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대한민국 희망 메시지
‘감사’는 대한민국 희망 메시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5.01.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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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희범 대한민국 감사국민위원회 사무총장

우리나라의 1960~1970년대를 배경으로 현대사를 조명한 영화 <국제시장>이 개봉 28일만에 새해 첫 1000만 관객 영화에 등극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제시장>은 기존 대중영화에서 도외시 했던 ‘산업화’를 소재로, 불과 50여 년 전 ‘한강의 기적’의 일등 주역이었던 평범한 ‘아버지’들의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전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파독 광부, 파독 간호사들이 겪은 강도 높은 노동과 고단했던 그들의 삶에 대한 관심도 함께 불러 일으켰다. 당시 절대적으로 열악한 경제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이국만리 독일 땅에서 가정과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산업역군들에 대한 관심이 늦게나마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14년 12월 26일 사단법인 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는 ‘50년 만에 부치는 대통령 감사편지’라는 이름의 파독 광부, 간호사, 조무사를 모시는 감사 송년회를 주최했다. 이 행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파독 광부·간호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접 작성한 감사장을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통해 전달해 큰 주목을 받았다.

   
▲ 대한민국 감사국민위원회 이희범 사무총장

사회적 갈등은 ‘정신의 빈곤’ 때문

감사국민위원회는 파독 근로자들의 삶이 이슈가 되기 전인 작년 이맘때도 ‘기적을 캐내고 나라를 구하라’는 주제로 파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헌정기념전을 진행했다.

따라서 파독 근로자들이 주목받기 이전부터 이들을 위한 감사 행사를 2년 연속으로 진행해 온 이 단체의 행보는 더 돋보일 수밖에 없다. 경제적 위축과 정치적 대립이 가져온 냉랭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모처럼 훈김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어서 더 그렇다.

‘감사’라는 말을 잊고 사는 사람들의 비어 있는 가슴에 모처럼 감동의 물결이 흐르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감사국민위원회의 명칭 중 ‘감사’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감사(監査)’가 아닌 바로 따뜻한 마음의 ‘감사(感謝)’다.

설립 목적이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반목과 갈등, 상호불신과 소통의 단절을 넘어서기 위해서라는 ‘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희범 사무총장을 만났다. 먼저 그에게 2012년 출범한 감사국민위원회를 만든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한국 사회가 불과 50~60년 전 절대적 가난의 시기에서 빠르게 벗어나 풍요를 맞이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피폐해졌음을 지적하는 것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과거 1960년대 우리 사회는 ‘절대적 빈곤’ 사회였어요. 당시 한국은 대통령부터 가장 하층의 노동자까지 하나가 되어 절대적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총력을 다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절대적 빈곤을 극복했지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는 끊임없는 갈등으로 인하여 사회적 분위기가 냉소적으로 변하면서 절대적 빈곤을 겪을 때보다 더 큰 혼란의 시기를 맞고 있어요.”

이 사무총장은 사회적 갈등 원인에 대한 고민 끝에 ‘정신의 빈곤’이 궁극적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질 풍요의 시대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더 큰 혼돈을 겪는 것은, 상대적 빈곤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정신의 빈곤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신의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총체적 노력을 하지 못하면 사회는 엄청난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 끝에 마침내 그는 답을 찾았다.

“정신적 빈곤의 원인은 국민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국민들이 갈등을 극복하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려면 어떤 계기가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이 풍요를 가난한 1960년대의 절박한 시절과 비교해보면 정말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가난한 아프리카 땅이나 북한에 태어나지 않고 한국에 태어난 것만 해도 큰 축복인데, ‘감사한 마음’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나다보니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는 거죠.”

   
 

‘역사와의 대화’를 통한 감사 문화 확산 전략

이희범 사무총장은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국민적인 ‘감사 운동’을 전개시켜보자는 취지로 2012년 사단법인 대한민국감사국민위원회를 조직했다고 말한다. 이 위원회를 조직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한 감사 행사는 다름 아닌 ‘어머니’들에 대한 감사였다.

“처음에 감사할 대상을 찾다보니 오늘날 조국의 부흥을 이룩할 수 있게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라서 그들을 낳아준 어머니들을 위해 감사 음악회를 열어 1차 감사를 하게 됐어요. 이어서 이듬해는 ‘아버지’들을 위한 감사 사진전을 열었고, 세 번째로 작년과 올해 파독 광부, 간호사들을 위한 헌정전시회과 감사송년회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포괄적인 감사 이후 어떤 이유로 감사의 대상을 ‘파독 근로자’로 선정했고 그것도 2년 연속이나 행사를 마련한 배경이 궁금했다.

“감사 문화의 확산 방법을 고민하다보니 ‘역사와의 대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머지않은 역사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가 6.25전쟁 이후 국가적 빈곤의 위기 때에요. 당시 보릿고개를 넘는다는 것이 쉽지 않았거든요. 외국에서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별 관심도 없었는데 독일이 우리와 분단국가라는 유사한 상황을 가지고 있었지요. 동시에 한국은 일자리가 없었고 독일은 호황기를 맞아 3D업종을 기피하는 풍토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일자리를 필요로 하고 있었어요. 따라서 한국과 독일의 공감대와 현실적인 상황이 맞아떨어지면서 파독 근로자를 파견하고 이들의 노임을 담보로 1억4000만 마르크의 차관을 빌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당시 파독 근로자들은 고된 광부일과 간호사일을 하며 지급받은 급여를 10원이라도 더 아껴서 조국에 송금하기 위해 노력했다.

파독 근로자들로 인해 이들의 가족 구성원들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총체적으로 국가가 빈곤에서 당시 개발도상국으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것이 감사국민위원회가 그들에게 감사를 전한 이유이다.

한편 현대인들이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고초를 겪은 산업의 영웅들이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 조명되고 이들에 대한 감사의 물결이 불어오는 지금의 이 시기에 일부 좌파 언론에서는 <국제시장> 비난에 나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겨레21’은 ‘민주화 지운 산업화와 대한민국의 아버지’라는 평론 기사를 통해 민주화 사건을 다루지 않았음을 비판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시니어들의 문제가 다루어져야 마땅한 시점에 아버지 세대의 희생을 강조하는 반동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산업화의 숨겨진 영웅담에 맹목적인 비판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 이 사무총장의 생각을 묻자 그는 분단국가의 현실 속 ‘문화전쟁’으로 표현했다.

“우리 사회는 이념전쟁이 남아 있는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요. 냉전 체제가 지금도 흐르고 있고, 평시처럼 보이지만 사이버 전쟁이 진행되고 있어요. 내면적으로는 이념전쟁과 교육전쟁, 문화전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 문화전쟁은 민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한 각종 단체들이 선두적 역할을 담당했지요. 영화계에선 8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그들의 방식으로 <남부군>이나 <태백산맥> 같은 영화를 만들었고,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문화전쟁이 계속 되고 있어요.”

하지만 그는 문화전쟁 속 비판의 대상이 된 <국제시장>의 전망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지금까지 일부 편향 세력들이 영화계를 장악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연평도, 천안함 등의 사건 이후 P세대라고 불리는 청소년들, 애국세대가 부각이 되면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었습니다. 영화 <국제시장> 제작 이후의 영화 시장을 보니 좌파 진영이 이때까지 만들어 온 시장보다 더 큰 시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충분한 희망이 있어요.”

그는 좌편향 세력이 ‘문화’를 바탕으로 진지 구축을 할 때 ‘대한민국’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누락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낙관적인 입장을 이어갔다.

“그들은 문화 세력을 구축할 때 비판의 대상을 찾을 뿐 ‘대한민국’이 항상 빠져 있었어요. 좌파 진영의 사회적 문화 비평가들이 엄청난 화력을 가지고 <국제시장>과 같은 영화를 공격한다 할지라도 이러한 불은 이미 끌 수 없는 불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당대를 공감할 수 없는 어린 학생들은 영화를 보고 와서 자신들의 ‘엄마 아빠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요.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이념의 문제보다도 자신들의 부모와 조부모의 세대가 정말 힘들게 살았고, 현 세대를 잘 살게 하기 위해 정말 고생했다는 것을 가르쳐줄 수 메시지를 남겨주고 있거든요. 따라서 여러 가지 이론으로 어떤 궤변을 늘어놓더라도 지금 흘러가는 문화적 상황은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교육 바로 세워야 애국시민 된다

한편 이 사무총장은 감사위원회 이외에도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의 사무총장직도 맡고 있다. 그는 애국시민연합을 통해 좌편향 교과서 문제 등 현재 우리나라 교육현장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앞서 던진 질문에도 한국 사회 내면에 ‘교육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답한 그였다. 따라서 그가 생각하는 현재 초중고 교육 현장의 문제점을 물었다.

“교육이 잘못된 세대에 장악되어 배우는 학생들이 잘못된 교육을 받게 된다면 나중에 이 학생들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은 거의 없어요. 학생들은 흘러가는 물과 같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초중고 교육을 시키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이념이나 교사에 의한 교육, 혹은 그러한 교육을 주도하는 세력에 대해 국가가 항상 경계의 눈초리를 견지하고 제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국가가 그런 기능을 상실해버렸어요.”

이어서 그는 가장 큰 문제로 교육을 장악한 전교조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 사회는 벌써 전교조가 20~25년간의 세월을 장악해 오고 있어요. 문제는 약 25년 동안 대책이 없었다는 사실이에요. 전교조는 세력이 크다보니 정부를 우습게 보고 있어요. 2010년에 엄청난 사회 이슈였던 무상급식이 결국 엄청난 재정 부족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 역시도 당시 전교조가 이면에서 모두 기획하고 주도한 일입니다.”

또한 그는 전교조의 영향력 아래에 지배되는 교육이 궁극적으로 기업과 국가의 악영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교육은 정말 소중해요. 교육이 멍들면 국가와 사회의 미래가 없어집니다. 올바른 교육을 가르칠 때 국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기업에 들어와서 기업이 살고 국가도 살아날 수 있죠. 그런데 잘못된 교육을 받은 국가에 항상 반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면 반기업 정서를 가지게 되지 않겠어요? 기업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부를 창출하고 많은 세금을 내서 국가를 운영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국가는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지 못하고 반국가, 반기업 같은 전혀 기업에 도움 안 되는 사람들을 양성하고 있어요.”

애국시민연합은 가장 우선적으로 바로 잡아야 할 학교 교육의 과제를 ‘역사교육’으로 선정하고 2015년의 주요 과업으로 채택했다. 현재 학교 내에 있는 교사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국정교과서라도 제대로 만들어서 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사교육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치자는 것이다.

   
 

끝으로 다시 돌아와 감사국민위원회의 향후 감사 전달 계획을 물었다. 그는 파독 근로자 이후의 산업화를 위해 힘쓴 역군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을 위한 감사 계획을 이야기했다.

“파독이 마중물이었으면, 파월 자금은 산업화의 ‘진짜 동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월남전엔 파병군인뿐만 아니라 한진, 삼환 등 모든 기업들이 가서 토목공사를 했어요. 그리고 월남이 패망한 이후 도래한 1973년 오일쇼크라는 국제적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는 하늘로부터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월남전에 나갔던 기업들의 노하우가 중동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중동 열사의 땅에서 다른 국가들은 사업을 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우리는 전쟁터에서도 일을 해왔기 때문에 중동 역사 변화에 한국인들이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오일달러가 대한민국에 들어오면서 오늘 날의 영광을 누리는 데 크게 일조를 했죠.”

그는 마지막으로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일조한 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달할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희의 감사운동은 산업화의 세 가지 큰 축(파독·파월·파중동)을 감당했던 분들에게 먼저 고맙다는 감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산업화를 이뤄낸 분들에 대한 감사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수고한 분들을 위해서도 감사를 전달해 ‘여러분들의 수고 때문에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할 준비를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산업화를 조명한 국제시장을 비난하며 민주화의 업적만을 고집하는 일부 좌파 매체들과 평론가들의 씁쓸한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 기사는 '미래한국TV'를 통해서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당 영상 링크 : http://youtu.be/OyMrWu6Kzdw


인터뷰/이성은 기자 nomadworker@futurekorea.co.kr
사진·영상/이모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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