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탈북민이 전하는 김정은 정권의 민낯
고위 탈북민이 전하는 김정은 정권의 민낯
  •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위원·한미안보연구회 이사
  • 승인 2018.09.28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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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미국 방문 기간이었던 지난 8월 20일, 북한을 탈북한 한 최고위급 중요인사(L씨)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처음 만나는 순간 상대방을 신뢰 못해 L씨는 상당히 주저하며 입을 잘 열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서로 상대방을 신뢰하게 되며 솔직한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5시간 30분에 걸쳐 나눈 대화를 다 전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북한은 구조적으로 실패했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역사”

L씨는 간단한 인사를 한 후, 첫마디로 “3대에 걸쳐 세습해오고 있는 현재 북한의 70년 역사는 한마디로 실패한 역사입니다. 북한은 구조적으로 실패한 역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북한의 역사가 실패한 중요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정치체제가 질적인 변화를 하지 않는 한 정치체제의 구조적인 속성 때문에 북한의 경제가 절대로 발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는 탈북하기 전 대외무역, 외화벌이, 핵심권력자 비자금관리 등 업무에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경제가 절대로 발전할 수 없는 이유를 구조적으로 명쾌하게 설명했다.

북한은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국가입니다. (본문중) 사진은 9월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 연합
북한은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국가입니다. (본문중) 사진은 9월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 연합

“북한의 모든 경제학자가 중국의 경제 발전 사례를 연구하면서 별별 머리들을 다 짜내 북한 경제발전계획을 수없이 수립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모두 실패했습니다. 북한의 경제발전계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경제발전계획이 두 가지 원칙을 절대로 위반해서는 안 된다는 정치체제의 속성 때문입니다. 그 두 가지 원칙은 첫째는 ‘집단주의 원칙’이요, 두 번째는 ‘현물지표별 원칙’입니다. 집단주의 원칙은 한마디로 북한 사회에서는 오직 집단만 인정될 뿐 개인은 인정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인생 삶 자체가 수령님 덕분에 사는 것이며 그 수령님을 위한 집단만 있을 뿐이지 개인은 인정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북한은 개인의 능력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는 체제입니다. 개인의 사적 이익추구가 전혀 인정되지 않는 이러한 집단주의 원칙은 국제경쟁에서 견딜 수 없습니다.” 이어서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현물지표별 원칙’은 경제계획의 세부화는 모든 경제부문과 기업소의 경제계획지표를 고려해 작성하는 것을 법적 의무로 못박아놓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계획의 일원화를 위해 1964년 전국적인 경제계획기구를 개편했습니다. ‘국가계획위원회’의 하부기관으로서 ‘지구계획위원회’를 각 도에 신설해 계획 사업을 관장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 두 경제계획위원회의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키는 경제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두 가지 원칙 고수는 북한의 정치체제 옹호와 깊은 연관을 갖고 있으며 진정한 북한 경제발전을 위해 이 두 가지 원칙을 허물자고 주장하다가는 반동분자로 낙인됩니다. 일단 낙인된 반동분자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누구도 이 구조적인 문제를 언급할 수 없고 이 두 가지 원칙이 존속되고 있는 한, 북한 경제는 결코 발전될 수 없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현재 세계 최빈국이 되어 있고 이러한 구조적인 실패는 북한 역사의 실패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북한에 대해 정치인들 간 경제적인 지원을 해준다고 해서 북한 경제가 근본적인 발전을 한다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남한의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소위 햇볕정책을 통해 소위 ‘퍼주기’식 대북 경제지원을 많이 했지만 실제 북한의 진정한 경제발전에는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그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조금도 개선된 것이 없으며, 향후 남한이 북한에 대해 각종 경제적인 지원을 해 준다고 해도 그것은 진정한 북한의 경제발전에 별 의미가 없다는 주장을 계속 했다. 북한에서 2000년대 초반, 장마당 등이 어느 정도 서면서 북한에서 자연적인 시장경제가 이뤄질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던 적도 있었으나 결국 위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원칙 고수 때문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L씨는 또 이렇게 말했다. “북한의 김정은은 세상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국가입니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가장 큰 취약점은 김정은 주변에 유능한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눈치 빠르고 아첨 잘 하는 사람들만이 살아서 따라다니고 실제 실력 있는 전문인들은 거의 죽었거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취약한 정치체제입니다. 이러한 북한에 외부의 바람을 주입하면 물먹은 담벼락처럼 북한은 붕괴될 수 있는데 어리석은 남한 정부가 북한에 미리 겁을 먹고 빌빌대면서 김정은 정권 생존을 연장해주고 있는 현실이 제일 답답합니다”라고 김정은 체제의 취약점을 간파하고 지혜로운 대처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역행된 행동들만 하는 한국의 좌파 정부를 비난했다.

“김정은은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자”

김정은 주변에는 진정으로 북한 발전을 위해 용기 있는 발언이나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 대부분 희생되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진정한 북한 발전을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북한 김정은 체제의 큰 약점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토록 취약성을 갖고 있는 정권이기에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결국 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 정권인데 결국 남한의 친북정권이 생명을 연장시켜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L씨는 남한 사람들이 남북 정상회담에 환상을 갖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북한은 궁극적으로 남한을 공산화통일하겠다는 목표를 단 1초도 포기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일성에서부터 현재 김정은까지 북한 정권 불변의 대남전략·전술적 목표는 남한 전역을 공산화통일하는 것입니다.

북한 내부 변화없는 경제협력은 이적행위 (본문중), 사진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 위원장이 연락사무소 구성, 운영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북한 내부 변화없는 경제협력은 이적행위 (본문중), 사진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 위원장이 연락사무소 구성, 운영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북한의 ‘따내기전략’에 이용되는 남북경협

북한은 사상으로 통치되는 나라고 사상전을 통해 가급적이면 물리적인 전쟁 없이 남조선을 점유 통일하겠다는 것이 불변의 대남정책의 전략적 목표입니다. 남조선에서 남북한 문제에서 이념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북한의 실체를 전혀 모르거나 남한을 북한에 패배시키기 위한 전략적인 목표를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입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폭탄 못지않게 무서운 것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남 사상전 역량입니다. 남한에서 친북정권 집권 후 북한의 사상전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남한에서 승리를 쟁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L씨는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한이 합의 발표한 <판문점선언>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반도 전역 공산화통일을 하기 위한 하나의 설계도라고 주장을 했다. 다시 말해 ‘민족경제위원회’가 총괄하고 있는 ‘따내기 전략’으로 벌어들이고 있는 돈은 북한경제의 핵심 내용 중 하나며, 획득한 돈은 독재자 생명 연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는 민족경제위원회가 있으며, 주로 남한에 대해 소위 ‘따내기 전략’을 수립하고 얼마나 많이 남한 경제를 따 올 것인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입니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남한과 어떤 거래(deal)를 해서 성공하지 못하면 그 거래를 한 책임자는 처형을 당합니다. 유경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남한과 거래를 했던 책임자로서 북한이 목표를 했던 ‘따내기 금액’을 따오는 데 실패하자 총살형을 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과 정상회담이 있고 난 후 북한은 인민문화궁전에 핵심간부 1000여명을 모아놓고 ‘김대중 대통령이 백기를 들고 김정일 장군님에게 많은 전리품을 갖고 와서 무릎을 꿇었다. 김정일 장군님은 따내기 전략도 통 크게 계획을 세우셨고 실천하시었다’면서 내부적으로 선전선동을 크게 했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북한이 100% 대남공작사항으로 추구하고 있는 정상회담에 대해 너무 환상을 갖고 대하지 않아야 합니다. “남북이 경제를 협력한다”는 이야기는 북한이 남한 경제를 탈취하기 위한 용어이며 남한인들이 이러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몰상식하든가 고의적으로 북한을 도와주기 위한 용어 선택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이 정치제도, 경제제도, 문화제도 등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데 어떻게 협력을 한다는 말입니까?

북한의 시장가격은 중국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거래되고 있는 물품들 대부분이 중국 물품들이기 때문입니다” 등을 이야기하면서, 남북경협의 허구성을 생생하게 지적했다. 결국 각종 명분으로 지원되고 있는 대북지원금은 북한 체제의 속성상 인민들 복지로 투입되는 것도 아니고 독재자의 통치자금 및 군비증강비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L씨는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충격적인 증언을 했다. “북한에서 남북한 간 민간교류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는 개념입니다.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인들의 인식은 남한은 착취자들이고 북한인들은 비착취자들이란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은 사실상 많은 이득을 보고 있으면서 내부적으로는 착취-비착취 개념을 주입시켜 남한의 공단 운영에 적개심을 갖도록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북한에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L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개성공단을 순조롭게 운영을 한다고 해도 북한 주민들에게 적개심을 고취시켜 남한 영업주들을 축출시킬 가능성도 있음을 이야기 했다.

북한 내부 변화 없는 경제협력은 이적행위

필자는 장시간 동안 본 고위급 탈북민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확실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북한 김정은 정권은 이 지구촌에서 가장 잔혹한 독재병영국가인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세상에 알려져 있는 김정은 정권은 자기 고모부를 잔혹하게 학살하고, 자기의 이복형을 독극물로 독살한 잔혹성보다 훨씬 더 잔혹한 독재성을 본 탈북자의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봇물 터진 것처럼 추진되고 있는 남북한 간 교류협력 과정에서 북한은 이러한 잔혹한 독재성을 철저히 감추고 ‘위장된 평화’의 깃발을 펄럭이면서 대한민국에 접근하고 있음을 온 국민들이 절감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확실하게 했다.

둘째, 북한 김정은 체제를 내부적으로 정밀하게 고찰하면 많은 취약점이 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잔혹한 독재체제일수록 이러한 내재적인 취약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김정은을 보좌하는 참모들이 면전복배(面前伏拜) 하는 아첨배들로 가득 차 있고 실제 전문성을 갖고 있는 실력자들은 드물다는 결정적인 취약성이 김정은 정권에 있다. 북한 정권의 이러한 구조적 취약성을 남한 정부는 치밀한 분석도 합리적인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북한의 강박·사술에 미리 백기를 들고 놀아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한 우리민족을 위한 북한해방이라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대북정책 마련 및 실천의 절실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셋째, 북한은 남한의 지원 없이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자연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정권이다. 남한의 맹목적인 대북지원이 결국 북한 독재정권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으며, 이것이 북한에서 고통 받고 있는 동족의 해방에 제일 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을 절감했다. 이 탈북민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우리민족을 위한다면 북녘 땅에서 신음하고 있는 우리 동족을 하루 빨리 해방케 하는 것이 진정한 우리민족을 위하는 절대 절명의 임무임을 더 절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미래를 위해 근본을 다스리는 방법은 한반도 만악의 근원인 북한의 사악한 정권을 질적으로 변화를 시키든가 아니면 제거하는 것이 첩경이라는 탈북민의 절규를 본 필자도 백번 타당하다고 동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반도 만악의 근원 북한 김정은 정권이 질적인 변화 혹은 없어지는 것이 남한 사회에서 남남갈등을 없애는 길이며, 북녘 땅에 인간다운 삶이 시작되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임을 이 탈북민의 인터뷰를 통해서 더 절실하게 깨달았다.

송대성
미래한국 편집위원·한미안보연구회 이사
미시간대 국제정치학 박사
전 세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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