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티볼리’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쌍용차 ‘티볼리’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5.01.2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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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성능 좋고 가격이 싸다”

지난 2014년 12월 22일부터 사전예약에 들어간 쌍용차의 신형 CUV ‘티볼리’의 인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전예약 열흘 만에 1000여 대가 계약돼 2011년 초 ‘코란도 C’ 수준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미 국내시장에 비슷한 급인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 ‘QM3’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뭘까. 티볼리를 찬찬히 살펴보면 ‘기본에 충실한 점’이 인기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티볼리’에 고객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이다. 국내에서도 CUV가 출시되기 시작한 지는 벌써 3년이 지났지만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현재 판매되는 쉐보레 트랙스의 가격은 가솔린일 경우 1953만~2302만 원, 르노삼성의 QM3 디젤 모델의 가격은 2280만~2495만 원이다.

반면 2015년 1월부터 본격 판매 중인 쌍용차 티볼리는 수동변속기일 경우 1630만 원부터, 자동변속기는 1790만 원부터 시작해 풀옵션의 경우 최고 2370만 원까지 올라간다.

최고 가격으로 비교하면 쉐보레 트랙스나 르노삼성의 QM3와 별 차이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안전도에 있어서나 실용적인 실내 공간 등을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가격과 안정성에서 ‘티볼리’가 월등

르노삼성의 QM3는 해외 판매제품에는 있는 사이드 에어백 등이 국내에서는 빠진 채로 판매된다. 전체 에어백 수는 4개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승객이 사망한 사고 때문에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 에어백이 6개인 것을 자랑하지만 북미 판매모델의 에어백이 10개인 것과 비교하면 ‘차별’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에어백 종류도 미국 판매용보다 국내용은 한 세대 전의 것을 사용한다.

반면 쌍용차 티볼리는 에어백 7개가 기본 장착된다. 사이드 에어백과 측면 에어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쌍용차 티볼리는 여기에 자동차 안전의 기본은 섀시와 강판에 있다고 보고 차체의 40%를 고장력 강판으로 구성했다. 이 정도면 웬만한 충돌 사고에도 차체 변형이 심하게 일어나지 않아 탑승자의 안전을 상당 부분 확보할 수 있다.

 

쌍용차가 밝힌 티볼리의 크기는 길이 4195mm, 폭 1795mm, 높이 1590mm다. 실내 공간과 승차감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는 2600mm다.

티볼리의 경쟁자인 르노삼성의 QM3는 길이 4122mm, 폭 1778mm, 높이 1567mm, 휠베이스는 2605mm이다. 그리고 쉐보레 트랙스는 길이 4245mm, 폭 1774mm, 높이 1646mm, 휠베이스 2555mm이다.

티볼리의 길이와 높이는 트랙스와 QM3의 중간이지만 폭은 두 종류보다 더 넓다. 실내 공간 차이는 크지 않지만 두 차종에 비해 넓게 느껴진다.

쌍용차 측에 따르면 티볼리의 트렁크에는 골프백 3개를 넣을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의 QM3의 경우 골프백을 가로로 넣는 게 아니라 비스듬하게 세워야 겨우 들어간다.

출력면에서도 티볼리는 트랙스와 QM3에 뒤지지 않는다. 쉐보레 트랙스 1.4리터 터보엔진의 출력은 140마력, 토크 20.4kg.m, 르노삼성 QM3 1.5 디젤은 90마력, 토크 22.4kg.m의 힘을 보여준다. 쌍용차 티볼리는 1.6 가솔린 엔진에서 125마력, 16.1kg.m의 토크를 뿜어낸다.

쉐보레 트랙스에는 터보 차저가 장착돼 있고, 르노삼성의 QM3는 디젤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 티볼리의 출력이나 토크가 약간 낮다. 그러나 2015년 7월에 출시될 디젤 엔진 모델에서는 이 약점을 충분히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비의 경우 르노삼성의 QM3가 18.5km/l(1.5 디젤)로 쉐보레 트랙스의 12.2km/l(1.4 터보), 쌍용 티볼리의 12.5km/l(자동변속기)에 비해 월등하지만 차량 중량과 QM3에는 디젤 엔진이 장착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생각해야 한다. 참고로 트랙스의 공차중량은 1370kg, QM3는 1285kg, 티볼리는 1250kg이다.


‘생존’을 위한 쌍용차의 ‘가격파괴’ 전략

쌍용차 티볼리가 이처럼 인기를 얻는 것은 그동안 국내 자동차 시장의 과점적 질서 때문에 차량 가격들이 너무 높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미국 등에서는 2만 달러 내외에 팔리는 국산차가 국내에서는 보통 2500만 원 이상의 가격에 팔린다. 핵가족 세대에 수요가 많은 준중형차나 CUV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일부 브랜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하는 것과 같은 모델임에도 안전장치나 편의장치를 다운그레이드해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역차별’을 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생존’을 가장 큰 목표로 삼는 쌍용차는 2011년 ‘코란도C’를 출시할 때부터 가격파괴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3년 동안의 개발 끝에 출시하는 티볼리 또한 이런 가격파괴 전술을 먼저 내세우고 있다.

쌍용차가 최근의 대세인 디젤 모델이 아니라 가솔린 모델을 내놓은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쌍용차는 2012년 모터쇼에서부터 티볼리의 개발명인 ‘X100’을 자랑해 왔다.

 

당시 관심을 끌었던 설명은 “컨셉카 디자인을 최대한 살려 출시할 것”, “가격을 최대한 낮출 것”이라는 점과 함께 “2015년이나 2016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는 부분이었다.

지금까지 세계 각국이 내놓은 하이브리드 차량들은 대부분 가솔린 엔진이다. 디젤 하이브리드는 2년 전부터 벤츠, 푸조 등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아직은 안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반면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는 세계 곳곳에서 만들고 있다.

쌍용차가 티볼리 하이브리드를 내놓을 경우 즉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장착한 모델을 선보이게 되면 부족한 출력과 토크, 그리고 연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 인상폭을 300만 원 내외로 줄이면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의 QM3는 물론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현대의 투싼 ix25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쌍용차는 ‘SUV의 명가’라는 타이틀을 다시금 되찾는 것은 물론, 디젤 엔진의 환경시험 문제까지 동시에 통과해 미주 진출의 기회도 엿볼 수 있게 된다.

즉 현재 티볼리와 ‘소셜테이너’ 이효리를 연관시켜 온갖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쌍용차 티볼리의 인기 몰이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전경웅 객원기자 enoch2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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