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은 안보에 무방비
김해공항은 안보에 무방비
  •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 승인 2018.02.20 16: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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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 되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오는 6·13 지방선거에 부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종혁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부산 신공항 건설을 재점화 시켰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종혁의 부산시장 출마 8대 약속’을 밝혔다. 그는 “영남권에 국가의 제2관문 역할을 할 수 있는 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영남권 신공항은 부산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사항이다”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영남권 신공항 건설에 밀양과 가덕도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2016년 6월 21일 박근혜 정부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 하고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용역을 수행한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에선 현재의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를 발표했다.

김해공항 확장안에 반발하는 김해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김해시와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시 주 활주로 방향은 김해시로 향하기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 소음은 고스란히 김해시민이 떠안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산 강서구 주민 300여 명도 김해신공항 확장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공항 무엇이 문제이고 그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김해공항 확장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이 날 축사를 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민홍철 국회의원(김해갑)은 “김해공항 확장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미래지향적 허브 공항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국가가 결정하기까지 절차가 정당했는지,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었는지 등에 대해 따져 보면 그렇지 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김해을)도 시민토론회에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있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국책사업이라도 시민에게 일방적인 희생과 피해를 강요할 수 없는 만큼 동남권이 함께 합의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시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는 작년에 이미 김해공항확장안은 어정쩡하게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결정된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동남권 신공항의 가덕도 추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 신공항과 관련해서 전제조건으로 활주로 3.8㎞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활주로가 짧아) 에어버스나 대형 화물기가 뜨지 못하면 첨단산업 유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책에 대해 ‘적폐’로 몰아붙이는 문재인 정부가 과연 김해공항확장안을 그대로 유지할지는 불투명하다.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세들어 사는 모양새

김해공항은 기본적으로 공군기지다. 김해에는 공군 5공중비행단이 있다. 공군의 대형기체는 김해기지에 집중되어 있다.

C-130 허큘리스 대형수송기, CN-235 중형수송기 그리고 E-737 <PEACE EYE> 조기경보통제기 4대가 김해기지에 배치되어 있다.

올해부터 에어버스 A-330 기체를 기반으로 한 대형 공중급유기 4대도 김해기지에 들어올 예정이다. 공군의 대형 기체만으로도 김해공항은 비좁을 판이다.

사실 김해공항은 김해공군기지에 한쪽 귀퉁이에 세들어 사는 셈이다. 김해공항 뿐만 아니다. 대구공항, 청주국제공항, 사천공항도 공군기지에 여객 터미널이 한쪽에 세워진 것뿐이다.

우리나라에는 총 16개의 공항이 있다. 그 중 9곳이 공군기지와 병행 운영된다.

특히 대구와 청주는 F15-K, F35 스텔스 전투기의 기지다. 이들 기지는 우리에겐 전략기지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 민간공항과 함께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큰 부담이 된다. 안보적 차원에서도 공군 전략기지라 할 수 있는 김해, 대구, 청주기지에서 민간공항은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마땅하다.

안보 차원에서 관문 공항은 공군기지와 분리해야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항은 공항 이전에 공군기지다. 순수 민간공항으로 건설된 것은 인천공항, 울산공항, 양양공항, 무안공항뿐이다. 속된 말로 공군기지에 얹혀 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댄다고 공군기지 이전을 요구하는 일부의 목소리가 언론을 타기도 한다. 김해공항은 더 심각하다. 청주나 대구공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항공 수요가 많다.

특히 최근 급증한 저가항공(LCA)은 부산과 제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김해공항의 작년 한해 총 운항편수는 9250편으로 김포 1만1252회에 버금간다. 여기에 공군의 대형 수송기 트래픽까지 감안하면 포화 상태는 이미 넘었다. 결론적으로 김해공항만큼은 공군기지와 분리해 새로운 신공항으로 가는 것이 안보적 측면에서도 합당하다.  

수도권 공항이 폐쇄되면 A-380 초대형 여객기가 앉을 곳이 없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인천공항은 지옥 그 자체였다. 짙은 해무와 미세먼지로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되었다. 공항은 북새통이 되었고 연결편 항공기도 모두 지연되었다. 중·소형 여객기는 대체 공항에 착륙했다가 오기도 했다. 그러나 A-380 초대형 여객기는 앉을 곳이 없어서 하늘을 빙빙 돌아야 했다.

물론 정부는 A-380 대체공항으로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그리고 최근 청주공항을 지정했다. 그러나 A-380여객기가 승객을 가득 태운 채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는 공항은 김포공항 뿐이다. 만약 수도권 공항(인천, 김포)과 제주공항에 항공기 이착륙에 제한이 걸릴 경우 승객을 가득 태운 A-380 여객기는 북경으로 가야 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김해공항은 비좁다. 5공중기동비행단 CN-235 수송기 뒤로 저가항공사인 AIR부산의 여객기가 보인다.
김해공항은 비좁다. 5공중기동비행단 CN-235 수송기 뒤로 저가항공사인 AIR부산의 여객기가 보인다.

A-380 항공기는 기존 B747-400 항공기의 이착륙 거리보다 15% 이상 더 필요하다. 실제 권고 사항에 따르면 A-380이 안전하게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길이는 3350미터 이상, 폭은 60미터 이상 활주로가 필요하다. 관문 공항 역할을 하려면 A-380 여객기 이착륙은 필수다. 그 만큼 활주로와 주기장 뿐만 아니라 유도로까지 크기와 길이 그리고 포장강도까지 기존 공항 활주로보다 한차원 높은 수준이 요구된다.

영남권에  A-380같은 초대형 여객기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은 절실하다. 결국 인천공항급 활주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덕도 신공항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활주로 카테고리별 등급

인천국제공항은 2003년 9월부터 활주로가시범위(RVR, Runway Visual Range)가 75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한 카테고리3b(CAT-Ⅲb) 등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항공기의 정밀접근 비행을 위해 CAT-I, CAT-Ⅱ CAT-Ⅲ(a/b/c)로 등급을 구분하고 있다. 같은 공항이라 하더라도 활주로 등급에 따라 그 운항은 차이가 있다.

활주로 운영등급 Category(CAT)는 항공기의 정밀 이착륙을 지원해 주는 공항안전시설의 성능에 따라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최저 시정거리로 구분된다. CAT 등급의 숫자가 높을수록 악조건 하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첨단 활주로로 평가된다. 인천공항은 아시아 최초로 3개의 활주로 모두 정밀 접근이 가능한 최고등급의 CAT-Ⅲb 이다. 김해공항의 경우 활주로 한 곳만 계기정밀착륙이 가능한 CAT-I급이고 나머지 하나는 비정밀 활주로다.

2018년부터 총 4대 도입 예정인 A330 MRTT 공중급유기.
2018년부터 총 4대 도입 예정인 A330 MRTT 공중급유기.

제주공항은 2014년 2월 6일부터 활주로 운영등급을 Category-I(착륙 시정치 550m)에서, Category-II(최소착륙시정 300m)로 상향 조정되었다. 및 시정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① I등급(CAT I) : 전천후 착륙프로그램 제1단계, RVR 550m 이상 또는 시정거리 800m 이상, 결심고도 60m 이상 - 김해,대구,울산,청주,양양,사천,광주,군산,무안 공항

② Ⅱ등급(CAT II) : 전천후 착륙프로그램 제2단계, RVR 350m 이상 또는 시정거리 400m 이상, 결심고도 30m 이상 - 제주공항

③ Ⅲa등급(이하 CAT III) : 전천후 착륙프로그램 제3단계, RVR 200m 이상, 결심고도 15m 이상  - 김포공항

④ Ⅲb등급: 전천후 착륙프로그램 제4단계, RVR 50m 이상, 결심고도 15m 미만이 확보되면 안전한 이착륙이 가능 - 인천공항 김포공항(GMP)은 인천공항보다 한등급 아래인 카테고리 IIIa등급으로 운용중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공항인 나리타공항(TYO-NRT) 및 칸사이공항(OSA-KIX)도 김포공항과 같은 카테고리 Ⅲa등급이다.

인천공항과 같은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 Ⅲb는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덴버공항과 영국 런던 히드로, 프랑스 드골공항 등 55개 공항에 불과하다.

바다를 매립하여 성공한 공항들

인천공항이 성공하는 데는 일본 나리타공항의 실패가 반면교사 역할을 했다. 내륙에 건설한 나리타공항은 1978년 개항 초부터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거센 민원에 시달렸다. 항공기 이착륙 소음 때문이다. 내륙이라는 지리적 문제로 인해 공항 확장에도 문제가 생겼다. 나리타공항 이후 일본은 바다를 매립하여 신공항을 건설했다. 일본 간사이 국제공항은 인공섬 위에 활주로를 건설한 최초의 공항이다.

간사이공항을 시작으로 해서 인천 국제공항, 나고야 추부(中部) 공항, 홍콩 첵랍콕 공항은 모두 바다를 매립하여 신공항을 건설했다.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기존공항에 바다를 매립하여 확장했다. 현재 김해공항의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다. 김해공항 활주로는 남북 방향이다. 대체로 남쪽 바다 쪽에서 김해활주로에 접근한다. 그런데 바람의 방향이 남풍으로 바뀔 경우 북쪽 돗대산을 끼고 급강하하여 북쪽에서 남쪽으로 접근해야 한다.

안개가 끼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돗대산과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는 북쪽에서 선회 과정에 돗대산에 추락했다. 김해공항 확장안도 피할 수 없는 근본적 약점이다.  세계 기준으로 본 국제공항의 순위 세계의 공항순위를 매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인천공항이 1등하는 부분은 입출국 관련 시간과 서비스 부분이다.

2011년 9월 21일 김해기지에 도입된 조기경보 통제기 PEACE EYE. 김해기지에 4대가 배치되어 있다.
2011년 9월 21일 김해기지에 도입된 조기경보 통제기 PEACE EYE. 김해기지에 4대가 배치되어 있다.

반면 국제항공협의회(ACI, Airports Council International)가 집계한 항공편수와 국제선 승객수 기준으로 보면 2015년 기준으로 인천공항은 8위에 랭크되어 있다. 1위는 두바이공항, 2위는 런던 히드로, 3위는 홍콩 첵랍콕, 4위는 프랑스 찰스드골공항이다. 일본의 나리타공항은 17위다. 국제, 국내선 승객을 모두 포함할 경우는 그 순위가 완전히 달라진다.

항공수요가 많은 미국이 압도적이다. 1위는 미국 애틀란타 공항으로 2016년 연간 공항 이용객 수는 1억400만 명을 상회했다. 2위는 북경 서우두 공항으로 9400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일본 하네다 공항은 7900만 명으로 4위에 랭크되었다. 6위는 시카고 오헤어공항, 7위는 런던 히드로공항, 8위는 홍콩 첵랍콕공항으로 한해 7000만 명 이상 이용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인천공항은 이용승객 기준으로 보면 10위권 밖이다. 인천공항에는 90개 항공사가 54개국 186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외국적 항공사는 31개국 73개 항공사다. 홍콩 첵랍콕, 일본 나리타, 싱가포르 창이공항에도 못 미친다. 현재 김해공항은 12개국 32개 노선에 운항하면서 인천공항 다음의 여객편수를 갖고 있다.

그 외 청주, 무안, 양양 공항은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민망하다. 향후 공항 이용객수 확보와 국제적 기준의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하려면 제기능을 못하는 이름만의 국제공항은 정리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인천, 김해, 제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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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 2018-03-01 23:17:13
문정권이 적폐...? 병든닭 추종자가 여기도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