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서평]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8.28 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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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마 아그라왈는 거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구조공학자다. 2004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물리학 학사학위를 받고, 2005년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 구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물리학자의 길 대신 구조공학자로 돌아선 이유를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항상 과학과 디자인을 좋아했어요. 공학은 그 둘 사이의 훌륭한 조합이었죠.” 어린 시절 레고를 가지고 놀면서 만들거나 부수는 것을 좋아했던 소녀는 현재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The Shard)를 포함해 다리와 터널, 기차역과 마천루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설계하고 만드는 가장 중요한 구조공학자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게 공학과 기술 분야의 길을 열어주는 전문가이자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정책 입안자들에게 과학 교육에 대해 조언하기도 하고, TEDx, BBC, ITV를 포함한 전 세계 대학, 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강연을 펼치고 있다. 2011년 구조공학자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젊은 공학자상, 2014년 올해의 여성공학자상, 2017년 영국왕립공학회가 가장 뛰어난 공학자에게 수여하는 루크상을 받았고, 2018년 영국제국 훈장(MBE)을 받았다.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은 그의 첫 번째 책이다. 미국과학진흥회(AAAS)가 2019 올해의 과학책으로 선정했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사이언스>에서는 그의 책을 “도시의 구조에 관한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키는 책”이라고 강력 추천했다.
 

《랩 걸》 호프 자런, 《사소한 것들의 과학》 마크 미오도닉,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을 잇는 과학 논픽션 저자의 등장! 영미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조공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로마 아그라왈.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은 그가 우리에게 색다른 지식과 놀라운 관점을 선물하는 건축 교양서이다. 

미국과학진흥회(AAAS) 2019 올해의 과학책,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사이언스>가 강력 추천한 이 책은 다리와 터널, 기차역과 마천루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커다란 세계를 설계하고 만들어온 이야기를 복잡한 수식 하나 없이 위트 있게 풀어낸다. 고층 건물, 다리, 터널 같은 건축물이 중력, 바람, 물의 영향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이어주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수백, 수천 년간 기술자와 공학자들이 발견하고 발전시킨 노력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거대한 교각, 화려한 기차역, 하물며 아파트 엘리베이터나 공사장의 크레인도 이전과 같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주요 영미권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은 이 책은 세 가지 요소로 구성돼있다. 먼저 로마 아그라왈은 과학적 원리를 우리의 일상에 대한 스케치와 작은 실험을 통해 알기 쉬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타고난 수다쟁이이자 놀랍도록 열정적인 강연자인 그는 건축과 구조의 기본 원리를 수식이나 물리 법칙 하나 없이 간단한 모형과 그림만 사용해서 이해 가능하게 한다.

건축물에 가해지는 힘(압력과 장력), 건축물의 뼈대를 이루는 기둥, 보, 가세, 바람과 지진으로부터 건축물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코어와 외골격,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건축자재와 설비 등 건축의 구조와 설계에 관심 가지지 않았던 대다수의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팟캐스트 <빌딩 스토리즈Building Stories>의 진행자이자 TED 강연자이기도 한 그는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견고하고 거대한 산들을 공학자들이 어떻게 뚫고 터널을 만들었는지, 넓고 깊으며 거대한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어떻게 건설했는지, 그리고 자연 속 가장 소중하고 다루기 어려운 물을 어떻게 사용하고 통제했는지 건축물에 관해 우리가 한 번쯤 품었을 궁금증들을 능숙한 솜씨로 풀어낸다. 

둘째로, 그는 고대 로마부터 중세 건축, 그리고 근현대의 고층 빌딩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기술적 도전들을 극복해낸 유명한 건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독자는 로마가 제시하는 풍성한 사례를 통해 인더스 문명권 가마에서 구운 벽돌이 오늘날 사용되는 것과 이미 같은 비율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과, 타지마할의 돔은 불에 구운 생석회, 곱게 간 조개껍데기, 대리석 가루, 설탕, 달걀흰자 그리고 과일즙 등을 섞은 추나로 재료를 서로 붙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그의 책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일주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원전 8세기 말, 로마보다 수백 년이나 앞서 길이 27미터, 폭 15미터, 높이 9미터의 수로교를 건설한 아시리아(현재 이라크 북부)의 수도 니네베에서부터, 19세기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브루클린 브릿지를 건설한 뉴욕, 그리고 2010년 완공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828미터의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모험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셋째, 그녀는 이 모든 것을 개인적인 일화들과 엮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이것이 바로 독자를 사로잡은 이 책의 매력이다. 로마 아그라왈은 남성 위주의 건축·공학계에서 편견과 통념을 넘어 뛰어난 성취를 거둔 것으로 이미 업계와 언론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더 샤드(The Shard)의 설계팀에 참여해 세간의 찬사를 받았고, 뉴캐슬의 근사한 인도교와 런던의 크리스털 팰리스 역 캐노피 건축에도 관여한 바 있다. 옥스포드 물리학과 졸업생이자 높은 곳을 무서워했던 그 스스로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마천루 전문가가 되었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독자는 이 주인공에게 순식간에 빠져들게 된다. 

로마 아그라왈은 자신의 책을 건축의 연대순으로 나누는 대신, 건물에 영향을 미치는 건축 자재와 요소로 분류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예를 들어, 그녀는 흙, 물, 벽돌, 바위, 금속으로 책의 챕터를 나눈다. 이야기는 다양한 건축의 재료와 그것의 특성으로부터 시작하여 건축사, 특히 19세기의 건축과 공학 분야에서 수많은 난제를 해결한 환상적인 방법까지, 그리고 그 주인공들의 일화로 이어진다.

완벽한 벽돌을 만들어낸 고대의 장인의 기술을 보여주고(흙 이외에 세 가지 유형의 과일에서 추출한 주스가 추가되었던) 철 대신 강철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이유와 강철의 발명에 대해 이야기한다(철은 너무 부드러워서 큰 힘을 떠받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건물의 기초가 어떻게 세워졌는지, 대형 돔형 건물, 초고층 빌딩, 다리, 제방 등이 중력, 바람, 물 및 지진으로부터 어떻게 견디고 단단한 모양과 기능을 유지하는지 그 방법과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기술 중심의 딱딱한 구조공학 이야기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건물 속 재료, 구조의 역할과 가치를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라면 지금 당장 발 딛고 선 땅, 들어간 건물, 지나가는 도로, 통과한 터널 등 세상의 모든 건축과 구조물들이 새로운 눈으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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