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리더십이 그립다
이순신의 리더십이 그립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9.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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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윤 상임고문

‘명량’은 12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영화는 우리 국민이 당리당략, 사리사욕에 빠진 오늘의 지도자들 속에서 오매불망 그리워하던 ‘참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흥행을 가져왔다고 본다. 어떤 한 위인에 대한 평가는 그가 살았던 삶 속에서 그 사회가 안고 있는 시대적 과제를 어떤 과정과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는가를 보아야 알 수 있다.

경(敬)의 사람

이순신은 서른두 살의 나이에 비록 미관말직으로 시작한 군역이었지만 위로는 하늘을 이고, 장졸과 백성을 사랑하면서 희생과 섬김의 정신으로 참 나(眞我)의 길을 걸었다. 그 영혼의 본적지는 바로 하늘의 마음이다. 이 마음과 합함을 이룸으로 그는 하늘이 내린 생명과 능력과 지혜로 충일해져 인류사에 다시없는 영웅이 된다.

성경이 보여준 하나님의 계시나 신탁(信託)의 경험은 아닐지라도 일반은총으로 그는 하늘의 뜻을 실천한다. 그의 삶이 보여준 경건과 절제의 집중력으로 약 7년 동안 쓴 ‘난중일기’에서 이순신은 자신의 소명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소명을 위해 영혼을 집중시킨다. 좌우 어느 쪽으로 치우치거나 어떤 권력에도 안주하지 않고 하나의 푯대를 향해 구도 정진하듯 나아간다. 그는 하늘이 준 소명을 붙잡고 사명을 끝까지 따라 간 지도자였다. 그의 삶의 텍스트는 경(敬)과 성(誠)과 의(義)다. 그의 공명정대함은 그가 당시 참시관(시험관)이면서도 맏아들 ‘회’를 몇 번이나 무과에서 낙방시킨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기도의 사람

이순신의 마지막 전쟁이 된 노량해전 전날(1598년 11월 18일), 이순신은 자정에 배 위에 올라 손을 씻고 무릎 꿇고 “이 원수를 무찌른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도다”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이는 이순신의 맏형의 기록에도 남아 그가 기도할 때 하늘에서는 큰 별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순신은 기도하는 영적인 사람으로 하늘 뜻을 묻고 행한 이다. 올바른 기도는 자신을 전적으로 포기하고 하나님을 신뢰하고자 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이순신의 23회 해전 전승의 배후에는 이 같은 기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믿음의 사람

해전에서 완승하기까지 외롭고 무거운 짐을 지고 항상 하늘(天)을 바라보았던 믿음이 그에게 있었다. 삼도수군 통제사 원균의 참패와 전사 소식을 접하고, 턱없이 부족한 수군으로 일본군과 싸울 수 없다면 육지에 와서 싸우라는 왕의 8월 7일자 유서(諭書)를 받고도 ‘금신전선상유십이(今臣戰船尙有十二, 지금 신에게는 오히려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라는 고백을 남김은 그의 담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압권이다. 그가 실천한 ‘필사즉생필생즉사(必死則生必生則死,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요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다)이라는 말은 누가복음 17장 33절의 예수님 말씀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충성의 사람

죽기까지 충성한 이순신은 양반의 기득권, 특권과 특혜, 양천차별을 철폐하고 지도층이 백성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내뺐지만 이 나라가 어찌 양민과 종복만의 나라이라던가, 양반도 다 나와 싸우라 했다. 양극화를 하나로 만드는 공동체형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선조가 부산을 치라 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원균은 왕명대로 출정했다가 대패했다. 오로지 나라와 백성만 생각한 이순신의 신드롬, 즉 장수의 충(忠)은 백성을 향한다는 말이 이 나라 지도자에게 크게 들려지기를 바란다.  

 

이종윤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장, 서울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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