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후보 전재산 -7억원, 정말?
박원순 후보 전재산 -7억원, 정말?
  • 미래한국
  • 승인 2014.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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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은 아무나 내기 힘들다. 담보나 신용이 없는 서민은 빚 1억원도 만들기 힘들다. 빚을 낸 후에는 전전긍긍한다. 빚이 점차 쌓이면 그 굴레에서 헤어 나오기가 매우 힘겹다. 더 심하면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못잔다. 못 갚을 정도로 빚이 쌓이면 죽음의 공포와도 연결된다.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자살을 생각하고, 아내와 자식들은 그런 가장을 걱정한다.

생활은 강퍅해지고 얼굴에 수심이 떠나지 않는다. 부모가 빚에 쪼들리면 자식에게 미안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그런 부모에게 힘이 되기 위해 자식들은 생계 전선에 발 벗고 나선다. 온 가족이 찢어져 따로 살아가기도 한다. 그것이 가족이고 그것이 서민이다.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아내와 함께 아들 딸 하나씩을 둔 가장이다. 다만 그는 빚이 좀 많다. 비록 사업상 생긴 아내의 빚이 크기는 했지만 부채가 6억원에 달했고 순채무만 4억원에 가까웠다. 그러던 그는 어느 날 연봉 1억원이 넘는 공공기관 자리에 30개월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된다. 신기한 것은 계약직 생활이 30개월 흘러가면서 빚이 점점 많아졌다는 것이다. 채무는 계약직 근무 2년이 지나 8억원으로 늘었고, 이를 재산과 합산해도 순채무만 6억8000만원에 달했다. 반면 본인 예금은 700만원 늘었다. 또한 자식을 결혼시키고 유학 보내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얘기만을 들은 사람이면 누구나 의구심을 가지리라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정말로 존재하는지 되묻고, 꾸며낸 얘기 아니냐며 웃어넘길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분명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경우다. 그것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그런 사람.

순 채무만 6억 8천만원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야기다. 그는 2011년 10월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 출마하면서 예금, 토지, 상가임차보증금, 전세보증금(1억원) 등 재산 2억1000만원과, 부인의 개인 빚 4억2000만원을 포함한 채무 5억8000만원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재산과 부채 모두 합쳐 마이너스 3억7000만원이었다.

2년이 훌쩍 지나 박원순 시장이 작년 말 공직자로서 신고한 재산채무 내역은 기이했다. 채무는 5억8000만원에서 7억9000만원으로 늘었고 재산과 채무를 합산한 순채무는 6억8000만원을 넘겼다. 분명한 것은 공관에 거주하게 되면서 남은 부동산 전세보증금 1억원은 채무를 갚는 데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울시장으로 임했던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산은 딱 전세보증금 만큼 줄었다. 보증금 액수만큼 줄어든 재산과 반비례해 빚은 순수하게 2억원 넘게 늘었다. 참고로 서울시장은 연봉 1억1196만원을 받는 자리이다. 시장 업무에 한정해서 사용하는 판공비는 논외로 하더라도 말이다.

박 시장 개인의 부채 논란에 관한 서울시 입장은 이렇다. 박 시장의 배우자가 사업을 정리하면서 채무가 늘었고 지난해 장남이 결혼하고 유학을 가는 것 등으로 가계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누구나 인정할 얘기부터 밝히면 박 시장은 지난 시정 기간 본인의 신념과 최선을 다해 시장 직에 임한 사람이다. 현재 박 시장은 재선을 위해 열심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하는 후보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정몽준 후보의 등록금 발언에 대해 서민의 아픔을 모른다며 일갈했다. 지난 13일에는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을 하려면 시민의 삶과 서민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박 시장은 서민을 대변하는 후보라고 자임하고 있다. 물론 이에 관해 박 시장이 대놓고 발언하지는 않지만 이미 언론에서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를 빗대어 재벌 대 서민의 구도로 서울시장 선거를 바라보기도 한다.

내게는 가족의 연이은 송사와 아버지 사업의 실패로 내 개인 빚 1억원을 포함해 가족 전체의 빚이 2억원 가까이 됐던 시기가 있었다. 빚은 내 개인 신용으로 대출받아 50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2년, 3년이 넘어가면서 2억원에 달했다. 재산은 하나도 없이 말이다.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을 진 가장이었던 아버지는 3년이 넘는 시간 극심한 불면증과 불쑥불쑥 찾아오는 자살 생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셨다. 당시 혼자 힘으로 타국에서 근근이 지내던 누이는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가슴 아파하기만 했고, 어머니는 상실감과 경제적 궁핍으로 웃음이 없는 망연자실한 삶을 사셨다.
나는 개인 사업장과 직장, 야간 학업을 동시에 영위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던 아버지를 대신해 매월 매주 닥쳐오는 이자 납부와 현금 인출, 월세 송금 날짜를 꼬박꼬박 맞추기 위해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며 정신없이 일했다. 이렇듯 온가족은 각자의 입장과 자신의 위치에서 지옥의 나날을 보냈다. 다 함께 말이다. 다행히도 몇 년 전 모든 일은 잘 마무리됐고 상황은 갑작스레 정리됐다.

지난 시간을 살아오면서 배운 게 몇 가지 있다. 빚에 대한 교훈이다. 빚 즉 채무의 사전적 의미를 되짚어 보면 채권자에게 특정액을 갚아야 할 의무를 말한다. 빚은 채무자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 빚은 늘리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빚은 누군가의 저축으로 인해 가능했던 대출의 일종이다. 갚으라고 있는 것이다.

진짜 서민은 빚 1억도 힘들어

진짜 서민은 빚 1억원도 만들기 힘들다. 8억원의 빚은 서민 누구도 체감하기 힘든 액수이다. 서민은 저금할 여윳돈이 있으면 빚부터 갚아 나간다. 그리고 빚이 수억원 있는데 공부시켜달라고 하며 결혼하겠다고 하는 자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서민 대부분은 가구당 한 달 생활비를 200만원도 채 쓰지 못한다.

박원순 시장은 어떤가. 연봉 1억원의 자리에 2년 반 동안 있으면서 오히려 빚이 2억원 넘게 늘었다. 그 와중에 자식을 결혼시키고 유학까지 보냈다. 2년 반 동안 늘어난 빚과 연봉, 써버린 보증금을 더하면 6억원에 가까운 돈을 썼다. 이러한 생활이 서민의 생활이며 청렴한 것인가. 혹자는 이렇게 얘기하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 돈 빌려놓고 갚을 수 있는데 안 갚는 사람이라고.

지금은 나라의 재상이 초가집에 사는 걸 두고 청렴하다고 칭송했던 조선시대가 아니다. 빚과 청렴은 아무 상관없다. 정당한 방식으로 빚을 갚으면서 재산을 늘리는 것이 오히려 청렴한 것이다.

박 시장은 서민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을 그대로 그에게 돌려주고 싶다. 당신은 서민의 심정을 정말로 알고 있느냐고. 빚진 것에 대해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빚으로 고통 받는 모든 이들에 대한 모독이자 위선이다.

 

 

 

 

김규태 프리덤팩토리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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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lagytjs 2014-10-01 16:14:35
일반 서민들은 빚 1억만 되어도 생활에 무척 영향을 받습니다.
너무 재주가 좋은 분이네요