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북한에서 공산주의 많은 피해와 고초를 겪으시고 이 땅에 찾아오셨고, 문재인 후보도 북한 땅이 공산당에 접수되니까 흥남철수 당시에 온 가족이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피난배에 올라 실향민으로 인생을 새 출발한 가족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문재인과 함께, 한민족 모두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앞당겨지도록 함께 손잡고 나아갑시다. 여러분 정말 환영하고 고맙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이 있기 전인 지난 5월 4일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한 탈북민들에게 보낸 인사말 중 일부이다.
19대 대통령 선거 1주일 전, 3만 명을 갓 넘어선 국내 탈북 사회에서는 예전에 없었던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안찬일 박사, 강명도 교수 등 몇몇 탈북 1세대들을 주축으로 한 탈북민 사회의 한 그룹이 문재인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한국 사회는 물론 탈북민 사회 전체가 출렁했다. 그동안 남한 사회에 보수적인 색채로만 인식되어 왔던 탈북민 사회의 이념 갈등이 수면 위로 분출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남한 사회와 탈북 사회에 동시적인 충격을 줬고 급기야 ‘탈북민 3000명 집단망명’ 주장까지 나오게 되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북한과 야합하는 정권이 들어선다면 생명권과 생존권을 위협받기에 자유민주주의국가로의 집단 망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김태희 탈북자집단망명추진위원회 대표 발언) 탈북민 400인의 이 같은 문재인 지지 선언 기자회견이 있었던 다음 날인 3일, 이에 격분한 또 다른 탈북민들은 ‘문재인 정권 집권 시 집단 망명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성민 탈북민단체연합 상임대표(자유북한방송 대표)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남한의 첨예한 정치적 갈등 속에서 3000명 탈북 사회의 분열을 걱정하던 황장엽 당시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을 회상하면서 “대한민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투표는 각자 개인의 신념에 맡겨야 한다”면서도 “누가 나서서 선동하지 않아도 김정일이 싫어서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의 신념이 달라질 수가 있단 말인가”고 답답한 심정을 밝혔다.
이번 5.9 조기 대선은 남한 사회의 고질적 갈등뿐만 아니라 탈북 사회의 정치적 갈등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일부 언론은 ‘그동안 보수 일변도적 성향을 보여 왔던 탈북 사회가 정치적 다양화의 길에 들어섰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동안 모두에게 보수적인 이미지로만 인식되었다 돌연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 선봉에 서서 진보진영으로 핸들을 돌린 탈북민 1호 박사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을 지난 14일 미래한국TV가 단독 인터뷰 했다.
대선을 계기로 폭발한 탈북민 사회의 이념 갈등이 3만 탈북 사회와 향후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 그리고 남북통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그를 통해 가늠해 볼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파 탈북민들이 문재인을 지지한 이유
- 19대 대통령 선거를 1주일 앞둔 지난 2일 강명도 교수, 안찬일 박사 등 여러 탈북 원로들을 포함한 ‘탈북민 400인의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이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있었습니다. 그동안 주로 보수적인 활동을 해왔던 안찬일 박사가 이번에 좌파진영의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게 된 근본적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문재인 후보를 선택한 이유는 문재인 캠프의 대북정책, 통일정책, 북한관 등이 모두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보수 정권에서 탈북자 복지정책 등에 대해 실망을 많이 해서입니다.
대선 전 우리는 탈북자 (국내)정착 문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의 개혁문제 등 6가지의 공약을 만들었고 각 당에 채택해달라고 제출했습니다. 그것을 제일 먼저 받아들이고 당 최고 지도부에서 “해 주겠다”고 나온 곳은 민주당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엔 민주당에 가서 탈북자 정책을 새롭게 함으로써 뭔가 ‘탈북자 정착 문제에 혁신을 한번 일으켜 보자’ 이런 뜻에서 한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나 통일정책을 100% 공감해서 간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가서 거기(문재인 정부)에 문제가 있다면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뭔가 하나의 혁명 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선언을 하게 된 것이지요.
- 하지만 그동안 탈북민 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 뭐니 해도 ‘북한인권법 통과’였다고 하겠는데요. 북한인권법에 대해 민주당은 항상 반대를 해왔었고, 과거로부터 4차례에 진행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3차례 기권 혹은 불참을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되었는데, 과거의 민주당과 현재의 민주당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렇다면,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북한인권법이 만들어지고 북한인권재단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성의를 보이지 않은 점, 시간을 끈 것은 분명 잘못된 점입니다. 우리는 과거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삭발까지 하고 뙤약볕 아래서 정말 고생했어요.
저 같은 사람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 김태훈 위원이나 정베드로 목사와 같은 분들이 노력한 공은 누구나 인정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나는 재단 이사 구성의 윤곽이 드러나면 김태훈 위원장님, 정베드로 목사님, 오봉석 총장님 이런 분들이 당연히 그 이사진에 들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엉뚱한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재단 이사진을 구성하는데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구 새누리당)에서 5명, 야당에서 5명, 통일부 장관이 2명을 추천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아예 내놓지도 않았지만, 새누리당에서 내놓은 이사진을 보고 ‘아 뭔가 이 사람들이 잘못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조금 심각하게 표현하면 ‘이것이 국정농단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디다. 인권법 통과를 위해서 땀 흘리고 길바닥에서 뙤약볕에 고생하고 야당 의원실 찾아가서 멱살 잡히면서 싸운 사람들은 한명도 안 들어간 겁니다. 이것이야말로 낙하산 인사이고 농단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민주당도 그 당시 시간을 끈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이번에 재단 이사진 구성을 새로 재편하게 된 것은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계기로 양당은 북한인권을 위해 공이 있는 분들에게 뭔가 배분하는 체계가 되어야 합니다.
‘북한이탈주민’ 대신 ‘자유민’으로 불러 달라
- 5월 14일 한 인터넷 매체에 ‘새 정부의 통일 및 탈북자 정책에 바란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기고하셨습니다. 글에서 탈북자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고, 또 탈북자라는 고리타분한 이름부터 바꿔주길 바란다고도 밝히셨습니다. 새 정부에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지요.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통일부 장관을 비롯해서 우리 인사들은 탈북민 관련 행사장에 오기만 하면 “여러분은 먼저 온 통일입니다”라고 말은 이렇게 멋있게 합니다. 그 분들로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저도 그 말 자체를 문제 삼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사구시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는 남북하나재단을 통해서 300억에 가까운 막대한 재정으로 우리 탈북민들을 배려하고 있는데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합니다. 탈북민들이 한결같이 요구한 것은 이사장, 사무총장 등 하나재단 인적 구성에 직접 참여하도록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어느 누구도 이런 요구를 귀담아 듣지 않았어요. 18대 대선 당시 대통령을 당선시킨 사람들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낙하산으로 들어왔던 겁니다. 그걸 우리가 볼 때, 말로는 먼저 온 통일이지만 먼저 온 실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하나를 들어보겠습니다. 장애인 재단에 한번 가보십시오. 태반이 다 장애인들이 그 재단을 직접 운영하고 경영하고 있습니다. 탈북자재단이라는 것은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탈북자가 되면 경험적인 면도 있고, 가족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어요.
또 지금 천명이 넘는 탈북자 출신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했지만,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 이들을 잘 안 받아 줍니다. 그러니 그런 청년들이 재단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금 인적 구성을 보면 탈북자 고용률이 대단히 낮습니다. 이런 걸 고쳐달라는 뜻이고, 그걸 잘못했다고 우리가 비판하는 겁니다.
- 그렇군요. 탈북민에 대한 새로운 법적 용어로는 어떤 것을 생각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현재 법적 용어는 ‘북한이탈주민’입니다. ‘탈북자’나 ‘탈북민’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해 초에 우리 탈북민들을 자유민으로 불러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그 이름이 왜 중요하냐면, 현재 대한민국 속에서 우리가 통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자유민이 돌아왔다’는 것과 ‘이탈주민이 돌아왔다’ 하는 것은 어감이 다르지요. 이탈주민이라 하면, 낙오자로 도망갔다가 겨우 돌아온 곳 밖에는 되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통일돼서 북한을 자유화, 민주화해야 하는데 그때 탈북민들이 모두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서 기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 면에서 우리가 먼저 온 통일이고 역군인데 상품도 브랜드가 좋아야 잘 팔리듯이 탈북민도 어떤 ‘낙오자’나 ‘이탈자’라는 용어보다는 앞서가는 이름, 미래지향적인 이름을 줬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런 뜻으로 ‘자유민’을 선호합니다.
- 탈북민 정책에 대한 안 박사님의 지적 자체는 어쩌면 과거 정부, 그러니까 보수들에 대한 가장 신랄한 반성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탈북민 정책에 관해 보수 정부에서 해주지 못한 것들을 새 정부에 기대하고 있다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보수 정부도 우리에게 잘 해주려고 노력은 많이 했지만,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 이런 것은 과소평가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솔직히 말이 나온 김에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도 있어요. 어디서 이사를 뽑는다, 비례대표를 뽑는다 하면 전부 김일성대학 출신만 뽑습니다.
탈북민의 70~80%가 노동자, 농민 출신이고 일반 대중입니다. 북의 엘리트들을 남한에서 다시 엘리트로 등용하는 데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이런 점도 알아 둬야 합니다.
탈북민 3만 명의 대표로서 어떤 자리에 갈 때에는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이 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점들은 과거 정부가 반성을 하고 새로운 정부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 민주당 쪽에서 먼저 수용한 탈북민 공약을 소개하실 수 있나요?
여섯 가지 입니다. 우선 탈북자들 중에 여성이 70~80%를 차지합니다. 그 분들이 북한을 탈출해 중국이나 제3국으로 갔다가 자녀를 낳아 입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분들이 자녀를 잘 돌보도록 복지 혜택을 달라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제3국에서 출생한 자녀도 탈북민 자녀로 인정해 달라는 겁니다.
또 우리가 중요하게 제시한 것 가운데 하나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을 탈북민 중심으로 개혁하도록 해 달라는 것입니다. 재단 인적 구성에서부터 많은 탈북민이 고용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지금 50명 인적 구성에서 탈북민 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우리 주장은 적어도 50% 이상의 탈북민들이 고용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은 탈북민 정착촌을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시기 저희에게 연천군 등에서 10만평의 땅을 줄 테니 탈북민들이 닭을 기르든지, 농사를 짓든지 이런 것들을 해보자는 제안이 왔었습니다. 그런데 탈북민 주체의 어떤 기반이 없다보니 검토만 하다가 말았지요. 그런 것도 우리 이탈주민재단이 나서서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탈북민 출신 석·박사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취업이 어렵습니다. 고학력 탈북민들은 북한에서 최소한 기본 교육과 그 가운데 대학을 나온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석·박사까지 받으면 통일 인재가 되는 겁니다.
자기 고향에 돌아가게 되면 무엇을 뜯어고치고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 압니다. 북한의 산업과 교육 등 모든 걸 대한민국 식으로 뜯어 고치는 것이 통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이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말하자면 한반도 평화통일연구원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이때까지 대한민국에 통일연구기관은 많았습니다만,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 등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온 분들이 최근 써 낸 논문들을 보면 남포시 지하시설에 관한 논문이라든지, 또 함흥시 화학공업지구에 관한 연구와 같이 북한을 지역적으로 연구한 흥미로운 논문이 있어요.
이런 것들이 통일 후 우리 정부가 그대로 쓸 수 있는 아젠다가 되는 것이지요. 이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순수 탈북민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기관, 싱크탱크를 만들어 북한에 대해 디테일한 연구를 하게 해 달라는 이런 제안도 공약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탈북민 불신하는 우파에 섭섭하다
- 공약 자체는 좋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요구들이 문재인 정권에서 과연 잘 수용되어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겠지요. 가능하다 보십니까?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논란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지 선언 할 때 (문재인 후보 측에서) 약속을 한 것입니다. 이 정부가 우리에게 얼마만큼의 성의를 갖고 협력해주느냐, 그것은 일단 지켜 볼 일입니다.
정부 초기 단계에서 우리가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에 탈북 인사들이 들어간다든지, 또 탈북 직원들을 많이 뽑는다든지 하는 것은 충분히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또 탈북 여성들의 복지 문제, 탈북 석·박사들의 연구원 설립 문제 이런 것도 지금 상황에서 조금만 더 예산을 충당해 주면 충분히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탈북민들을 포함해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우리 국민들이 겉으로는 탈북민에 대해 좋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그렇게 신뢰하지 않습니다. 서운하다는 생각이 없지 않지만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에 하나의 혁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보수 쪽에서 탈북자들에게 잘해주지는 못하면서 우리가 간다고 하니까 비판은 너무나 가혹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우리는 원래 탈북자 80~90%를 간첩으로 알고 있었다. 당신도 간첩”이라고 비난을 해서 제가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탈북민 3만 명은 절대 간첩이 아닙니다. 물론 그 중에 간첩이 한두 명 섞여 있을 수는 있겠지요. 북한 정권이 섞어 내려 보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탈북민도 똑같은 유권자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알아달라는 것입니다.
누구를 대통령으로 선택할지는 우리 자유 아닙니까? 우리를 색안경으로 보지 말아 주시고, 항상 애정과 사랑으로서 대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말로만 ‘먼저 온 통일’이라고 하지 말고 실제로 먼저 온 통일로 내세워주면 우리도 대한민국으로부터 입은 은혜를 사람들로서 그것을 보답해야 할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천할 겁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탈북자들도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 다 되어가는구나 이런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안찬일 박사는 1954년 평안북도 의주 출생으로 1979년 당시 북한군 2군단에서 상사 부GP장 신분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남, 현재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과 동시에 세계북한인총연맹 총재를 맡고 있다. 한국입국 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고려대 정치학 석사, 건국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사진:미래한국TV |
“문재인 지지” 안찬일 박사, 탈북 사회와 정계에 큰 ‘파장’
“안 박사 주장, 잘못된 부분이 있다” VS “터무니없다, 그럴 시간 있으면 노동하라”
한편 안찬일 박사의 본지 단독 인터뷰 영상이 나가자 이를 접한 탈북자들로부터 반론들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정계에 입문한 적이 있는 한 탈북 인사는 5월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안 박사가 자기들의 요구 사항을 (공약으로 만들어)각 당에 보냈는데 민주당만이 해 주겠다고 한 대목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각 정당에 그런 요구(공약)를 한 적도 없다. (실제로는) 어떤 한 사람이 그것(공약)을 가지고 민주당에 가 이야기를 끝낸 다음에 ‘민주당이 다른 사람(탈북민들)에게 이런 것을 해주겠다고 하더라’라고 이야기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어디에서도 안찬일 박사가 요청한 것(공약)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안 박사는 보수 정부가 탈북민들에게 잘 못해줬다는 말을 자꾸 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보수 정권이 진보 정권에 비해 탈북민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안 박사의 주장은 언어도단”이라며, 보수 정권이 탈북민들을 위해 해줬던 정책들을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반박하겠다고 했다. 그는 보수 정권이 탈북민 정책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근거들을 4가지로 정리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 노무현 정부에 비해 보수 정부는 남북하나재단의 예산을 10배 올려줬고 ▲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탈북민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준 것도 바로 보수당이었으며 ▲ 북한이탈주민재단과 인권재단 이사에 탈북민들을 선임하고 각종 통합위원회를 통해 탈북민들을 배려해 준 정부는 보수 정부였던 반면, DJ·노무현 정부 때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 ▲ 탈북민들에게 피해를 준 북한 정권에 가장 단호했던 정부는 보수 정권이었고,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주도한 정권 역시 보수 정권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안찬일 박사가 하고 있는 여러 가지 (북한 관련) 일들에 대해 가장 많이 반대했던 의원들이 바로 민주당 의원들”이라며, “안 박사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에게 자리가 가지 않았다고 해서 사실과 다른 해석을 통해 탈북민 사회를 호도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선거전까지도 (안박사는)보수당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을 했다”면서 “(그 후에)안철수 당에 창당 발기인으로 뛰쳐나갔고 그다음 들리는 소리는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다시 안철수당으로 갔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또 민주당으로 갔다. 정당과 후보 선택은 분명 개인의 자유지만 자기의 행동과 그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보이는 것이 좋지 않겠나”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안 박사의)진짜 목적이 뭐냐, 정말 탈북민들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냐, 아니면 자리 때문에 그러느냐 하는 두 가지 질문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자꾸 자리 때문에 끊임없이 뒤에서 험담하고, 싸움판 벌리고 그런 탈북자들이 있는데 탈북자들의 그런 불만 한마디에 정부와 정당은 그거 하나 하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모른다. 이런 식으로 탈북민 도와주는 사람들 마음 아프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
그는 또 ”몇몇 사람들의 해계모니 싸움 때문에 진짜 도움이 필요한 탈북민들에게 가야 할 예산들이 일부 탈북민 단체들이 그 예산들을 가져가면서 싸우고 있지는 않는지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론에 대해 안찬일 박사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박사가 각 정당에 그런 요구(공약)를 한 적 없다”는 반론에 대해 안 박사는 “각 당의 (공약에 대한)의사 타진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자유한국당 인권위 부위원장을 하다가 안철수 창당 발기인으로 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하면서 “인권위 부위원장은 지난 3월경에 그들(자유한국당 지도부)이 나에게 묻지도 않고 잘라버렸다”고 주장했다.그는 “누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흥정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럴 시간 있으면 노동이라도 하라”고 꼬집었다.
안찬일 박사의 문재인 지지 선언과 함께 촉발된 탈북사회 내 갈등은 앞으로 더욱 더 증폭되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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