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39가지 사건으로 보는 금의 역사..."왜 사람은 금을 탐하나?"
[서평] 39가지 사건으로 보는 금의 역사..."왜 사람은 금을 탐하나?"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8.0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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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금값 상승의 시발점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서 비롯된 관세 폭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일부 제품에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그 보복으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두 나라는 한때 모든 교역 품목에 관세를 붙이겠노라 공언하면서 싸움이 극에 달하는 듯했다. 물론 이달(7월) 말 있게 될 일본 G20회의에서 긍정적인 무역협상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는 하나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세계 경제 규모 1, 2를 다투고 있는 두 나라의 이 같은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는 분명 악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하고 있는 실정이고 중국 정부와 중국 사람들이 세계의 금을 싹쓸이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사정은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금시장에 발길을 돌리고 있고, 이에 영문도 모른 채 그 대열에 참여하는 많은 투자자가 있다. 이 책은 금시장에 대한 좁은 시선에서 눈을 들어 좀 더 거시적인 안목을 기르도록 도와줄 것이다.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접하면 좀 더 흥미롭게 경제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이 길러질 수 있다. 


ㆍ 사상 최초의 화폐개혁은 어디서 어떻게 시행되었나? 
ㆍ 금본위제는 무엇이며 세계 금융시장에 언제까지 정착했나? 
ㆍ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영국 조폐국에서 금본위제를 만들었다고? 
ㆍ 영국 파운드화 하락과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 
ㆍ 왜 프랑스 대통령 드골은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체계(브레턴우즈 체제)에 맞서 금본위제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나? 
ㆍ 시뇨리지란 무엇이며 왜 그것이 브레턴우즈 체제를 공고히 했나? 
ㆍ 왜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사람들은 금 투자로 몰리는가? 
ㆍ 플라자 합의와 일본의 금융 버블 사태에서 우리는 무슨 교훈을 얻어야 할까? 
ㆍ 달러 가치와 금 투자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될까? 

문명의 기원지로 잘 알려진 ‘고대 이집트’,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바로 피라미드이다. 그 피라미드에서 파라오 투탕카멘이 쓰고 있던 ‘황금 가면’과 ‘금광 지도’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이집트에서 문명의 꽃을 피우게 한 황금의 절대적 지위를 말해준다. 그렇다면, 최초로 금화를 주조한 나라는 어디일까? 바로 고대 소아시아 지역의 리디아 왕국이었다.

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에 해당하는 리디아 왕국은 당시 금화를 바탕으로 세계 무역과 상업의 중심지로 번영을 이루었다. 한편, 기원전 3대 제국 중 하나였던 페르시아 제국은 리디아 왕국을 정복하고 거기서 약탈한 황금을 바탕으로 사상 최초의 화폐 개혁을 단행해 크게 성공한다. ‘다레이코스’라는 금화를 탄생시킨 다리우스 1세의 그 화폐 개혁은 진정한 의미의 역사상 최초의 금본위제였다. 

고대 로마 제국은 ‘포에니 전쟁’과 ‘다키아 전쟁’에서 가장 많은 금을 약탈함으로써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 제국을 이루었다. 고대 중국에서는 ‘소프트 골드’라는 비단이 그 이름에 걸맞게 세계 각지의 금을 흡수했다. 고대 로마 제국을 부분 계승하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비잔틴 제국의 금화는 완벽한 화폐체계로서도, 금화의 순도 면에서도 훗날 화폐사 연구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본문에는 이외에도, 다음과 같이 황금 찬탈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아주 많다. 

ㆍ 1492년 신대륙을 발견함으로써 스페인의 영웅이 된 콜럼버스 
ㆍ 콜럼버스가 찾지 못한 황금국을 발견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만든 스페인 탐험가 코르테스와 피사로 
ㆍ 이 같은 황금 약탈로 졸부가 되었지만 세계 패권의 지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 스페인 
ㆍ 16세기의 물가 상승이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인플레이션이 된 까닭 
ㆍ 1848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황금채굴운동 또는 골드러시 
ㆍ 영국의 식민지이자 죄수들의 유배지였던 오스트레일리아가 금광 발견으로 약속의 땅이 된 이야기 
ㆍ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천문학자 뉴턴이 우연히 금본위제를 발견한 사연 
ㆍ 태양왕 루이 14세의 연이은 정복전쟁으로 사망 직전에 이른 프랑스 재정을 회생시키고자 지폐 시대를 연 프랑스 금융가 존 로
ㆍ 1955년, 233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영국의 베어링 은행이 겨우 1파운드로 네덜란드 국제그룹에 인수된 이야기 
ㆍ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파산 직전의 대영제국을 구하려는 계획에 착수해 성공한, 잉글랜드 은행의 몬태규 노먼 
ㆍ영국의 존 케인스가 주장한 세계 중앙은행 설립과 ‘방코르’라는 페이퍼 골드 
ㆍ ‘금’본위제에서 ‘달러’본위제로 바뀌며 세계 모든 국가를 달러의 노예로 만들어버린 브레턴우즈 체제 
ㆍ 브레턴우즈 체제의 금값 동결이 몰고 온 기축통화(key currency)의 패러독스 ‘트리핀 딜레마’ 
ㆍ 골드 버그(Gold bug)라는 금 투기꾼들에 항복한 미국, 금값 안정화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 ‘골드 풀’ 
ㆍ미국의 시뇨리지 징수를 막기 위해 노력했던 프랑스 대통령 드골 
ㆍ 미국 닉슨 대통령의 황금 창구 폐쇄와 함께 패닉에 빠진 일본 주식시장 
ㆍ 이탈리아 리라의 투매 열풍과 달러의 붕괴, 그리고 스미소니언 협정 
ㆍ 잉글랜드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금의 절반을 최저가에 매각하고 최고가에 매입함으로써 ‘자살골’을 넣은 이유 

미국 정부는 그들이 더 많은 금을 잃게 될까 봐 두려운 한편, 금값이 계속 상승해 달러에 대한 신용이 하락할 것을 걱정한다. 유럽의 기축통화 ‘유로’에서 탈퇴한 영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제학자 케인스의 말처럼 ‘금은 야만시대의 유물’이고, 인류는 미국과 영국의 의도대로 금의 화폐 기능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저자는 금과 화폐를 대척점으로 놓고 그 반론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 영국과 미국의 역사에서 전통적인 금본위제를 시행했을 때 물가가 매우 안정적이었고 파운드와 달러의 구매력이 비교적 높았음을 들고 있다.

저자는 달러가 지속적으로 절하될 것이라 전망하며 이를 매일같이 발생하는 누수 현상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제방이 무너질 위험에 대비해 외환보유고 중 일부를 금이나 은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책이라고 주장한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요구받고 있는 중국, 그리고 관세 폭탄으로 중국을 위협하고 있는 미국. 두 나라의 무역전쟁이 세계 금값을 올리며 경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에서, 그렇다면 우리 투자자들은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그 해법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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