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없어서 창의적이다...설계도를 버려서 더 강해진 무일푼의 창조자들
[서평] 없어서 창의적이다...설계도를 버려서 더 강해진 무일푼의 창조자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07.01 0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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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정교해지고, 단순노동은 로봇으로 대체된다. 시제품 개발은 더 빨라지고, 완제품은 모든 산업 분야로 융합된다. 수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 연구 개발하는 것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다. 경쟁사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상황이 열악하다고 탓하는 것도 의미 없다. 시장은 굼뜬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제 우리의 생존 여부는 변덕스럽고, 변화무쌍한 고객의 욕망을 향해 새로이 섞고, 뒤집어 내일 아침이라도 당장 ‘신상’을 내놓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완벽한 아이디어, 거대한 자본, 정교한 설계를 모두 갖추려는 생각을 버려라.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쓰임을 다르게 보는 엉뚱함만 있으면 된다. 잦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창의성은 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할 때 발휘되고 더 빛나는 법이다.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는 방식은 불확실한 미래와 싸워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빠른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속도에 달려 있다. 실제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위대한 창업가들이 이런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그들은 가진 것이 없음을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운 것이라 여기지 않았다. 필요한 뭔가가 없다고 슬퍼하거나 변명하거나 상황을 탓하는 대신 살아남기 위하여 그 없음을 채울 창의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없어서 창의적이다≫에는 바로 이들, 무일푼의 상황에서 누구보다 빨리, 창의적으로 ‘진짜’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열정 없는 창의 없다.”고 강조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혁신 마스터 권업 대구 테크노파크 원장은, 이 책에서 오늘날 혁신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성’보다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근성’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완벽한 아이디어’, ‘결점 없는 상품’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실제로는 완벽한 설계도로 준비된 것들이 아닌 반복된 열의와 근성에서 탄생한 과실이라는 것이다. 

인기 프로그램인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오는 셰프를 보자. 15분이란 주어진 시간 안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 가지고 냉장고 주인이 말한 목적에 부합하는 가장 창의적인 요리를 만들어내는 셰프처럼 그들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도모하는 방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교한 설계도’는 아예 생략한다. 목적에 부합하는 재료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재료만 가지고 어떻게 목적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인지 골몰한다. 각 재료의 쓰임을 다르게 생각하고, 그것들을 끼워 맞추고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엉성했던 결과물을 더 정교하게 다듬는다. 이것이 반복될 때 실행력이 빨라지고 주저함은 사라지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도 면역력이 생겨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은 목표한 곳에 도달하는 데 단 한 가지 길만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으며 허허벌판 같은 야생, 전장 같은 비즈니스 판에서 누구보다 강한 존재로 살아남는다. 

그들에게 ‘결핍’은 단순히 부정적인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창의성과 도전을 촉발시킨다. 이러한 도전적 창의로 예술가는 주변에 널린 잡동사니를 예술 작품으로 진화시켜낸다. 은박지에라도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을 기억하라. 그의 은지화는 최고 수준의 예술로서 평가받는다. 벤처 기업가는 허름한 트레일러나 차고 안에서 혁신적 제품을 개발해낸다. 애플이 그렇게 탄생했고,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예비창업가들이 테크숍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수천만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는다. 또한 폐기된 비행기 부품으로 가구를 만드는 모토 아트의 책상은 3,000만 원에 팔려나가고 있으며, 찢어진 방수 천으로 명품 핸드백을 만드는 프라이탁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전 세계 350여 개가 넘는 매장을 냈다. 그들이 만들어낸 창조적 결과물의 원동력이 바로 이런 도전정신과 강인한 근성, 창의성인 셈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어떤 것,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혁신이다. 그 미완성의 과정들을 통해 비로소 완성형에 가까운 창조적 혁신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없다’는 열악한 조건을 받아들이며 포기 대신 근성을 가지고 덤빈 사람, 자기 일을 즐겁게 했던 사람, 가지고 있는 자원의 쓰임새에 대한 고정관념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사람들 중에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기라성 같은 애플이나 구글도 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또한 이런 사람들만이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끄는 신조류가 된다.

청년백수 스티브잡스, 3無 정신으로 알리바바를 이끈 마윈,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들 역시 빈손으로 시작했다. 완벽한 아이디어, 충분한 자본, 잘 다듬어진 설계도를 모두 갖추려는 생각을 버려라. 이 책에 등장한 사람들처럼 일단 시작하라. 기존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르게 보려는 엉뚱함만 있으면 된다. 잦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겠다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그것이 당신의 강점이자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것이다. 이제 당신은 눈앞에 놓인 기회를 움켜쥐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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