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선관위원장 “2030 이준석 현상은 역사 전환기의 트렌드”
황우여 선관위원장 “2030 이준석 현상은 역사 전환기의 트렌드”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7.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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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30대 이준석 대표가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당선 후 약 한 달 동안 파격적 행보로 모처럼 언론의 시선은 야권 제1야당에게로 향했다. <미래한국>은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으로서 신구의 조화 속에서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선거 과정을 성공리에 이끈 황우여 전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그 의의를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이준석 개인의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트렌드 변화라고 봅니다. 하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현상으로 보고 싶습니다.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페스트)이 끝난 뒤 비포 페스트로 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중세가 막을 내리고 근대가 열리는 것이죠. 아드 폰테스(Ad Fontes), 근원으로 돌아가자며 고전으로 돌아가는 르네상스가 열렸습니다. 

종교적으로도 로마 가톨릭 체제에서 종교개혁을 통해 새로운 게르만식의 개신교가 열리게 됩니다. 페스트 이후 완전히 새 세상이 열리게 되리라고 아무도 예상 못 했지요. 흔히 코로나 이후 비포 코로나로 돌아가리라고 예상할 수 있겠으나, 많은 사람들은 아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번 전당대회도 그런 현상의 하나로 볼 수 있어요. 4050세대는 기존의 6070세대 산업화 세력을 비판하면서 공정을 이야기했습니다. 6070세대는 공정보다는 건설, 개발, 축적 등 이런 면에 주력해왔기 때문에, 가정보다는 직장이 우선이었습니다. 365일, 24시간 일하면서 그로 인한 성취감을 느끼며 살았던 세대예요.

그런 면이 어느 정도 달성된 기반 위에서 4050은 부조리를 따지기 시작한 겁니다. 윗세대에게 ‘무엇이 정의이고 공정인가’를 물었던 것이죠. 2030세대가 이것을 지지했던 거예요. 산업화에서 민주화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이들은 그야말로 아스팔트 위에서 들고 일어나는 힘이었잖아요?

그게 지금의 4050 세대이고, 그들이 기성세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가 바로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그렇다면 과연 당신들은 공정했는가, 당신들은 믿을 수 있는가”라고요.

4050세대는 직장보다는 가정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중요한 것은 직장이나 가정을 넘어서 인간 개개인이 화두가 됐습니다.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그야말로 개인의 인권과 한 인간으로서 목소리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죠.

4050과 2030이 같은 공정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2030은 위 세대에게 “그것이 정말 공정하였냐”, “정직한 공정을 말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 거예요. 

최근에 일어났던 LH 사태나 조국사태로 상징되는 사건을 통해서 이들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러나 6070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렇다고 4050대에게 그대로 맡기는 게 아니라, 2030세대 본인들이 직접 해보자고 나선 거예요.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동안 정치나 사회 참여에도 소극적이었고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어떻게든 돌아가겠지 하고 방관하던 2030세대가 일어난 것이에요.

이준석 개인이 어떤 일을 해냈다기보다도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거대한 역사적인 전환점에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최고위원에도 2030들이 등장했거든요.

그리고 여성들이 많이 당선됐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면 기존의 사회 구성 원리가 혁명적으로 전복됐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이 현상은 비단 정치권의 한 정당 차원의 변화에 머물 것이 아니라 사회 각 분야로 퍼질 것이라고 보는 거예요. 

이준석 쏘아올린 변화와 신호탄, 세계에도 파장 미칠 것

이준석 체제 출범은 역사적 전환점의 상징적인 변화로 본다는 점에서 이제 세상은 개인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우리가 아직 구체적으로 뭔지는 모르지만 또 다른 세상을 열어나갈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저는 보는 것이죠.

더 나아가서는 이런 현상이 동북아와 동남아, 전 세계에도 사인을 줄 거라고 봐요. 3·1운동이 중국의 5·4운동이나 인도의 비폭력운동에 영향을 주며 퍼져나갔잖아요?

그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이런 변화가 세계에 상당한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21세기 변화를 가늠할 하나의 상징적 사건이 아닌가 하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 이준석 체제에 대해 긍정·부정 상반된 시각 존재합니다.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여러 시각 중에 나이로 사람을 판단하는 시각이 있는데 그것은 옳지 않다고 봐요. 세계 역사상 위대한 일을 했거나 사회 혁명의 단초를 낸 분들은 아주 젊은 분들이었어요.

알렉산더가 서른 살에 세계를 제패하지 않았나요? 4·19 때도 고등학생들이 횃불을 들고 일어났던 거예요. 문화예술에서도 천재적인 작품을 남긴 사람들 중에 20, 30대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서른에서 서른세 살에 일을 마치셨거든요. 나이를 기준으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경험과 지혜라는 면에서는 이 대표가 모든 세대를 농축해야 하겠죠. 

지금 횃불을 들고 어떤 기치 아래 문을 여는 일은 2030대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2030세대만 이번 변화를 이끈 것은 아니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 세대가 바로 6070세대예요.

이분들이 이번에 30대의 손을 잡아준 것이거든요. 이분들이 젊은 세대를 일으켜 세워 ‘자, 앞으로 나가봐라’ 해준 거예요. 6070세대의 뒷받침을 받은 30대가 하나의 새로운 혁명적 돌파로 일어났다고 생각하면서 굉장히 좋은 예감을 가졌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으로서 활동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보통 선거관리위원회에는 나름대로 색깔을 가진 분들이 모이기 쉽습니다. 그래서 합의를 이뤄내거나 어떤 결정을 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우리가 전당대회를 마무리하고 헤어지면서 카톡에서 좋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서로 감사하고 배우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냈다고 덕담을 나누면서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했습니다.

처음에는 당이 상당히 어려웠었는데,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가 당의 여러 면을 일신할 수 있었고, 또 좋은 성과로 이어져 다행입니다. 

사실 당에서 이번 일을 맡아달라고 요청이 왔을 때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요, 끝내고 보니 역시 우리 당은 오랜 전통과 축적된 역량이 있는 당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어 자긍심을 느낍니다.

전당대회를 마친 뒤에도 큰 잡음 없이 모든 후보들이 잘 관리했다고 인정해줘서 감사했고요. 물론 예상치 않은 돌발적인 일도 있었고, 불평하려면 불평할 만한 일도 있었는데 잘 매듭이 지어져 후보들께도 고마운 마음이에요.

그분들은 앞으로도 당과 나라를 위해 일을 하셔야 하는 훌륭한 인재들입니다. 당이 건강하게 발전해가기를 기대하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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