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다시, 사람에 집중하라.... 비대면 업무 시대, 리더는 어떻게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야 하나?
[서평] 다시, 사람에 집중하라.... 비대면 업무 시대, 리더는 어떻게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야 하나?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7.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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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은 현대 노동자들이 서로 고도로 연결되어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냈지만, 현실에서 대부분은 동료로부터 고립되어 있다고 느낀다.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연구에서 보여주듯 가장 성취감이 높은 직장 문화의 특징은, 다른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신기술과 소셜미디어는 직장에서의 성취와 행복을 어떻게 좌우하는가?

현대기술은 우리 일터에 십 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 인스턴트 메신저, 디지털 플랫폼 그리고 화상회의 시스템은 일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이러한 신기술이 없었다면, 이 불확실한 코로나 시대 모든 직장과 산업은 더 심각한 마비 상태로 접어들고 말았을 것이다.

한편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산성을 지나칠 정도로 끌어올리면서 결국 사람의 업무를 대신하거나 심지어 정규직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오늘날 경제활동 가운데 절반은 2055년까지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세계적으로 거의 15조 달러에 가까운 임금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술 발전을 막을 방법은 없다.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직장 생활을 더 빨리 바꾸고 개조할 것이다. 19세기 후반 전화기가 발명되었을 때, 이 새로운 기술이 전체 가정 절반에 보급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그러나 100년 뒤인 1990년대 휴대전화는 같은 수준으로 보급되기까지 채 5년도 걸리지 않았다.

신기술 중독 또한 점차 늘어가고 있다. 우리는 곧바로 만족감을 얻고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개인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기꺼이 이런 기기들을 사용한다.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자신의 SNS 상태를 확인할 때마다 쾌감을 주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18분 동안 컴퓨터나 다른 전자기기를 사용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하루에 자그마치 다섯 시간이나 전자기기를 사용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와 편리한 플랫폼들은 실시간 상호작용이나 작업 흐름의 효율성,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자원에의 빠른 접근 등, 놀라울 만큼 수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최첨단 네트워크나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은 더 사회적이고 협력 가능하며 장점이 돋보이는 글로벌 일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 기기들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망치고 직장의 기능을 약화하기도 한다. 공동작업 가운데 점점 더 많은 부분이 소셜네트워크와 모바일 앱 내부에서 벌어질 뿐, ‘사람’들 사이에서는 줄어들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단단하게 뭉치지 못한 채 느슨하게 연결된다. 직장 내 고립감과 외로움이 퍼지고 있다. 생산성 높은 회의를 하는 대신 서로 다른 곳에 각자 정신을 팔곤 한다. 다른 인간과의 연결을 기기에 의존할 때 우리 사이의 관계는 그만큼 더 약해진다. 문자가 인간관계를 대체하면 인간은 더 외로워지고 불행해진다. 외로움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친한 친구를 두었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줄어들고, 직장 생활에서의 고립감 또한 강화된다.

우리는 매주 평균 47시간을 직장에서 일하면서 보내고, 온갖 첨단 기기 때문에 마치 24시간 내내 일하는 것처럼 느끼며 살고 있다. 이렇듯 인생 대부분을 일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직장 동료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서로 신뢰하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과제는 개인의 행복과 분리되지 않고 점점 더 절실하며 중요한 문제가 된다.

공감하는 리더, 교감하는 동료가 각자의 생산성을 높인다

직업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팀에 헌신하고 행복하려면 주변 사람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조지 베일런트의 유명한 〈하버드 그랜트 연구〉는 268명의 하버드 대학생을 75년 동안 추적해 그들 삶의 각기 다른 기간에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 결과 만족스러운 인생에 대한 가장 훌륭한 가늠자는 돈이나 직업적 성공이 아니라, 끈끈한 유대감이었다.

신기술이 개인적 삶과 직장 생활에 스며들수록 대인관계 기술은 더욱 중요해진다. 사업이란 결국 대인관계를 유지한다는 의미이며, 그러한 대인 관계 형성 기술은 결코 ‘자동화’되지 않는다. 경청의 기술, 공감, 갈등 해소, 후속 조치 같은 과정과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업무 기술이 될 것이다. 신기술과 소셜네트워킹 플랫폼은 새로운 연결을 유발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지만, 누군가와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연결을 쌓으려면 일대일 소통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더 깊은 연결과 더 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신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 인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새 글’이 있는지, ‘좋아요’와 댓글이 늘었는지 확인하지만, 실제로 전화를 걸어 대화하거나 상대방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건네는 일은 거의 없는, 인터넷에만 존재하는 표면적인 ‘우정’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실제 시간을 투자하는, 진정으로 신경 쓰는, 실제 얼굴을 마주치는 동료 직원들과 유지하는 관계를 뜻한다.

불행하게도 너무 많은 조직과 리더들이 직원의 정신과 육체적인 행복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우선시하지 않는다. 그렇게 무시한 결과는 놀랍다. 복지 수준이 낮은 노동자들은 건강관리 비용이 높을 확률이 두 배로 높고,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4배 높으며, 지나치게 오래 사무실에 머물 확률이 47배 높고, 결근 가능성이 7배 높고, 고용주와 남아 계속 일할 의향이 없을 가능성이 두 배 높다. 심리학자이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대니얼 카너먼은 감정적 복지가 수입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행복은 오직 7만 5천 달러를 벌 때까지만 늘어난다. 그 뒤로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대개 환상이다. 돈이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분명하고 보수 인상과 보너스 또한 따라서 중요하다. 그러나 돈만으로는 직장에서의 전체 행복이 커지지는 않는다. 더 강한 관계를 구축하는 일은 돈보다 우리의 행복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동료들과 튼튼한 관계를 형성할수록 더 열심히 일하며 더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좋은 관계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병목현상을 최소화하고 업무를 더 즐겁게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어려운 문제가 생길 때조차도 그렇다. 팀 동료와더 강한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면, 필요한 걸 성취하고 팀원들이 필요한 걸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직장 내 성취감은 ‘업적’보다는 ‘과정을 사랑하는 걸 배우는 과정에 있다’.

《다시, 사람에 집중하라》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기술로 가득 찬 세상에서 리더가 된다는 건, 함께 직장에서 행복을 느끼며 일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냈을 때 성공할 수 있다. 공감, 보조, 협업, 상호작용 등 인간과 인간만이 가능한 연결이다. 직장에서의 외로움과 신기술 남용 또는 중독과의 결합으로 인해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다른 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활동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젊은 노동자들의 72퍼센트는 물건보다는 경험에 돈을 쓰는 편을 더 선호했다. 축제, 성인을 위한 일일 캠프, 요가 수련, 단체 여행, 저녁 모임 등을 통해 사람들은 간절하게 원하고 갈망하던 서로의 연결을 만들어내는 방법으로서의 경험을 추구한다. 사회적 연결의 부족은 직업 경험뿐 아니라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시 사람에 집중할 때, 기술과 행복은 진정한 조화를 이룬다

《다시, 사람에 집중하라》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되 창의성을 유지하는 방법, 공유 학습 문화 개선 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직장에서 필요 이상으로 기기들을 확인하면서 시간을 잔뜩 소비하다 보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 뇌는 끊임없이 정보를 처리하는데, 상상력을 사용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새로운 알림을 확인하고 메시지에 대답하느라 너무 바쁠 때는 두뇌 작동을 스스로 멈추게 하는 것이다. 기기들의 알림음을 끄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일부러 고독한 순간을 만들고, 걸으면서 회의하는 방식 등은 직장에서 스스로를 더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동료들의 생산성을 측정하고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식을 고안하고 적용할 때, 그 결과는 자신의 생산성과 효율성 증대로 이어진다. 멀티태스킹과 완벽주의를 줄이면 업무 집중도가 올라가고, 동료들과 연결과 협업 그리고 인간적 상호작용을 이루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다.

각자의 개성과 인성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독려하면, 직원들의 참여가 늘어나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활발히 만들어지고 따라서 더 나은 사업 결과로 이어진다. 다양한 아이디어 속에 든 다양한 관점은 의견 불일치와 분쟁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런 상황은 점잖게 진행할 수만 있다면 창의력과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 그 두 가지는 팀과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데 중요한 특성이다. 일부 의견 불일치는 적대적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악의가 없으며 많은 경우 실제로 매우 가치가 높다. 다른 아이디어에 노출되면 일정한 양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데, 긴장감은 직원들 자신의 행동 유형과 기여에 관해 생각하도록 하고 다른 팀원과 다른 사람들의 행동 유형과 기여를 높이 평가하도록 만든다.

한편 인정과 칭찬을 통한 보상의 중요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피드백이 없으면 하는 일이 중요한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동기가 부여되고 행복한 팀을 원한다면 피드백을 확실히 주는 것이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이다. 직원들을 칭찬하면 그들은 만족감과 행복, 즐거움을 포함한 다양한 긍정적 감정을 느끼게 되고, 계속 인정받기 위해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다.

직장에서 여러 방식을 통해 받은 칭찬이 의미 있었다고 말한 직원들은 한 회사에서 계속 일할 확률이 11배 더 높았고, 자기 일에 완벽하게 만족할 확률이 7배 더 높았다. 공식 칭찬 프로그램을 가진 조직은 영업이익이 6배 더 컸고 직원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리고 칭찬을 받은 직원들은 업무에 전념할 가능성이 두 배 더 높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다양한 통계 결과가 존재한다.

개인의 행복과 더욱 직결되는, 직장 내 복지 프로그램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재정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변화를 요구하며 복지를 최우선시하는 리더와 조직을 직장인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새는 서서 또는 걸으면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이나 낮잠도 잘 수 있는 휴게실, 직장 내 체육관과 요가 또는 명상 교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은 종업원의 복지가 좋아져야 의료 지원 비용과 잦은 결근을 줄이는 대신 생산성을 올리고 퇴사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복지를 삶과 회사에 통합하는 방법에는 끝이 없다. 직원의 경험, 즉 문화, 관계, 공간은 끊임없이 개선되어야 한다. 채용 과정에서 인성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일상의 행복을 저해하는 직원은 중장기적으로 큰 손실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신기술이 등장해 발전하고 모든 산업과 직업, 문화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지만, 우리는 기기와 네트워크 그리고 인공지능이 어떻게 인간 행동을 바꾸게 될지, 어떤 직업을 없애고 우리 조직, 공동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감을 잡지도 못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우리를 더욱 가까이 모이게 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로 인해 직장 생활은 더 힘겹고 무의미해지기도 했다.

우리는 여전히 심장과 정신을 지닌 존재이며 함께 일하는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효과적인 리더가 되는 데 필요할 중요한 능력, 즉 공감, 열린 마음, 비전은 기계에 대신 맡길 수 없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인간으로 돌아가 신기술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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