됩니다.

지난 10~15년 전 주로 아날로그식의 대화와는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학습이 되고 문 대통령 지지층이 버티면서 지지율이 유지가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죠. 

- 그렇군요. 야권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역선택입니다. 특히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측 간 역선택 논쟁이 큰데요. 역선택이라는 것은 뭘 말하는지, 그리고 이 논란이 왜 여권에서는 보이지 않고 야권에서만 유독 심할까요? 또 역선택 영향이 있다면 후보 결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까? 

역선택이 있습니다. 구조적인 역선택이라고 봐야죠. 우리가 역선택이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선택과 다른 흐름, 거스르는 것을 역선택이라고 하거든요.

어떤 개인이 의도적으로 경쟁 정당, 싫어하는 정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망치기 위해 또는 경선에 지장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는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이야기해서 경선 결과에 상당히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제 일종의 의도적인 성격을 갖습니다.

전화가 오기를 대기하고 있다가 응답할 것을 준비했다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방해하는 공작, 책동을 일으킨다는 것이죠. 그런데 실제 그런 전화를 받는 것도 힘들고 기다린다고 해서 전화가 오는 것도 아니에요. 구조적인 역선택이라는 것은 전반적인 정서가 그렇게 작동이 된다는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윤석열 후보를 혐오할 수밖에 없어요. 왜? 현 정부에서 이른바 갈등 유발자가 됐기 때문이에요.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는 가장 싫어하는 인물이 윤석열 후보인데, 이런 윤 후보를 공격하는 이른바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그 사람이, 바로 홍준표 후보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민주당 지지층에서 국민의힘 후보, 보수진영 후보만 놓고 보면 홍준표 후보를 선택하는 역선택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게 되면 이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 고스란히 국민의힘 경선 결과에 영향을 주고 그래서 그것을 최소한으로 방지할 수 있게 첫 번째 컷오프에는 당원투표 20%, 본경선에는 당원투표 50%를 반영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준표 후보에 대한 역선택이 경선 결과를 확 뒤바꿔놓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누구를 선택하느냐 이것이 중요한 것이고 또 당원 투표가 들어가기 때문에 홍준표 후보도 당원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또 궁극적으로 최종 후보가 될 수는 없다는 겁니다. 

 - 여론조사 방법에 따라 결과도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ARS 조사방식과 면접원 조사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조사를 하더라도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조금 달라요. 기관마다 꽤 차이가 나서 어떤 결과를 믿어야 할지 헷갈릴 수 있거든요. 조사 방법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전화 면접으로 조사원이 직접 물어보는 여론조사가 있고 ARS 자동응답 방식이 있어요. ARS 조사는 ‘귀하는 누구를 지지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1번은 누구, 2번은 누구, 3번은 누구 이런 식으로 버튼을 누르면 되니까 확실히 지지하지 않고 조금 느슨하게 지지해도 버튼을 누르게 돼요. 그런데 전화로 면접원이 물어보면 왠지 자기 속마음을 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심리가 생겨요. 

현 정부는 보수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라 그래서 샤이 보수가 많게 되는 것이죠. 그러니까 샤이 보수에서 좀 느슨하게 지지하는 사람들은 면접원이 물어볼 때는 ARS 때와 다르게 지지 후보를 잘 안 밝힙니다.

그러다 보니 무응답이 존재하는 거예요. 조사 결과를 가만히 보면 자동응답 조사에서는 보수성향이 더 많고 면접원 조사에서는 진보가 더 많습니다. 그 외에도 디테일하게 조사 방법에 따라 지지율 차이가 납니다. 

- 여론조사에서 응답률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혹자는 응답률이 낮으면 그 여론조사 결과는 의미 없다고 주장하더군요.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여론조사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응답률 5% 미만의 조사, 혹은 다른 몇 % 미만의 조사가 무의미하다면, 왜 무의미한지 근거를 대야 할 것 아닙니까?

근거 없이 의미 없다고 하는 것은 모른다는 말과 같습니다. 응답률과 여론조사 신뢰도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습니다. 응답률이라는 것은 조사가 끝나서야 확인할 수 있는 수치예요.

조사 전에 ‘나는 응답률을 이 정도로 하겠다’고 목표를 정한다고 해서 그 응답률이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응답률이라고 하는 것은 응답자를 접촉한 전체 숫자 분에 완전하게 조사가 완료된 숫자예요. 

예를 들어 1만 명을 접촉했는데 어떤 사람은 거절하고 어떤 사람은 중간에 전화를 끊고 해서 완전하게 응답한 사람이 1000명이라고 쳐요. 그럼 응답률이 10%잖아요. 그것은 조사가 완료돼야 나오는 결과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까. 응답률이 높을지 낮을지는 신의 뜻이죠. 

응답률을 100%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전화 받는 사람한테 스미싱 아니고 폰사기 아니라고 확인해주고 5분만 시간 내주면 상금 1000만 원 바로 지급해준다고 해보세요. 그런데 이런 조사 할 수 있나요?

없죠. 못하죠. 그러니까 응답률은 우리가 어느 수준을 원한다고 해서 얻어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여론조사 응답률은 그 나라 문화예요. 자, 북한으로 가봅시다. 북한 당국이 여론조사 돌린다고 쳐요. 응답률 몇 퍼센트일까요?

100% 나오지 않겠어요? 그럼 그 조사 신뢰도는 믿을 수 있나요? 아니죠. 여론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대표성과 객관성이에요. 샘플링이 대표성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샘플링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또 샘플링 대표성이라는 것은 인구 비례, 남녀 비율, 연령대 비율, 지역 비율 이런 것들을 말하는데 골고루 잘 저어서 편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해남 땅끝 마을 사람도 응답할 수 있게 만들고 서울 강남 청담동에 사는 사람도 응답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겁니다. 두 번째 질문을 객관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은 최근 미국 순방을 마치고 혁혁한 성과를 올린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 있습니다. 그의 눈빛을 보면 비장함과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선생님은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 못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렇게 질문을 만들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응답자의 주관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생각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질문을 하면 안 되고 철저하게 중립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론조사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

- 대중추수주의를 자극하는 한 요소가 될 만큼 여론조사가 갈수록 정치나 사회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도 우리만큼은 여론조사가 이렇게 국정 운영이나 정치에 많이 활용이 됩니까?

대통령제 국가에서 심하다고 봐야 되겠죠. 프랑스도 대통령제 국가고요. 의원내각제에서는 대통령제 국가보다는 좀 덜한 편이에요. 대한민국의 경우 뒤늦게 민주주의가 되면서 국민 권력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고 있잖아요.

국민 여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인식이 너무나도 큽니다. 그리고 정치권력이 선거에 의해 결정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정치 사회 문화에서 여론조사가 활성화되고 있는 한편 미국보다 더 여론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미국은 오랫동안 전통적인 정당 문화 양당제가 정착이 돼 있는 반면 우리는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매우 취약합니다. 

정당은 시시때때로 당명을 바꿔야 하고 때로 해체했다가 재결성되는 등 취약한 정당 구조를 갖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때마다 국민 여론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봐야 하겠죠. 물론 의원내각제라고 해서 국민 여론이 덜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영국만 하더라도 지난 수십 년 동안 속한 유럽연합으로부터의 탈퇴를 결정하는 데 있어 국민 여론조사가 수도 없이 실시됐어요.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라고 하죠. 그만큼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문제에서 결국 국민 여론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대의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사각지대 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몸부림이 계속 되고 그것 자체로 인해 여론에 대한 의존도와 집착은 더 심화 된다고 봐야 합니다. 

- 여론조사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뭘까요?

첫 번째 대표성이죠. 어떻게 하면 이 대표성을 더 긴밀하게 할 수 있는가, 더 밀도 있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샘플링을 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조사 시간대에 영향을 받을 수 있고 ARS에서나 면접원 조사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까요.

더 과학적인 연구가 돼야 합니다. 여론조사기관의 책임도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입니다.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인가요? 학회도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인가요? 또 조사를 발주하는 언론사는요? 다들 자기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등한시할 게 아닌 것이죠. 정확한 조사 방법, 대표성 확보를 위한 치밀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질문의 객관성 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이런 팬데믹 시대에 맞게 다양한 모바일 조사 방법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SNS와 접목하는 방법, 심지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여론까지도 일정한 비율로 혼합, 합산해서 전체 여론을 더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와 여론조사 한계

- 여론조사업체 난립도 조사 결과 신뢰성에 문제를 주지 않습니까?

옥석 가리기가 돼야 합니다. 여론조사 업체가 조사기관으로서 충분히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해야겠죠. 그렇다고 이미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조사기관에만 기회를 줘서도 안 됩니다.

문턱을 높일 게 아니라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수준으로 허가를 내주는 제도적인 면이 보완돼야 하고요, 두 번째는 책임성이에요. 문제가 생겼을 때 단순히 과태료를 내도록 하는 게 아니라 삼진 아웃제를 실시한다든지 등록 말소제를 실시한다든지 기타 제도를 보완해서 그만큼 책임감 있게 관리,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현실성 있게 충분한 경제적 보상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론조사 하는 데 일정한 비용이 드는데 업체끼리 말 그대로 이전투구의 경쟁을 하다 보니 의뢰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조사기관 질문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도적으로 업체 운영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조사 단가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금 조사비용 단가가 형편없는 수준이다 보니 날림식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의 경우는 전화조사 샘플당 단가가 3만 원이 넘습니다. 일정한 수준의 비용이 보장돼야 적어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조사를 책임 있게 수행할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ARS 조사의 경우 샘플 하나당 3000~4000원에 불과합니다. 현실적인 경제성이 보장돼야죠.

-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우선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고요, 두 번째로 정부에서도 그 정도 수준 있고 책임 있는 조사가 가능한 단가를 책정해야 되겠죠. 기획재정부와 나라장터, 또 조달청에서 그게 돼야 하겠죠. 아니면 일종의 최저가 입찰방식은 더 이상 안 된다고 하든지요.

세 번째는 언론사가 지나칠 정도로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도의 단맛보기만 치중하는 조사를 실시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합니다. 단순히 후보 지지율이 얼마다 하는 식의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현안이 있을 때 이 후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유권자들이 바라고 있는 정책 방향은 무엇인지 심도 있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당장의 흥미와 재미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유권자들의 알 권리와 수준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수준 높은 질문 또 정책 지향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그런 접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언론사 한 곳이 자기 언론사의 독점적 보도를 위해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또는 일정한 수준이 보장되지 않는 조사기관을 선택해 조사를 하는 것보다 몇 곳 공동 연합으로 보다 더 공신력 있는 조사를 실시하는 게 좋습니다.

그만큼 조사비용을 나눠 감당할 수 있고, 정확하게 나온 조사결과일 때 검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니까요. 그게 아니라 마치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빨리 조사하고 독자들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또는 정치권에 파급력이 큰 자극적인 조사를 위해 한다면 결코 수준 높은 조사가 되기 힘들다는 겁니다. 

- 유권자들이 내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나름대로 추측, 분석해 보려면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지표는 꼭 봐라 하는 게 있을까요?

양자 대결, 1대1 대결에서 여성표를 보세요. 그러니까 내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 후보 또 국민의힘에서 이 후보가 맞붙는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수 있겠습니까? 이 질문에서 여성에게 55% 이상을 얻는 사람이 대통령이 됩니다.

이거 하나만 보면 돼요. 왜 그런가 하면 이번 대선은 모든 후보가 비호감이에요. 호감 있는 후보는 하나도 없고 이재명 이낙연 윤석열 홍준표 등 모든 후보들이 스캔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는 대장동 의혹, 펀드 의혹, X파일, 발정제 등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죠. 비호감이 아닌 후보가 없는 거예요. 여기에서 중요한 것, 비호감과 스캔들에 민감한 것은 남성입니까, 여성입니까?

전체 유권자의 절반은 여성이죠? 여성으로부터 더 많은 표를 얻는 후보가 승리합니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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