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창조경제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4.12.17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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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레이더] 창조경제박람회에서 만난 김선일 대구혁신센터장
   
 

창조경제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주창한 창조경제의 정의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기업들까지 맥락을 잡지 못하는 모양새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여의도에서는 한반도 3대 미스터리가 안철수의 새정치, 김정은의 속마음, 마지막으로 ‘박근혜의 창조경제’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 11월 27일 개최된 2014 창조경제박람회의 개막식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창조경제의 모호성에 대해 “창조경제의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한 세계가 저성장의 무기력한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엔진의 답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기술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라며, 창조경제에 대한 확신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란 도대체 무엇이고, 한국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노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2014 창조경제박람회에서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과 대한민국에 다가온 창조경제의 전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창조경제박람회는 정부기관 및 지자체, 연구기관과 대기업, 바이오, 제조 산업체등이 입주한 것은 물론, 올해부터는 중소기업청 벤처창업박람회와 통합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조경제의 미래를 선도할 것으로 주목받는 스타트업 업체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번 박람회에 전시된 대기업들의 기술은 초고화질(UHD) 기술을 활용한 ‘UHD 동물원’을 마련한 삼성, 각각 수소 전기자동차와 탄소섬유자동차를 선보인 현대자동차와 효성 등이 큰 주목을 받았다.

스타트업 업체들의 기술로는 증강현실과 3D프린터 등이 눈길을 끌었으며 IT와 홀로그램을 활용한 K-Live 콘서트관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2014 창조경제박람회는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의 성과와 사례들을 조명하며 함께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상생의 방향을 그려볼 수 있는 행사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이곳에서 본지는 앞으로 창조경제를 만들어가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고자 대구에 마련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김선일 센터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김선일 센터장

한국은 창조경제로 일어선 영국경제 따라가야

-대구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세워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가 기자님의 질문을 ‘왜 대구에 창조경제혁신센터 먼저 세워졌나요?’라는 취지로 들어도 될까요? 앞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는 17개의 시도에 모두 세워질 예정이기 때문이죠.

-네, 그러셔도 될 것 같습니다(웃음)

기본적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발상은 대한민국의 성장 정체 현상을 무엇으로 돌파하겠느냐는 것에서 출발하고 있어요. 정체의 원인은 외부적·내부적으로 다양하게 있겠지만, 결과를 두고 보면 영국 경제를 두고 비교할 수 있죠.

‘창조경제’라는 말도 영국에서 먼저 나온 것이거든요. 영국이 산업혁명 이후 침체됐던 경제를 일으켜 세운 것을 두고 바로 창조경제라고 할 수 있어요. 영국 경제를 대변하는 것 중의 하나가 007시리즈 영화입니다. 영화 한 편으로 몇 조를 창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3~5년 후면 현실화가 된다는 점에서 창조경제라고 할 수 있죠.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이 산업 현장,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모티브를 주게 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거죠. 해리포터도 마찬가지고요. 많은 이들이 영국을 금융업으로 연명하는 나라로 생각하지만, 영국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12% 남짓이에요. 이는 평균 12~13%인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하회하는 수준이죠.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따라갈 방향은 명확해지죠. 영국식 창조경제를 따라가야 하는 거예요.

그럼 대구 경제를 볼까요? 대구 지역경제를 놓고 보면, 섬유로 번창했던 그 시절 이후에 거기서 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어요. 물론 내부적으로 자동차부품이나 기계공업 쪽이 많이 되고 있긴 하죠. 그러나 부족해요. 그래서 대구야말로 이러한 잠재력을 봤을 때 창조경제를 통해 한 번 도약할 지역이 아니겠느냐하는 판단이었죠.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의 팔을 비틀어서 강제로 투자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 비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요. 대기업도 수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거예요. 구글의 예를 들어볼까요? 구글을 그저 검색사이트로만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 구글은 엄청난 문어발 기업이에요.

그 이유는 미래가 너무나도 다양하게 다가오기 때문이죠. 어떤 신(新)사업이 시장을 선도할지 모르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 사들여요. 즉 구글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 기업들도 미래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업 내 직원들에 한해서 생각해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이 사업을 통해 전국의 청년들의 아이디어에 투자를 하고 같이 발전시키자는 의미죠. 결국 서로 win-win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문제는 사람들이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마치 기업이 갈취하는 것처럼 본다는 거예요.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네트워크가 없으면 한계가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업의 가치가 100이라고 해봅시다. 청년들로만 모여서는 100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죠. 그런데 대기업의 투자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100을 넘어 10만, 100만까지 가능하게 된다는 거예요.

이것을 마치 대기업이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헐값에 샀다고 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대기업의 네트워크와 투자를 무시하고 계산했기 때문이죠. 100의 가치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기업은 자신들의 능력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 같아요.

   
 

헝그리 정신으로 변화와 혁신 이끌어내야

-창조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부나 관료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죠.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영국식 창조경제를 따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민간인을 센터장으로 임명한 것이죠. 만약 정부에서 모든 것을 추진하려고 했다면 정부에서 관료를 센터장으로 내려 보냈겠죠. 정부도 민간 주도의 시장 활성화를 원하고 있어요.

정부는 단지 정체돼 있는 시장에 자극만 주려고 하는 의도예요.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정부도 그 이후에는 개입할 생각이 없어요. 그저 시장 생태계 관리만 할 뿐이죠.

-그렇다면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어느 정도의 투자를 할 예정인가요?

국회에서 창조경제혁신센터 예산에 200억 정도가 편성돼 있어요. 이를 17개 시도로 나누면 각 센터 당 10억 남짓에 불과해요. 즉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경제 자극과 기존의 지역경제를 잘 조직해보자는 목적이라는 것이죠.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미래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17개 시·도 중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선두로 나선 대구에서 상상치 못했던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왜일까요? 저는 센터장 취임 후 인터뷰에서 ‘대구의 장단점을 무엇으로 보십니까?’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잠재력이 상상 이상이라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게 장점이다. 그런데 그것이 곧 단점’이라고 이야기 했어요. 제 말의 의미는, 머리만 믿고 공부 잘하는 애들이 공부를 안 하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대구는 80~90점 정도는 그냥 하는데 그 이상의 헝그리 정신이 없기 때문에 100점을 맞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봐요. 하지만 지금의 잠재력에 시너지를 가하면 100점 이상의 엄청난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정용승 기자 jeongys@futurekorea.co.kr
글·사진/이성은 기자 nomadwork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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