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달 30일 중국 장수성 난징 공장에 총 8억 달러(약 9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LG화학과 LG전자가 각각 5억 달러, 3억 달러를 투자한다.
LG화학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독일 BMW 등에 공급하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전기차용 모터, 충전기, 변환기, 중앙제어디스플레이, 레이더 등 전장 부품 생산을 강화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테슬라 모델3용 배터리 공급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테슬라가 LG화학의 배터리를 중용한 이유가 가장 컸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보조금으로 전기차의 구매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중국 부품의 사용 비중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10월 23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배터리중국에 따르면 9월 전기차용 배터리 탑재량은 6.6기가와트시(GWh)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6.4%, 전월 대비 28.3% 성장했다.
1위는 중국업체 CATL이 47.4%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BYD, 3위는 AVIC가 차지했다. 이 때문에 상반기 2위에 올랐던 LG화학은 4위를 기록했다. 8월 대비 순위가 한 단계 더 내려갔다. 배터리 탑재량은 0.47GWh로 8월과 9월 모두 동일했다. 중국 현지 배터리 업체에 밀린 것이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부터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 모델3용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BYD, 궈쉬안, AVIC 등을 제치고 CATL과 선두 다툼을 벌였다. 테슬라는 중국 부품 비중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화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구광모 LG 회장이 중국 전기차 사업에 올인하다시피 하는 경영전략이 올바른 것인지 의문을 갖는 애널리스트들이 늘고 있다. 최근 LG는 SK와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벌인 결과 올 12월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작년 4월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ITC에 제소했다.
ITC는 지난 2월 예비 판결에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Default Judgment) 승인 예비를 결정했지만 SK이노베이션은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에 재검토를 요청해서 전면 재검토가 결정됐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이러한 상황을 그냥 보고 있을 리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테슬라에 LG의 전기차 배터리 비중을 줄이거나 배제 압력을 넣을 것이고 중국 정부도 자국 업체를 보호하라는 당연한 요구를 저버리기는 쉽지 않다.
결국 중국 공산당내 파워게임을 통해 구광모 LG 회장의 야심찬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운명이 결정될 것임은 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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